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판]'최저임금 1만원' 너머를 위해 필요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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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최저임금을 계속 인상할 기반으로, 노사 모두 정부가 고용주의 지불능력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최저임금 제도 외에도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을 강화할 수 있는 입체적인 정책 패키지를 준비하고, 최저임금 제도 보호망 밖에 있는 노동자를 위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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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합니다. 공장에서, 사무실에서, 거리에서, 가정에서 오늘도 일합니다. 지금 이 순간도 쉼없이 조금씩 세상을 바꾸는 모든 노동자에게, 일터를 찾은 나와 당신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판깔아봅니다. [편집자 주]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은 문재인 대통령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지난 대선에서 주요 후보 5명 모두 임기 내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을 약속했고, 정의당 심상정 후보 뿐 아니라 보수 성향인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도 2020년으로 시점을 못박았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의 '롤러코스터' 인상률을 보인 끝에 공약 달성에도 실패했고, 박근혜 정부 시절(7.4%)보다 조금 높은 수준인 연평균 7.7% 인상에 그쳤다.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주도성장의 대표주자로 집중 조명됐지만, 정부는 이를 보조할 입체적인 정책 패키지 및 청사진을 내놓지 못했다. 자영업자·중소기업 업황이나 고용이 위축될 때마다 최저임금은 범인으로 지목되며 '동네북'으로 전락했고, 정부는 곧 정책 의지를 잃고 말았다.


고용주의 임금 지불능력 높여야 하지만…과도한 우려로 최저임금 인상 위축할 필요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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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정책의 운신의 폭을 넓히기 위해 정부가 고용주의 지불능력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데에는 노사 모두 동의하고 있다. 결국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부작용 우려를 정부가 제때 불식하지 못하면서 최저임금 1만원 정책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이정희 정책실장은 "최저임금을 감당할 소상공인에 대한 정부 지원 정책이 패키지로 이뤄지지 못하다 보니 소상공인들의 반발, 반대 여론이 상당했다"며 "소위 '을들의 연대'로 노동자와 소상공인들이 연대해 저임금·저소득 계층의 소득 수준을 끌어올리는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김선애 임금·HR정책팀장은 "최저임금의 수준을 갖고 논의하기보다 최저임금의 안정화가 더 필요하다"며 "개별 업종과 산업, 기업이 인상된 최저임금을 지불할 수 있는 여건부터 마련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다만 실제로 우려했던 것처럼 고용주의 지불능력에 비해 최저임금이 과도하게 올라 고용시장이 위축됐는지는 여전히 확인하기 어렵다. 애초 임금 상승에 따른 고용시장의 변화는 장기간 관찰이 필요한데다, 코로나19 사태라는 변수가 터지면서 어디까지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시장의 위축인지 추적하기도 쉽지 않다.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고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2019년 연말 소상공인연합회 실태조사에서도 소상공인이 가장 큰 경영상 어려움으로 꼽은 것(복수 응답)은 상권 쇠퇴(45.1%)와 경쟁 심화(43.3%), 원재료비(30.2%)였고, 최저임금 인상을 지적한 응답은 18.0%로 앞의 3개 답변과 큰 차이를 보이며 4위에 머물렀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종진 연구위원은 "최저임금은 임금 정책일 뿐, 산업 정책과 별개의 경로를 따라 논의해야 하는 것"이라며 "더구나 이미 정부가 다양한 소득 보조 지원 정책을 활발히 하고 있는데, 예전부터 반복된 지불 능력 얘기만 계속한다면 합리적이지 않다"며 최저임금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저임금 제도 너머 입체적 정책 수단 필요…저임금 노동자 뿐 아니라 최저임금 밖 노동도 보호해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8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인 한국경영자총협회 류기정 전무(왼쪽)와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고민하는 표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8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인 한국경영자총협회 류기정 전무(왼쪽)와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고민하는 표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최저임금 제도를 넘어 노동자의 소득을 보호할 다양한 정책 수단을 발굴해야 오히려 최저임금이 안정적으로 인상될 기반도 마련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경대학교 경제학과 황선웅 교수는 "고용의 양과 질 모두 악화되고 있는데, 노동시장 불평등을 완화할 다른 기제가 없어 최저임금이 과도하게 주목받았다"며 "현 정부는 최저임금이 아닌 다른 정책으로 저임금 노동자를 보호할 다른 정책을 발굴하는 데 너무 미흡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자체를 중심으로 공공부문에서 고용한 노동자에게 최저임금보다 높은 임금을 보장하는 생활임금, 공정수당이나 초기업단위 연대임금 전략을 예로 들면서 "최저임금만 받거나 이에 근접한 노동자가 지나치게 많지 않도록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을 높여 최저임금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은 문제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최저임금 제도 밖에 놓인 플랫폼 노동자나, 주휴수당을 받지 못하는 초단시간 노동자 등에도 최저임금에 준하는 임금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단 제안도 나온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취업자 중 7.6%, 서울은 취업자 중 9.3%가 플랫폼으로 일감을 구하고 있다. 또 지난 6월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실에 따르면 일주일에 15시간 미만 일하는 초단시간 노동자들은 수십만명대를 유지하다 2018년 3월부터 100만명대를 계속 넘어섰다.

청년유니온 김영민 사무처장은 "문재인 정부의 첫번째 최저임금 대폭 인상 이후부터 '최저임금 1만원'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고, 다른 시급한 문제들이 더 많다고 봤다"며 "최근 늘어나고 있는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에서도 최저임금과 같은 생계를 보장할 제도를 만드냐가 더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오민규 연구실장은 화물자동차 안전운송원가에 인건비를 포함한 적정이윤을 더해 정하는 '안전운임제'와 같은 적정 운임 제도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오 연구실장은 "화물노동자들의 안전운임제처럼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등을 대상으로 적정 수당, 단가를 측정해 최저임금과 같은 제도를 보완하자"며 "궁극적으로 이들에게도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이 적용되도록 최저임금 적용 범위를 넓리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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