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이한형 기자지난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환자 발생 이후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기반으로 했던 코로나19 진단검사 체계가 '확' 달라진다.
앞서
오미크론 변이가 가장 먼저 우세화된 광주·전남·평택·안성 등 네 지역에서는 전날부터 오미크론 맞춤용으로 개편된 '대응' 단계가 본격 적용됐다. 보건소 및 임시선별검사소에서는 60세 이상 고령층과 밀접접촉자 등 '고위험군' 중심으로 PCR 검사를 시행하고,
그 외 대상자들은 선별진료소 또는 호흡기 전담클리닉에서 신속항원검사를 우선적으로 받는 방식이다.
다만, 정부는
아직 PCR 검사역량이 안정적인 상황을 감안해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확대시행은 단계적으로 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일일 최대 80만 건까지 가능한 PCR 검사가 매일 40~50만 건 정도 이뤄지고 있어 30만 건 가량의 여력이 있다. 또 '1만 명대' 확진으로 오미크론 대유행이 현실화됐지만,
검사절차 등이 일시에 바뀌면 현장의 혼선과 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수용성 측면도 고려됐다.
모레(29일)부터는 광주 등 지자체 4곳뿐 아니라 전국 어느 지역에서나 선별진료소(총 256곳)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설 연휴가 지난
다음달 3일부터는 동네 병·의원이 신속검사와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순차적으로 참여하게 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박종민 기자Q. 당장 이틀 후면 신속항원검사가 전국 모든 선별진료소로 확대된다고 하는데, 그럼 이제 고위험군이 아니면 PCR 검사를 아예 받을 수 없는 건가.
A: 그렇지 않다.
광주·전남·평택·안성 등 대응 단계가 전면 시행되고 있는 네 지역을 제외한 지자체는 신속항원검사라는 선택지가 '하나 더' 생긴다고 이해하면 된다. 지난 26일 1만 3012명이라는 역대 최다 환자가 나오는 등 하루 2만~3만 명의
확진자 폭증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존 PCR만으로는 밀려드는 검사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계산에서다.
즉,
밀접접촉자처럼 꼭 PCR 검사를 받아야 할 이유가 없는 이들에겐 선별진료소 현장에서 자가검사키트를 제공해 확진 여부를 20~30분 내로 판별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같은 '투 트랙'으로 검사 대기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만에 하나
신속검사에서 양성이 나올 경우, 그 자리에서 곧바로 PCR 검사를 받으면 된다.
다만, 광주 등에서는 정부가 지정한 고위험군만 즉각 PCR 검사가 가능하다. 신속검사와 PCR 검사 중 어떤 검사를 받을지 자의로 선택할 수 없다는 뜻이다.
설 명절을 앞둔 26일 경기도 고속도로 안성휴게소(서울방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이한형 기자Q. 그럼 지금 광주·전남·평택·안성에서 PCR 검사를 바로 받을 수 있는 '고위험군'은 누구를 뜻하나. A: 코로나19에 걸리면 중증 진행 위험이 높은
60세 이상 고령층, 보건소로부터 밀접접촉자로 통보받은 사람, 의심증상 등으로 코로나19 검사가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서를 받은 환자다.
호흡기 전담 클리닉에서 받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또는 선별진료소에서 실시한 신속검사, 약국에서 본인이 구매한 키트로 직접 한
자가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환자도 해당된다.
자가검사를 마친 한 시민이 테스트기 결과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Q. 선별진료소에서 받은 자가검사키트는 현장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건가. A: 그렇지는 않다.
대기인원이 너무 많거나 진료소가 혼잡할 경우, 배부받은 키트를 자택으로 가져가 검사하는 것도 가능하다. 정부는 향후 대응 단계가 전국 확대되더라도 이 부분은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단, 집에서 본인이 실행한 '셀프 검사'는 음성이 나와도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로 활용이 불가하다. 그 결과를 들고 보건소나 임시선별검사소로 찾아가 '음성확인서'를 발급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
정부는
선별진료소에서 실시한 신속항원검사 역시 관리감독이 이뤄진 경우에만 방역패스로 인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체 채취 등 검사과정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세가 본격화하면서 신규 확진자 수가 1만명을 넘어선 26일 서울 송파구청 기획상황실 모니터에 확진자 수가 표시되고 있다. 박종민 기자Q. 오미크론 대응 단계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시점은 언제인가.
A:
설 연휴가 지나고 난 2월 3일이다. 이날부터는
광주·전남 등 4곳을 외 지역에서도 호흡기 클리닉을 비롯한 동네 병·의원이 본격적으로 진단검사에 동참하게 된다. 코로나19에 확진된 무증상·경증 환자들을 1차 의료기관이 진료하게 되는 시스템도 점진적으로 구축된다.
현재
정부는 의료계와 관련 수가·보상 등을 논의하는 한편 참여를 원하는 동네 병·의원의 신청을 받고 있는 상태다. 동네 병원이 신속항원검사부터 진단과 재택환자 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을 담당하는 '원스톱' 모델도 검토되고 있다.
동네 병원의 진단검사·진료 참여방안과 관련된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내일(2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연합뉴스Q. 대한진단검사의학회가 '신속항원검사보다 PCR 검사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입장을 내는 등 신속검사(자가검사)의 정확성을 문제 삼는 지적도 많은데. A: 방역당국도 이같은 우려를 잘 알고 있다. 또 실제로
전문 의료인이 검체를 채취하는 신속항원검사조차도 민감도가 '50~60%' 정도라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시중에서 판매하는 개인용 자가검사키트의 경우, 전문가용(비인두도말)과 다른 비강 검체를 채취하는 데다 일반인의 검사 숙련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만큼 결과의 정확성도 더 낮아질 수 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방역패스 효력이 인정되는 유효기간이 PCR 검사 음성(48시간)의 절반(24시간) 수준인 것도 이 때문이다. 당국은 PCR 검사역량 역시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는 신속검사로 양성이 나오면 즉시 PCR을 시행해 치료시기가 지연될 위험은 크게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속항원검사 결과 음성이 나오더라도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증상이 나타날 시 진료를 통해 바로 검사를 받아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