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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확인서 가져와"…시안 막무가내식 봉쇄에 유산하고 사망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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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음성 확인서 없어 병원 밖에서 기다리던 임신부 결국 유산
협심증 걸린 환자는 병원 구하지 못해 10시간여 만에 사망
병원 입구에서 '음성 확인서' 요구하면서 벌어진 일
당국, 책임자 문책하고 보완책 발표하는 등 '사후약방문'
한 네티즌 "권력 쥔 이들 1300만명의 운명 생각해 봤나" 쓴소리
시안 확진자 주춤
반면 허난성에서 64명 나와 새로운 핫스팟

중국 시안 코로나19 검사. 연합뉴스중국 시안 코로나19 검사. 연합뉴스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도시봉쇄라는 극약 처방이 내려진 중국 시안에서 임산부와 환자가 필요한 의료 조치를 제때 받지 못해 유산하거나 사망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시안 당국은 관련자들을 문책하고 보완에 나섰지만 감금이나 다름없는 자택격리가 2주를 넘기면서 주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5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협심증을 앓는 아버지가 여러 병원을 알아보다 끝내 숨졌다는 한 여성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 따르면 글쓴이는 지난 2일 낮에 아버지의 협심증이 재발해 어렵사리 찾아낸 병원에 찾아갔지만 코로나19 중위험 지역에 산다는 이유로 문전 박대를 당했다.
 
아버지를 받아 줄 병원을 찾기 위해 여기 저기 전화를 돌리고 직접 차를 타고 다니면서 알아봤지만 헛수고. 천신만고 끝에 처음 아버지를 모시고 간 병원의 의사를 통해서 응급실로 가라는 통보를 받았을 땐 이 병원에서 이미 아버지를 수술대 위에 올려놓은 상황이었다.
 
글쓴이의 아버지는 결국 숨을 거뒀다. 하지만 코로나19 음성 확인서가 없다는 이유로 병원에 들어가지 못하고 임종을 지키지도 못했다.
 
핵산 검사받는 중국 시안 주민들. 연합뉴스핵산 검사받는 중국 시안 주민들. 연합뉴스나중에 의사는 발병 후 2시간 안에 약을 쓰면 치료할 수 있는 병이었다고 말했지만 글쓴이가 아버지를 치료해 줄 병원을 찾아 헤맨 시간은 10여 시간이나 됐다.
 
이 병원은 하루 전에는 복통을 호소하며 찾아온 임신부를 코로나19 음성 확인서가 필요하다며 병원 밖에서 기다리게 했던 곳이다. 밖에서 2시간을 기다리던 임신부는 결국 유산했다.
 
이 두 사건은 모두 의료인의 문제가 아니라 병원 출입을 관할하는 부서의 형식주의와 관료주의 때문에 일어났다. 코로나 음성 확인서가 없다는 이유로 인정사정 봐주지 않고 절대 출입불가를 외치면서 발생한 일이다.
 
산시성과 시안시 보건당국은 임신부가 병원에 들어오지 못헤 밖에서 유산에 이르게 된 사건에 대해 조사하는 한편 병원 총책임자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외래 및 의료부서 담당자를 해임했다.
 
시안봉쇄가 15일째를 맞으면서 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확진자가 나온 단지 주민들은 집안 문을 나서지 못하고 확진자가 사는 집 주민들은 어디론가 옮겨져 격리되고 있다.
 
일반 단지 주민들의 형편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중심에서 떨어진 변두리나 저소득층 밀집지역은 음식 배달이 제대로 안 되는 등 사정이 더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쉐라는 이름의 프리랜서 기자는 4일 웨이보에 올린 글에서 "이 도시에 '일시정지' 버튼을 누른 그들, 권력을 쥔 사람, 그들은 이 도시에 사는 1300만 명의 운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 보았을까? 이런 일이 천하보다 큰일이 아니라면 어떤 일이 큰일일까?"라고 비판했다.
 
6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시안에서는 5일 하루 6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전날의 35명에 비해서는 늘었지만 연일 세 자리수 확진자를 기록하던 지난주에 비해서는 상당히 양호한 추세다.
 
하지만 허난성이 코로나19의 새로운 열점이 되고 있다. 허난성 쉬창에서 50명, 정저우에서 5명 등 모두 6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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