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인 안동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1일 경북 안동시 안동 중앙신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고향인 대구·경북지역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현안에 대해서는 야권을 집중 공격하면서도, 보수색이 짙은 지역민들에게는 보수 성향 대통령을 재평가하며 다가가는 투트랙 전략을 펼쳤다.
"당선되고 100조원 지원하겠다는 건 '정치 사기 상습범'"…野 맹폭한 이재명
11일 칠곡을 시작으로 구미 의성, 고향 안동과 봉화를 순회한 이 후보는 정치권 최대 이슈로 부각한 코로나19 피해 100조원 지원과 관련해 국민의힘을 맹폭했다.
이날 가진 다양한 일정에서 국민의힘이 100조원 지원안을 내놨다가 다시 철회했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언급하며 지원금 이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한 전국민재난지원금이 정부와 야당의 반대로 무산된 것을 만회하려는 것이자, 동시에 야당이 자신보다 더 큰 액수를 언급했지만 '지금 당장 지급' 대신 '정권교체 이후 지급'을 내세우며 지원안 마련에 머리를 맞대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자신이 더 진정성있게 접근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고향인 안동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1일 경북 안동시 안동 중앙신시장을 찾아 즉석연설을 하기에 앞서 두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이 후보는 고향인 안동 시장에서 "돈으로 표를 사는 거냐고 할까봐 소심해서 25조원을 좀 더 주자고 했는데 '절대 안 된다'고 (국민의힘이) 생난리를 쳤다"며 "그런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50조원을 지원하자고 해서 (저는) '아주 훌륭하십니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 후보 본인 공으로 인정할 테니 하자고 했는데 '내년에 당선되면 하겠다'고 한다"며 "갑론을박 중에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100조원을 약속해서 제가 '100조원 지원합시다' 했더니 다음날 바로 말을 바꿔서 내년에 당선되면 하겠다고 했다"고 반복되는 국민의힘의 행태를 꼬집었다.
연설을 듣고 있던 시장 상인들 일부는 즉석에서 "다 죽고 난 다음에 하자는 것이냐"며 이 후보의 발언에 동의했다.
코로나19로 피해가 컸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지원금 즉시 지급 요구를 파악, 소상공인이 집중돼 있는 시장에서 관련 메시지를 던져 호응을 끌어낸 것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윤 후보와 김 위원장이 (100조원 즉시 지원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거짓말로 국민주권을 사기를 쳐서 편취하는 주권 사기집단, 정치 사기집단 상습범임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누가 정치적인 이익을 보든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지원을 하자고 했는데도 뒤로 물러나고 있다"고 강하게 국민의힘을 비난했다.
재난지원 소극적이던 文정부와의 차별화도 이어가
이 후보는 국민의힘을 공격하는 동시에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 기조도 이어갔다.
코로나19 피해 지원에 소극적이었던 점을 다시 언급하며 확대재정에 소극적이었던 재정당국과 이를 극복하지 못한 문재인 정부를 동시에 겨냥한 것이다.
그는 "이 힘든 코로나19 위기에 나라가 대체 우리 국민들께 무엇을 줬느냐"며 "겨우 26만원 한 번 지원했다. 마스크도 한 번 안 사주고, 소독약도 한 번 못 줬다"고 말했다.
아울러 "작년에 첫 재난지원금을 줄 때 얼마나 효과가 좋았나. 그런데 이 후에 2차, 3차, 4차 3배나 되는 현금을 골라서 지원했는데 효과가 있었느냐"며 1차를 제외하고는 전국민 보편지급 대신 선별적 지원을 선택했던 현 정부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문재인 정부도 뭘 그리 아끼겠다고, 여야가 합의해서 하곘다는데"라며 "(여야 후보) 둘 중 한 명은 다음 정부를 책임질 확률 높은데 그 사람들이 합의해서 100조원을 지원하겠다고 하면 반대할 일이 어디 있겠느냐"고 말해 대선 후보들이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면 아무리 현 정부라도 더 이상은 반대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1일 한국전쟁 최대 격전지였던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 방문을 마치고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대장동 특검' 책임론 공방도 계속…尹 "한참 전에 부산 포함하자 했다" 李 "전적으로 환영…국회가 협의해 달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를 도입 여부를 둘러싼 책임론 기싸움도 팽팽하게 전개됐다.
포문은 이 후보가 열었다.
이 후보는 다부동 전적 기념관에서 최초로 돈을 조달할 때 불거진 대출비리 혐의에 대한 검찰의 부실 수사, 특정인에게 개발이익이 몰리도록 한 하나은행 중심의 배당 설계, 국민의힘의 LH(한국토지주택공사) 공공개발 반대 등을 다시 언급하며 성역 없는 수사를 위한 특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윤 후보의 부친이 어쩌다 집을 (대장동 사태와) 관련된 사람들에게 팔게 됐는지도 당연히 조사해야 한다"며 "그 중에서 윤 후보와 관련된 부분만 빼고 하자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강원도 일정을 소화 중이던 윤 후보는 "대꾸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것이, 그 분도 법조인인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강원 춘천시 강원도당에서 열린 강원도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윤 후보는 "특검 문제는 부산저축은행 대출을 포함해서 하자고 한 것이 한참 전"이라며 "180석을 가지고 있는 당에서 빨리 특검법을 야당하고 협상하면 된다. 말장난 그만 하고 바로 들어가라는 말"이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이재명의 혐의 부분만 특검을 하자는 것이 국민의힘 후보 측 입장이었는데 다행히 전부에 대해서 특검을 하자고 하니 전적으로 환영하는바"라며 "여야가 국회에서 실질적인 협의를 개시해주시도록 요청드린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후보들은 국가의 운명을 책임질 사람들이기 때문에 제기되는 국민적 의혹에 대해선 정말 성역 없이 정치적으로 특검 통해 검증할 필요 있다는 것이 제 의견"이라며 "본질을, 몸통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말해 대장동 의혹의 몸통이 자신이 아니라 국민의힘 측이라고 거듭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