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포인트가 이마트나 홈플러스 같은 대형마트에 입점하지 않았으면 사지도 않았을 거예요. 40만 원이나 충전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도 못 했어요. ""돈 얼마 아껴보려다 몇십만 원 날리게 되니 실감도 안 납니다. 남편에게도 참 민망하고 속이 상해요. 연간권 금액만큼 미리 내면 캐시백에 5만 원 더 준다는 말만 믿고 혹해서 연간권 가입도 했는데, 안일하게 생각한 제가 너무 싫습니다."13일 맘카페 등에는 머지포인트 관련 불안함을 호소하는 이용자들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지난 11일 밤 머지포인트 앱을 운영하는 머지플러스(주)가 서비스를 축소 운영한다고 공지했기 때문이다.
머지플러스는 홈페이지를 통해 "머지포인트의 서비스가 선불전자지급 수단으로 볼 수 있다는 관련 당국 가이드를 수용해 11일부로 당분간 적법한 서비스 형태인 '음식점업' 분류만 일원화해 축소 운영된다"고 밝혔다.
서비스를 임시 축소해 적법성을 갖추고 전자금융업 등록 절차를 진행한 후 다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식음료점과 편의점 등에서 '무제한 20% 할인'을 내세워 인기를 끈 머지포인트 앱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액면가보다 20% 정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머지머니'와 200여개 제휴 브랜드의 6만여 개 가맹점(올해 6월 초 기준)에서 20% 상시 할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구독서비스 '머지플러스'다. 머지플러스의 이용요금은 월 1만 5천 원이다.
머지포인트 앱 고객공지 일부. 머지포인트 앱 캡처머지플러스는 공지에서 머지머니의 판매를 중단하고, 브랜드사의 요청에 따라 사용 한도를 제한한다고 밝혔다. 또 구독서비스인 머지플러스도 법적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이용을 임시 중단했다고 알렸다. 이용중지 기간은 이용 기간에 포함되지 않고 기존 연간권 머지플러스 캐시백은 정상 지급된다.
만일 환불을 원하는 경우 환불 신청 페이지로 접수가 가능하다. 머지머니의 경우 미사용분에 한해 구매가격의 90%를, 머지플러스 구독료는 할인금액 차감 후 90%를, 머지플러스 캐시백은 구독지원금과 할인금액을 차감한 후 90%를 환불해준다.
다만 처리기간에 대한 안내는 별도로 없었다. 이용자들이 '먹튀' 우려를 지우지 못하는 이유다. 특히 사용 제휴처가 제한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없다는 이용자들도 많다. 소식을 접한 이용자들이 대거 환불을 요구하면서 일시적으로 앱이 먹통이 되기도 했다.
머지플러스는 금융위원회에 전자금융업자로 등록하지 않은 상태로 모바일 상품권 발행 등의 사업을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경우, 고객 충전금 중 일정 비율을 외부에 신탁하거나 보증보험에 가입하는 등의 의무가 없어 지급불능 사태 발생 시 소비자 자금을 보호할 수단이 없다.
이와 관련해 머지플러스는 홈페이지에 게시한 '대표자의 편지'에서 "관련 당국과 몇 차례 추가 논의가 있었다"며 "최종 결론은 위와 같은 형태로 서비스를 임시로 축소해 적법성을 갖춤과 동시에 전자금융업 등록 절차를 빠르게 진행해 앱 내 서비스를 재개하는 것 등이다"고 해명했다.
한편, 하나멤버스, 토스, GS리테일, CU 등 제휴사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선 긋기에 나서고 있다.
하나멤버스는 머지플러스의 연간 구독권(18만 원)을 구매한 고객에게 포인트와 구독지원금 등을 합해 총 23만 원을 환급해줬다. 토스와 페이코도 비슷한 방식의 이벤트를 진행했다. CU는 올초 머지플러스와 선불형 기프트카드인 POSA(Point Of Sales Activation)를 출시하면서 구매 시 20%를 추가 증정하는 이벤트를 펼쳤다.
한 제휴처 관계자는 "머지플러스와 직접 계약한 게 아니라 대행사를 통해 계약했다. 포인트만 제공한 개념이라 재무적으로 손해 보거나 뒤집어쓰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8월 9일부터 비활성화 상태였고, 어제 대행사로부터 사용처에서 제외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제휴처 관계자는 "최근 포인트 가맹점에서 제외됐다고 통보를 받았다"며 "결제할 때 직접 할인을 해주는 구조가 아니라 회사에 손해는 없다. 단순 사용처 개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