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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기 끝나자마자…" 문중원 기수 관련 조교사들, 마방 배정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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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개업 비리 혐의 조교사들 1일부터 마사대부 활동
마사회의 '조교 활동 정지' 조치, 1심 무죄 판결로 풀려
유족·노조 "아직 피고인들…납득할 수 없는 조치" 비판

지난해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문중원 열사 1주기 추모 주간 선포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지난해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문중원 열사 1주기 추모 주간 선포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한국마사회가 부산경남경마공원 조교사 개업심사 비리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조교사들의 영업 제한을 풀었다.
 
노조와 고 문중원 기수 유족 측은 항소심을 앞둔 이들에게 면죄부를 부여한 조치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부산경남지역본부는 1일 자로 조교사 A씨 등 2명이 마사대부가 됐다고 이날 밝혔다.
 
'마사대부'란 조교사 면허를 가진 사람 중에서 마방(마굿간)을 배정받은 사람을 뜻한다. 바꿔 말하면, A씨 등은 이날부터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경주마를 훈련시키는 조교사로 활동한다는 의미다.
 
앞서 A씨 등은 지난 2018년 한국마사회의 조교사 개업심사를 앞두고, 심사위원회에 제출할 사업계획 발표자료를 마사회 간부에게 사전에 검토해달라고 부탁하고 보완을 지시받는 등 조교사 평가·선발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이듬해 열린 심사에서 조교사·예비조교사로 선발됐다. 하지만 고 문중원 기수는 조교사 면허를 딴 지 5년이나 됐음에도 해당 심사에서 탈락했고, 이에 "마사회 고위 간부와 친분이 없으면 마방을 배정받을 수 없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A씨 등은 기소된 이후 마사회의 임시 조치에 따라 그동안 조교사 활동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달 17일 1심 법원이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하자, 마사회는 지난달 20일 자로 활동 정지 조치를 해제해 정상적인 영업 활동이 가능해졌다.
 
지난달 28일 고 문중원 기수 2주기 추도식을 앞두고 유족과 노조 관계자 등이 묘역에 참배하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제공지난달 28일 고 문중원 기수 2주기 추도식을 앞두고 유족과 노조 관계자 등이 묘역에 참배하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제공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고 문중원 기수의 유족과 노조 등은 마사회를 향해 "당장 결정을 취소하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마사회 적폐청산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는 성명에서 "지난달 29일 고 문중원 열사의 2주기를 맞아 시민사회가 모여 가해자 처벌과 마사회 적폐청산을 위한 추도제를 연 가운데, 마사회가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마사회는 언제까지 유족의 가슴에 대못을 박을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A씨 등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검찰이 항소했기 때문에 여전히 피고인인 상태"라며 "이들에 대한 마방 대부는 마사회가 적폐청산과 가해자 처벌에 대한 의지가 없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한대식 연대사업실장은 "마사회는 '수사 결과 책임이 밝혀지면 형사 처벌과는 별개로 중징계하겠다'고 유족·노조와 합의한 바 있으며, 심지어 조교사 중에는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은 사람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마라는 사행산업을 하는 마사회라면 비리에 더욱 엄격하게 조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아직 재판이 끝나지 않았고 청탁금지법 위반자까지 있음에도 이들에게 마방을 배정하겠다는 건 납득이 안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마사회는 관련 규정상 해당 조교사들의 영업 제한을 해제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국마사회 부산경남지역본부 관계자는 "앞서 경마시행규정 109조에 의해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A씨 등에 대해 '조교 정지'라는 임시 조치를 내렸으나, 해당 사건이 1심에서 무죄가 나왔기 때문에 조교사 영업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부 조교사에 대한 청탁금지법 위반에 따른 과태료 처분도 실제로 부과는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항소심이 진행 중이라는 점 때문에 이번 조치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유족 심정이나 사회적 정서는 충분히 이해하나, 절차상으로는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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