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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 재난예경보 과업지시서 '번호에 신호 탑재'…법 위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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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전북도 과업지시서 내용 중 현행법 위반 소지
발신번호에 추가 신호 탑재…전기통신사업법에 어긋나
번호체계 표준 ITU 규정, 국내외 전문가 "규정 위반"

재난 예·경보 방송 장비.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 없음. 김용완 기자재난 예·경보 방송 장비.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 없음. 김용완 기자
지난 2019년 호환성 문제가 불거져 중앙정부 차원의 시정명령이 내려진 전북도 재난예경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도가 작성한 과업지시서에 위법 소지가 있는 조항이 담겨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국내외 전문가들은 국제 규정이나 현행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고 밝혀, 당시 전북도의 시스템 구축을 두고 적절성 문제가 제기된다.
 

'전화번호에 신호 탑재 제어' 현행법 위반 여지 담긴 과업지시서


2일 CBS노컷뉴스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2016년 전라북도 기상관측 및 재난 예·경보시설 통합연계시스템 구축사업 물품 구매·설치 과업지시서'는  경보방송제어 및 메시지 송출 기능 규격에 '발신자표시번호(CID, Caller Identification)에 방송신호를 탑재하여 방송을 하며 수신단말기 제어 기능이 있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단순한 전화번호에 불과한 번호에 부가적인 기능을 갖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기통신사업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는 내용이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은 발신번호는 전화를 발신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송신인의 전화번호로 규정하고 있으며 다른 용도로 사용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시스템 구축업체 관계자 또한 "CID가 전화번호가 아닌 특정 번호"라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해당 관계자는 '각 제조사, 모델별로 장비들이 각각 달라서 이를 통합하기 위한 통신번호규약(프로토콜)이 필요했고 이를 CID라고 부른다"고 밝혔다.
 
또한 발신번호를 그 장비에 맞춰서 보내야만 장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고 주장하며, CID가 표시용 전화번호가 아닌 장비를 제어하고 인증하기 위한 신호값이라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현행법 위반 논란이 제기된 전북도 과업지시서 내용. 전라북도 기상관측 및 재난 예·경보시설 통합․연계시스템 구축사업 과업지시서 중 캡처현행법 위반 논란이 제기된 전북도 과업지시서 내용. 전라북도 기상관측 및 재난 예·경보시설 통합․연계시스템 구축사업 과업지시서 중 캡처

韓·日 전문가 '발신번호에 신호 탑재는 ITU규정 위반' 한 목소리

지난 1월 일본 전기통신사업자협회 요시카와 기획부장이 CBS노컷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심동훈 기자지난 1월 일본 전기통신사업자협회 요시카와 기획부장이 CBS노컷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심동훈 기자
이와 같이 전화번호를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에 배치될 뿐 아니라 유엔산하 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규정에도 위배되기 때문에 논란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한국 ITU 관계자 A씨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북도의 사례는 전화번호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 국제 규정으로 만들어진 ITU-T E.164와 E.156 규정에 위반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ITU-T 규정은 E.164를 통해 국제적으로 호환성과 신뢰성을 담보할만한 발신번호 체계를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근거로 규정된 번호체계와는 별개로 번호가 오용되는 사례를 E.156규정에서 다루고 있다.
 
A씨는 "재난은 국내에 한정돼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국경을 넘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효율적인 재난 대응을 위해서는 재난예경보 시스템에 사용되는 번호는 신뢰성과 안정성이 담보돼야 한다"며 "다른 기능이 탑재돼 목적 외로 사용되는 번호는 이에 어긋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해외 전문가도 A씨의 의견에 힘을 보탰다. 일본 전기통신사업자협회(TCA)의 요시카와 기획부장은 "전화번호는 무엇보다 신뢰성이 확보돼야 한다"며 "한번 만들어진 번호가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것은 신뢰성에 해악을 끼친다"고 말했다.
 
요시카와 부장은 "일본에선 전화번호를 특정 인물을 추적하는 용도로 사용해 적발된 사례가 있다"며 "재난예경보에 사용되는 번호를 목적 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범죄에 악용될 여지가 있어 전북도의 사례가 사실이라면 재정비가 필요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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