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미얀마 군부 '돈줄' 의혹 포스코인터…ESG 최상위 평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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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인터내셔널, ESG 평가 사회 부문 'A 등급'
미얀마 군부와 연루 의혹…평가 신뢰성 논란
시민단체 "군부와 포스코 결탁 관계, 정부가 몰랐을 리 없어"
정부 "아직 시범 평가, 의견 수렴 더 필요해"

포스코 로고. 포스코 제공

 

미얀마 군부 연루 의혹을 받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정부가 진행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 '사회' 부문에서 최상위 수준인 A등급을 받아 논란이 예상된다. 윤리적 경영이 도마 위에 오른 상황에서 이 같은 평가를 두고 적절성과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미얀마 군부 연루 의혹 포스코인터내셔널…사회 부분 평가는 'A'?

22일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 한국생산성본부의 지난해 12월 '기업 ESG 실태조사 및 분석' 최종 보고서를 보면 포스코의 자회사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사회 부문(S)에서 A등급을 받았다.

해당 평가는 시가총액 상위 2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사회 부문 점수는 30점 만점에 21.30점으로 평균(11.16)을 훨씬 웃돌며, 전체 평가 기업 중 4위를 기록했다.

ESG는 기업에 대한 사회·환경적 책임 요구가 증가하면서 최근 국내에서 화두가 되고 있다. 미국, 유럽 등에서는 ESG 평가가 이미 안착했고 기업에 대한 주요 판단 지표가 된 상태다.

정부에서는 한국형 ESG 지표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연구용역을 진행했고, 한국생산성본부와 한국전략경영학회 등이 논의해 'K-ESG'를 개발했다. 기업 ESG 실태조사 및 분석 최종 보고서에는 K-ESG 지표 설명과 이를 활용한 200개 기업 평가 내용 등이 담겼다.

문제는 사회 부문 A등급을 받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의 '돈줄'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 평가 항목에 △사회책임경영 △인권정책 △사회공헌 △사회 법규 위반 등이 제시돼 있음에도 평가 결과가 이 같이 나왔다는 점에서 적절성과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국영 석유기업(MOGE)과 합작으로 미얀마에서 가스전 사업을 하고 있다. 시민단체와 미얀마 시민들은 MOGE로 흘러간 돈이 미얀마 군부의 '자금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18년 포스코가 MOGE에 지급한 배당금은 우리 돈으로 2천억 원 이상이다. 미얀마 임시정부에서는 최근 포스코에 서한을 보내 가스전 결제대금을 중단해달라고 요구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또 미얀마 군부의 '로힝야 학살' 논란이 한창 일던 지난 2019년, 미얀마 해군의 군함을 구매 대행해 줬다는 의혹이 일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쿠데타 항위 시위에 나선 미얀마인들. (사)광주아시아여성네트워크 제공

 

그럼에도 보고서에는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사회 부문 상위 기업을 두고 '사회 부문 이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절히 대응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하는 내용이 적혔다. 또 우수 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에 대해선 향후 정부 주도 사업 참여 시 우대, 각종 인센티브 제공 등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담겼다.

포스코와 미얀마 군부 연루 문제점을 지속해서 제기한 시민단체는 강력히 비판했다. 세계시민선언 박도형 대표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미얀마 군부와 포스코와의 결탁 관계를 정부가 몰랐을 리 없다"며 "그럼에도 A등급을 줬다는 것은 K-ESG 지표에 대한 신뢰성을 따져 묻게 한다"고 밝혔다.

◇정부 "아직 시범 평가, 의견 수렴 필요해"…포스코 "군부와 연관 없어"

정부는 이번 평가가 지표 개발 차원에서 이뤄진 '시범' 평가였을 뿐, 향후 의견 수렴 등의 작업이 남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연구용역에서 개발된 지표를 바탕으로 국내 평가기관 등과 의견 수렴을 다양하게 할 것"이라며 "(군부 연루 의혹 등) 그런 의견이 있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들은 충분히 검토해 등급 자체를 내리는 작업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5년부터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ESG 공시 의무화가 도입된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K-ESG 지표를 확정하고, 평가 기관이 참고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사회 부문 지표 설정에 더욱 신중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사회 부문 평가는 정량적인 측면보다 정성적인 측면이 많이 반영된다고 볼 수 있다"며 "여러 문제들을 면밀하게 보지 못하면 신뢰성 하락이나 이런 잡음들이 계속 있을 수 있기에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한편 포스코인터내셔널 측은 K-ESG 평가와 관련 "가스전 사업은 과거 미얀마 민주정권 때도 진행해왔고, 현재 군부로 자금이 흘러간다는 것도 규명되지 않았다"며 "포스코가 해외에서 여러 사회 공헌 활동을 많이 했다는 점에서 미얀마 상황과 ESG를 연결시키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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