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 리뷰]웨스 앤더슨의 재능·애정 담긴 '프렌치 디스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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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 '프렌치 디스패치'(감독 웨스 앤더슨)

외화 '프렌치 디스패치'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외화 '프렌치 디스패치'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 스포일러 주의
 
집요한 완벽주의자, 대칭에 대한 추구, 자신만의 색감이 확고한 비주얼리스트 웨스 앤더슨 감독이 '본다'와 '읽는다'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영화 '프렌치 디스패치'로 돌아왔다. 웨스 앤더슨식 상상력과 미장센으로 무장한 스크린에 구현된 잡지, 영상으로 표현된 활자를 보는 재미와 즐거움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20세기 초 프랑스에 위치한 오래된 가상 도시 블라제에는 다양한 사건의 희로애락을 담아내는 미국 매거진 '프렌치 디스패치'가 있다. 어느 날, 갑작스러운 편집장의 죽음으로 최정예 저널리스트들이 한자리에 모이고, 마지막 발행본에 실을 4개의 특종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로얄 테넌바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등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와 독특한 미학을 구축해 온 웨스 앤더슨 감독이 새롭게 선보인 '프렌치 디스패치'는 저널리즘과 예술, 멋과 맛, 색과 색을 오가는 경험이 풍부하게 스크린과 러닝타임을 채우는 영화다.
 
'프렌치 디스패치'의 마지막 호가 탄생하는 과정, 한 편의 글을 써 내려가는 과정, 그 안에 담긴 저널리즘적 고민과 예술적 시각이 담긴 잡지를 한 장 한 장 넘기며 음미하는 과정을 담아냈다. 특히 동일 업종에 있는 관객에게는 그럼에도 궁금했던 영업 비밀 내지 노하우를 엿보는 동시에 현실을 살며 잊었던 꿈에 대한 낭만 역시 되새길 수 있는 작품이다.
 
외화 '프렌치 디스패치'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외화 '프렌치 디스패치'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잡지를 읽어 본 사람이라면 마음에 드는 잡지 한 권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 든 적이 있을 것이다. 한 장 한 장 넘기며 곱씹어 보기도 하고, 글 자체를 음미하기도 하고, 잡지를 통해 대리만족하는 등 잡지가 가진 고유의 맛과 멋이라는 게 존재한다.
 
'프렌치 디스패치'는 그러한 잡지의 맛을 아는 감독이 잡지만이 가질 수 있는 멋과 맛을 관객들에게 자신만의 상상력과 비주얼을 통해 한 장 한 장 넘겨주며 소개하는 영화다. 우리가 알았던, 그리고 미처 몰랐던 잡지와 글의 매력이 고스란히 스크린을 통해 드러난다. 분명 보는 것이지만 동시에 읽는 작업을 수행하는 영화는 웨스 앤더슨의 색으로 물들어 눈 앞에 펼쳐진 잡지 그 자체다. 동시에 웨스 앤더슨의 영화인만큼 스크린에 잘 어울리는 영화기도 하다.
 
감독은 미국 시사 주간지 <뉴요커>에서 영감을 받아 '프렌치 디스패치'를 구상했는데, 그는 "'프렌치 디스패치'는 저널리스트들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라고도 했다. 그 정도로 <뉴요커>를 사랑했던 감독이 자신이 사랑한 잡지에서 영감을 받아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어 애정 어린 영화를 만들었다.
 
극 중 4가지 특종을 둘러싼 주요 인물 역시 <뉴요커>의 실존 인물을 기반으로 탄생했다. 현대 미술에 조예가 깊은 기자 J.K.L. 베렌슨(틸다 스윈튼), 학생 운동을 취재하는 고독한 에세이스트 루신다 크레멘츠(프란시스 맥도맨드), 자전거를 타고 도시의 숨은 매력들을 보여주는 기자 허브세인트 새저랙(오웬 윌슨), 편집장 아서 하위처 주니어(빌 머레이), 탐욕스러운 미술상 줄리안 카다지오(애드리언 브로디) 등은 감독이 애정하는 기자와 작가, <뉴요커> 공동 창립자, 19세기 영국의 미술상 조셉 듀빈 등 실제 인물에 감독만의 상상력을 더해 만든 캐릭터다.
 
외화 '프렌치 디스패치'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외화 '프렌치 디스패치'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무엇보다 '프렌치 디스패치'는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답게 파스텔 톤의 동화처럼 따뜻한 색감의 화면에 강박적으로까지 보이는 대칭 구도와 오밀조밀 배치된 각종 소품과 캐릭터, 이야기로 가득하다. 그것들을 하나씩 감상하고 뜯어보는 재미 역시 웨스 앤더슨 영화만이 가지는 즐거움이다.
 
감독은 영화를 위해 프랑스 가상의 도시 블라제를 만들어 시공간을 초월해 프랑스의 모든 것을 담아냈다. 블라제를 만난다는 것은 프랑스의 여러 도시를 한눈에 만날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웨스 앤더슨의 상상력과 프랑스의 풍경과 문화를 담아내 만든 블라제를 보는 것만으로도 프랑스와 '프렌치 디스패치'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다.
 
또한 이번 영화에서는 흑백과 애니메이션 등을 자유롭게 오가며 보다 더 예술적이고 감각적인 연출을 선보인 것은 물론, 시퀀스의 전환 역시 지루하지 않게 구성했다. 또한 잡지를 펼쳐 보여주듯이 하나하나 손으로 펼쳐내는 느낌을 주면서 시각적인 측면에서 여러 충족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감독의 상상력과 연출, 미장센은 챕터 하나가 끝나고 나면 자연스럽게 다음 챕터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펼쳐낼지 기대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외화 '프렌치 디스패치'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외화 '프렌치 디스패치'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
글을 읽을 때 흔히 머릿속으로 상상하거나 그려가며 읽을 때가 있는데, 감독은 이 과정을 보다 자신답게, 풍부하게 읽어주고 보여준다. 덕분에 영화가 끝나고 나면 <프렌치 디스패치> 마지막 호를 손에 쥐고 나가고 싶다는 욕망이 강렬하게 들 정도다. 그리고 내가 좋아했던, 좋아하는 잡지를 다시 들춰보고 싶은 마음 역시 가득 차오른다.
 
웨스 앤더슨의 미장센을 하나하나 뜯어보는 재미만큼이나 다양한 매력과 이야기가 빛나는 캐릭터들을 보는 재미 또한 가득하다. 틸다 스윈튼, 프란시스 맥도맨드, 빌 머레이, 제프리 라이트, 애드리언 브로디, 베니치오 델 토로, 오웬 윌슨, 레아 세이두, 티모시 샬라메, 리나 쿠드리 스티브 박, 마티유 아말릭 등 웨스 앤더슨의 뮤즈부터 새롭게 웨스 앤더슨의 세계에 합류한 배우들의 열연과 앙상블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107분 상영, 11월 18일 개봉, 15세 관람가.

외화 '프렌치 디스패치' 포스터. 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외화 '프렌치 디스패치' 포스터. 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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