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속전속결로 국민의힘에 입당하자 국민의힘은 환영 행사까지 열며 최 전 원장을 반겼다. 같은 시간 또 다른 야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 19대 대선에서 중도 하차한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을 만나며 외곽행보를 이어갔다.
최재형 속전속결 입당…국민의힘, 尹 보란 듯이 환영식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모바일 입당원서를 작성한 뒤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최 전 원장은 이날 오전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이준석 당대표를 만난 뒤 곧장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입당 이유를 묻는 질문에 최 전 원장은 "정치는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공동의 목표를 이뤄가는 과정"이라며 "제가 정치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밖에서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보다, 정당에 들어가서 정치를 변화시키는 주체가 돼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마치 윤 전 총장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최 전 원장은 '윤 전 총장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이 (윤 전 총장을) 경계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저는 지금까지 다른 분들의 어떤 행동이나 선택 이런 것에 따라서 저의 행보를 결정해오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이후 '대변인을 따로 두지 않는 것은 전언정치를 안 하겠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그런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전언 정치로 메시지 혼선을 일으키며 비판을 받기도 했다.
평당원으로 입당한 최 전 원장에게 국민의힘은 이례적으로 환영식을 열고 그를 맞았다. 이준석 대표는 "오늘 당원이 되신 것을 축하한다"며 최 전 원장에게 꽃다발을 건넸고 배지도 직접 달아줬다. 당 지도부를 포함한 참석자들은 일어서 박수를 치기도 했다.
같은 시간 반기문 만난 윤석열…"반 전 총장 사퇴 때와 사정 다르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반기문재단에서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을 예방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최 전 원장의 입당이 이뤄지고 있을 때 윤 전 총장은 반기문 전 총장을 만났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9대 대선 당시 높은 지지율 속에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이어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정당이 아닌 외곽에서 머물며 세력 구축에 나섰지만, 이후 각종 공세를 버티지 못하고 지지율이 꺾였고 결국 대선 레이스에서 중도 하차했다.
윤 전 총장의 최근 행보가 반 전 총장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이날 두 사람의 만남에도 관심이 쏠렸다.
'반 전 총장과 지난 대선 중도 하차 이야기도 나눴는가'라는 질문에 윤 전 총장은 "그 당시엔 갑작스러운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결정 등 때문에 지금과는 사정이 많이 다르다"고 말했고, 반 전 총장도 "(당시 저와) 윤 전 총장의 입장은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특히 반 전 총장은 "여러 가지 정치적으로 복잡한 문제가 있을 테니, 진인사대천명의 끈기를 갖고 열심히 노력하라고 권고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여권에선 제2의 반기문이라는 말이 나온다'는 질문에 "비판은 자유니깐 얼마든지 존중한다"고 답했고, '최근 지지율이 30% 아래로 내려갔다'는 말에도 "지지율은 하락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