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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공흥지구 윤석열 장모 수사…'대가성' 입증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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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윤석열-장모-김선교 연결고리 의혹 관건
2012년 윤석열-김건희 결혼…김선교, 공흥지구 사업승인
양평군, ESI&D 요청 모두 들어주며 '개발이익부담금 0원'
초고속 개발승인, 사업기간 연장…尹 측 "특혜 없었다"

국회사진취재단국회사진취재단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장모인 최모씨의 경기 양평 공흥지구 개발특혜 의혹 사건이 일선 경찰서에서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로 이관돼 본격적인 수사가 예상되는 가운데, '대가성' 입증이 수사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사는 윤 후보 장모 최씨의 가족회사(ESI&D)가 공흥지구 아파트 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양평군으로부터 특혜를 받아 금전적 이익을 취했는지 여부를 밝힐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2012년 윤석열-김건희 결혼…김선교, 공흥지구 사업승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장모 최모씨(74). 이한형 기자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장모 최모씨(74). 이한형 기자
12일 경기남부경찰청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경찰은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과 관련해 윤 후보와 그의 장모 최씨, 그리고 양평군수였던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 등의 연결고리를 찾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교롭게도 공흥지구 사업계획이 양평군으로부터 승인된 2012년 세 사람은 직간접적인 연결선상에 있었기 때문이다.

최씨의 가족회사 ESI&D가 양평군에 최초로 사업제안서를 낸 시점은 2011년 8월이다. 6개월여 뒤인 2012년 4월, 양평군은 공흥지구에 대해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이 수립됐음을 고시했다.

그 사이 2012년 3월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부장검사였던 윤 후보는 최씨의 딸 김건희씨와 결혼하며 가족이 됐다.

같은해 11월 양평군은 ESI&D에 공흥지구 사업을 승인해준다. 이때 양평군수는 김 의원으로, 공흥지구 전 사업기간이 그의 재임 기간(2007년~2018년)에 포함된다.

이후 윤 후보는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하다가 좌천돼 2013년 4월 양평과 이천, 여주를 관할하는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으로 부임했다.

때문에 현재도 김 의원이 윤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여권에서는 이때 이미 두 사람이 모종의 관계가 있었던 것이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또한 김 의원이 군수로 지낼 당시, 본인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이 지속적으로 송사에 휘말리던 상황에서 검찰내 실세였던 윤 후보의 도움이 필요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2010년 김 의원의 사촌형은 양평 공흥리 일대 임야의 용도 변경의 대가로 업자로부터 1억 원을 받았다가 돌려준 정황이 검찰에 적발돼 수사를 받기도 했다. 김 의원 본인도 2011년 지역 한 초등학교에 기념비 설치예산을 지원한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으며, 2015년 1심에서 벌금 9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이 당시 처했던 상황과 인물 관계도 등을 파악하며 수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뇌물이나 직권남용 혐의를 밝히기 위해선 대가성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흥지구 특혜 의혹을 경찰에 고발한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김 의원이 과거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았는데, 김 의원이 윤 후보든 최씨를 통해서든 어떤 협정을 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평군, ESI&D 요청 모두 들어주며 '개발이익부담금 0원'

양평군이 산출한 ESI&D의 공흥지구 개발부담금 내역. 강득구 의원실 제공양평군이 산출한 ESI&D의 공흥지구 개발부담금 내역. 강득구 의원실 제공
경찰은 여러 특혜 의혹 가운데 언론에서 여러 차례 제기된 '개발이익부담금 0원'의 경위를 따지는데 우선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년간 양평에서 진행된 아파트 개발공사 중 유일하게 개발부담금이 부과되지 않은 사업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강득구 의원은 "개발부담금이 부과되지 않으려면 도시개발사업을 통해서 개발된 토지 가치가 전혀 오르지 않았거나 민간 사업자가 오히려 손해를 봐야 가능하다"며 "공흥지구 사업에서 막대한 수익이 발생했는데도 개발부담금을 부과하지 않은 것은 매우 비상식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양평군은 2016년 ESI&D측에 개발이익부담금 17억 5천만원을 부과할 예정이었다가 2017년 1월 6억원, 같은해 6월에는 개발이익이 없다며 '0원'으로 확정하고 부과하지 않았다.

ESI&D의 이의신청을 모두 받아 준 결과였다.

관련법상 토지개발로 수익을 얻은 사업자는 이익의 일부를 개발부담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개발부담금은 통상 개발이 끝난 시점 땅값(공시지가)에서 개발을 시작할 때의 땅값(공시지가)과 개발비용, 정상지가 상승분을 뺀 금액의 25%로 산정된다.

하지만 양평군은 ESI&D측 요청에 따라 개발을 시작할 때 땅값을 '공시지가' 대신 '매입가'로, 개발이 끝난 시점 땅값도 '처분가격'으로 변경해 다시 산정했다. 결과적으로 개발 시작 당시 땅값은 높아지고, 완료 시 땅값은 낮아지며 시행사에 유리하게 산정된 셈이다. 양평군은 지난달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재검토한 결과 뒤늦게 1억 8천만원의 개발부담금을 부과하며 빈축을 샀다.

또 강득구 의원실에 따르면 2011년~2021년 6월 30일까지 양평군내 아파트 신축분양 사업 10개 중 ESI&D가 진행한 사업만 개발부담금이 부과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개발부담금 부과 과정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 특히 김 의원의 입김이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건 관계자의 직접적인 증언과 증거가 확보되지 않는 한 실제 기소로 이어지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법무법인 해담 양승철 변호사는 "혐의 입증을 위해선 '부정청탁을 받아 허가를 내줬다'는 식의 진술이 나와야 할 것이고, 만약 진술을 하더라도 검찰에서 다시 번복할 가능성도 있다"며 "결국 대가성이 인정될 만한 결정적 증거를 찾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초고속 개발승인, 사업기간 연장…尹 측 "특혜 없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국회사진취재단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아직 수면위로 떠오르진 않았지만 경찰이 들여다봐야 할 또다른 의혹은 사업 승인 과정이 적절했느냐다. 보통 민간 아파트 개발 사업의 경우 실시계획 인가까지 2~3년이 걸리는데, 공흥지구는 1년이 조금 더 걸렸다.

또 양평군은 2016년 6월 준공을 한 달 앞두고 임의로 사업기간을 2년이나 연장해 주기도 했다.

이처럼 양평군이 최대한 ESI&D의 사업 편의를 봐주는 과정에서 관련 행정절차가 제대로 지켜졌는지, 특혜는 없었는지도 경찰이 확인해야 할 대목이다.

이밖에도 최씨를 둘러싼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7년의 공소시효가 이미 지난 상황으로 경찰의 수사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경찰은 오는 14일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 등 고발인 조사를 시작으로 수사를 본격화한다. 앞서 안 소장은 최씨를 뇌물 혐의로, 김 의원과 양평군 공무원들에 대해선 직권남용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번 의혹에 대해 윤 후보 측은 절차에 따라 사업을 진행했으며 특혜는 없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양수 중앙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개발부담금 미부과 의혹은) 당시 전문 용역업체가 이의 절차를 진행했고, 양평군도 전문업체로부터 검증을 받아 부과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개발기간 연장 의혹에 대해선 "실시계획 기간이 지나기 전에 준공예정 기한을 2016년 7월 31일로 연장해 승인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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