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체크]광주시 일상회복지원금 지급, 지방채 발행 없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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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채 750억 발행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
일상회복지원금은 지방채 발행 대상 사업이 아니다
다른 사업 예산 재원 마련 위해 지방채 발행하는 '꼼수' 동원

광주광역시청 전경. 광주시 제공광주광역시청 전경. 광주시 제공광주시가 내년 설을 전후해 재난지원금 성격의 '일상회복지원금' 지급을 추진하면서 시민들의 일상 회복에 도움을 주기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과 지방선거를 앞둔 선심성 예산으로 불필요하다는 찬반 양론이 부딪히고 있다.

특히 광주시가 당초 일상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지방채 750억 원을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가 채 1주일도 안 돼 일상회복지원금을 위해서는 지방채 발행을 하지 않는다고 방침을 바꾸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그렇다면 광주시가 일상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해 정말로 지방채를 발행하지 않아도 되는 것인지, 왜 광주시의 방침이 변경됐는지 '노컷체크'를 통해 꼼꼼하게 짚어본다.

광주시는 최근 내년 설 명절을 전후해 전 시민에게 10만 원씩 1480억 원의 일상회복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내년 본예산안에 자치구 부담 10%를 제외한 1338억 원을 편성해 광주시의회에 제출했다.

광주시는 당초 일상회복지원금 1338억 원의 재원 마련을 위해 지방세 세입에서 200억 원과 재난관리기금 등에서 충당하고 나머지 750억 원은 지방채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용섭 광주시장도 지난 8일 기자 차담회에서 "전 시민에게 10만 원씩 지급하더라도 광주시 채무비율이 17%대여서 행정안전부의 권고 수준인 채무비율 24%를 밑돈다며 걱정 안 해도 된다"고 지방채를 발행해 일상회복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광주시는 채 1주일도 되지 않아 일상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해 지방채를 발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일상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지방채 750억 원은 발행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바꿨다.

일상회복지원금 1338억 원의 재원은 지방채가 아닌 내년도 본예산에서 전액 마련하되 대신 다른 사업 예산의 재원을 지방채 750억 원을 발행해 충당하겠다고 광주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결국 일상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해 750억 원이 필요한데 지방채 발행을 통해 충당하는 것이 어렵게 되자 다른 사업 예산에서 750억 원을 가져다 쓰고 부족한 재원은 다른 명목으로 지방채 750억 원을 발행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팩트체크에 들어간다.

첫째, 광주시의 일상회복지원금 지급은 지방채 750억원을 발행하지 않고도 가능할까?  

사실상 불가능하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광주시의 내년도 본예산안이 거의 마무리된 상황에서 일상회복지원금 지급 예산을 마련하다보니 지방채를 발행해 재원을 충당할 수밖에 없다.

다만 일상회복지원금이 지방채 발행 대상이 아니다보니 애초의 방침을 바꿔 다른 사업 예산에서 750억 원을 가져다 쓰고 다른 명목으로 지방채를 발행하기로 하는 일종의 '꼼수'를 쓴 셈이다.

갑자기 불거진 일상회복지원금 지급 사안이 아니면 광주시가 지방채를 750억 원 추가 발행할 이유가 없다.

그러다보니 광주시는 당초 내년도 지방채 발행액을 2100억 원으로 계획했지만 막판에 지방채 발행액을 추가해 750억 원이 증액된 2850억 원을 내년도 본예산안으로 광주시의회에 제출했다.

둘째, 광주시는 왜 처음에는 일상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해 지방채를 발행한다고 했을까?  

광주시 예산부서가 재난지원금 성격의 일상회복지원금은 지방채 발행 대상이 아닌데도 착오를 범했을 가능성이 있다.

행정안전부의 '지방채 발행계획 수립 기준'에 따라 소모성 경상적 경비는 지방채 발행 대상이 아닌데도 전 시민에게 10만 원씩 지급하는 소모성 경비인 일상회복지원금을 지방채를 발행해 재원을 마련하려 했다는 것이다.

'지방채 발행계획 수립 기준'에 따르면 지방채 발행 대상 사업은 △공유재산의 조성 등 소관 재정투자사업 △재해예방 및 복구사업  △천재지변으로 발생한 예측할 수 없었던 세입 결함의 보전 △지방채의 차환 등 4가지로 규정돼 있다.

지방채는 소모성 경상적 경비가 아닌 항구적 이익이 될 자본적 사업에 투입될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발행해야 하는데, 행정 착오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광주시가 애초의 방침을 바꿔 일상회복지원 지급을 위한 지방채 발행은 하지 않겠다고 한 이유가 무엇일까?
 
광주시의 부채가 1조 원을 넘는 상황에서 지방채를 발행해 일상회복지원금을 지급한다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 광주시가 뒤늦게 나름의 논리를 만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광주시의 부채가 올해 1조 원을 돌파한 상황에서 도시철도 2호선 사업 예산이 9300억 원 증액되면서 광주시가 부담해야 할 예산만 3720억 원이 추가되다보니 지방채 발행을 통해 일종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

실제로 광주시의회 내에서도 일상회복지원금 지급을 놓고 찬반 양론이 갈리고 있는데, 주된 반대 이유는 광주시의 부채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지방채까지 발행해 지원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시가 일상회복지원금 관련 조례안과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광주시의회의 협조를 받기 위해 꼼수를 동원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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