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가 다음 주 개최 예정인 대선주자 토론회와 관련해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13일 토론회 진행에 의지를 보이는 이 대표를 향해 "오만과 독선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원 전 지사는 이날 자신의 SNS에 이 대표가 "자신의 손바닥 위에 대선 후보들을 올려놓고, 자신의 기획 연출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시키려 한다"며 "그리하면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받아 대선 승리가 가능하다 믿는 것 같은데, 이는 무책임하기 그지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간 국민의힘 전신이 '망한' 이유에 대해 "지도자의 오만과 독선 때문"이라면서 이회창 총재와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은 돌아보지도 않고 오직 나만 따르라고 명령했다"고 예를 들었다. 이들이 "구성원 간의 자유로운 소통을 차단하고 민주적인 당 운영을 무너뜨렸다"는 것이다.
원 전 지사는 "나는 36살 정치를 시작하면서 당 민주화를 위해 끊임없이 싸웠다. 당 민주화만이 민심을 얻고 정권을 획득하며 성공적인 국정을 보장하리라 믿었기 때문"이라며 자신이 이 대표처럼 30대이던 시절을 상기시키며 "지금 이 대표는 성공의 기억과 권력에 도취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당 대표 선거 승리는 대단한 일임에 분명하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성공 기억을 절대화해선 안 된다"고 했다.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 이날 회의에는 이준석 대표와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을 비롯한 김태호, 안상수, 원희룡, 유승민, 윤희숙, 장기표, 장성민, 하태경, 황교안 예비후보가 참석했다. 윤창원 기자앞서 원 전 지사는 이 대표가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토론회가 경선준비위원회의 권한을 넘어선 이벤트라며 여러 차례 토론회 정당성을 문제 삼았다. 관련 토론회는 정치 신인이자 야권 지지율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거란 당 안팎 평가가 많았고, 이는 윤 전 총장과 이 대표간 최근 갈등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와 관련해 원 전 지사는 "당 대표가 공정한 관리자로서의 역할에 의심을 받는 순간, 흥행 성공은커녕 판 자체가 깨져버리는 파국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경선 룰을 정하는 것처럼 중대한 사항은 구성원들의 의사를 널리 수렴하고 당헌 당규상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와 이준석 당대표. 윤창원 기자토론회 개최와 관련해 윤 전 총장을 제외한 모든 후보가 참석 의사를 경준위에 전달한 상태지만, 최고위 일부에서는 토론회 취소 주장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이 대표가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17일 최고위원회에서 관련 논의가 다시 한번 테이블 위에 오를 전망이다.
관련해 김기현 원내대표는 전날 이 대표가 머물고 있는 경북 상주에 가서 최고위의 의견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김 원내대표는 당내 갈등을 수습할 방안을 이 대표와 논의했으며 이 대표는 토론회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의지를 피력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