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의 영통2구역 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지난 2015년 처음 추진됐지만, 아직까지 답보 상태입니다.
2년 전 제정된 경기도 재건축 환경영향평가 조례가 소급적용되면서 사업 추진에 발목이 잡혔던 건데, 지난해 경기도의회가 소급적용 문제를 해소해 개발에 숨통이 트일지 주목됩니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매탄주공 4단지와 5단지 아파트입니다.
1985년 2400가구 규모로 지어진 이곳은, 30년만인 지난 2015년 수원시의 정비구역 지정으로 재건축이 시작됐습니다.
축구장 30개 면적이 넘는 부지에 지상 35층짜리 31개동에 4천 가구를 건설하는 초대형 재건축 사업으로 주목받았습니다.
그러던 2020년 1월, 경기도가 재건축 환경영향평가 조례를 신설하면서 사업에 급제동이 걸렸습니다.
기존 30만㎡ 이상인 지역에서만 진행해왔던 환경영향평가를 절반인 15만㎡부터 적용하도록 하면서 총 사업면적 22만㎡인 영통2구역도 평가 대상에 포함된 겁니다.
이미 건축심의가 완료된 시점에서 다시 환경영향평가 단계로 돌아가면 재건축 기간이 2년가량 늘어나고, 용적률과 가구수도 줄어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1200여억 원의 재산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
주민들도 곧바로 반발했습니다. 수원시청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접수하는 등 경기도의 일방적 행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2구역 재건축 단지. 박철웅 PD이에 중재에 나선 경기도의회는 환경영향평가 대상에서 제외된 사업에 대해 소급적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경기도 환경영향평가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2020년 3월 통과시켰습니다.
하지만 조례안의 최종 가결까지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곧바로 경기도는 환경영향평가를 이미 시행한 사업들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경기도의회에 재의를 요구했습니다.
이에 따라 재논의가 진행됐고, 결국 경기도의회는 해당 안을 최종 재의결하면서 영통2구역은 환경영향평가 소급적용 없이 기존 사업시행계획 인가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해당 조례로 인해 사업이 중단됐던 수원 팔달1구역과 안산 상록지구, 시흥대야3 정비사업 등 경기도내 8곳도 사업의 재추진이 가능해졌습니다.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수원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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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수원7)
"경기도는 유입 인구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지역입니다. 늘어나는 인구를 제대로 감당하려면 주택보급률을 높여야 하는데요. 그 부분을 염두에 두고 경기도 환경영향평가 조례안을 개정 발의했던 겁니다. 당시 조례를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있다 보니까 조례를 아예 폐지하자는 의견까지 나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상임위원회 위원들과 심도 있게 논의하고 심의를 거치면서 처음 발의했던 조례안보다 규제를 완화하는 방식으로 정리하는 걸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개정안의 핵심은 조례가 개정되기 전에 건축심의 절차를 이행한 사업은 환경영향평가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것인데요. 한마디로 조례 소급적용을 하지 않기로 한 겁니다. 기존에 진행됐던 재건축 사업 지역의 사업기간이 일제히 늘어나는 식의 부작용을 막기 위한 최선의 방안을 마련했다고 생각합니다. 낙후됐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일은 거주민뿐 아니라 지역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합니다. 재건축이 지연되면서 피해를 받고 있는 도민의 재산권도 보호돼야 마땅합니다. 다행히 조례가 재의결돼서 그동안 지연됐던 시흥, 안양, 수원, 안산 등지에 재건축 구역 8곳의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게 됐습니다. 수원을 비롯해서 수도권 곳곳의 구도심이 살기 좋은 환경으로 변모할 수 있게끔 앞으로도 관심을 가질 계획입니다."
경기도내 재건축 사업의 발목을 잡았던 환경영향평가 조례가 개정됨에 따라 열악한 주거환경도 개선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