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라진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모습. 연합뉴스위드코로나는 결국 일장춘몽이었다. 국민들의 일상을 단계적으로 회복하겠다는 위드코로나는 최근 매일 8천 명에 육박하는 신규 확진자를 양산하고 있다.
15일 신규 확진자는 7850명이었고 16일에도 7622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제 주변에서 확진 판정받는 동료를 쉽게 볼 수 있고 의료체계는 붕괴 위기에 처했다.
위드코로나가 시작된 지난달 1일 이후 한 달 반 동안 18만 명 가까운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 2년간 발생한 누적 확진자 55만 명의 30% 이상이 이 기간에 쏟아진 것이다.
정부는 급기야 16일, 이른바 '4.9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사적모임을 4인으로 제한하고 식당 영업시간을 9시까지로 제한하는 것이다. 위드코로나 이전 시대로 다시 돌아간다.
정부 당국의 오락가락 방역 정책은 자영업자들의 애환이 깔려있기에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매번 소 읽고 외양간 고치는 이런 식의 조치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이미 11월 말부터 방역 강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코로나19 치료 전담 병원인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관계자가 의료폐기물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정부가 방역강화를 망설인 지난 3주 동안 1천명 넘는 코로나19 환자가 숨졌다. 지금도 위중증 환자가 989명에 이른다.
이쯤 되면 위드코로나 직전 수준의 방역으로는 부족할 것이라는 판단이 가능하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인 4인 모임과 9시 영업시간 제한만으로 대유행을 꺾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거리두기 4단계가 처음 실시된 지난 7월 확진자가 700명 대에서 1200명 대로 증가했지만 최근에는 3천 명 대에서 7천 명대로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6일 "이달 중에 확진자가 1만 명에 도달하고 새해인 다음 달에는 2만 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제, 셧다운(봉쇄) 수준의 조치가 필요한 때다.
전문가들은 "오후 6시 이후 필수 시설을 제외한 모든 곳에 영업 제한을 당분간 적용하는 게 확실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굵고 짧은 조치로 확실한 효과를 내고 위기를 극복하자는 충고다.
'조였다 풀었다'를 반복하는 지금의 거리두기로 시간만 끄는 것은 의료체계와 자영업자 모두에게 피해만 키운다. 국민들에게도 방역피로감만 줄 뿐이다.
전문가들은 18일부터 4.9제를 시행하더라도 2주 안에 확진자를 감소세로 돌리긴 어려우리라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전면적인 셧다운은 아니더라도 일정한 시간 이후 긴급 멈춤 셧다운으로 확실한 효과를 내야 한다.
다만, 이 같은 강력한 방역 강화 대책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손실보상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
국민들에게 보상 없이 희생만 요구하는 것은 정부의 책임을 저버리는 것이다.
국민들도 확실한 효과를 기대하고 잠시의 고통을 감내하겠다는 결단과 각오가 필요할 때다.
4단계 시즌2로는 부족하다. 7월에 시행한 4단계 조치의 효과는 별로 없었고 넉 달 만에 더 큰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언제까지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일을 되풀이할 것인가.
이미 여러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셧다운을 대한민국도 받아들일 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