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發 '코로나 음모론'…'가짜뉴스' 혐의 적용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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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25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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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875명 사랑제일교회, '정부 탓' 반발 거세
확진자 수치 조작, 불법 압색, 바이러스 테러 등 '음모론'
방역당국 "확진자 수치 조작은 절대 불가능"
경찰 "영장에 다 기재된 내용, 생트집 잡아"
전문가 "신천지보다도 더 황당한 주장"
경찰, 사랑제일교회 주장…'가짜뉴스' 혐의 살펴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875명에 달하는 사랑제일교회와 관련 '집단감염' 및 'n차 확산'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지만, 정작 교회 측은 "정부의 탓"이라며 반발 수위를 더욱 높여가고 있다.

전광훈 목사와 사랑제일교회는 △정부가 코로나19 검사를 강요하고 수치를 위조한 의혹이 있고 △불법 압수수색을 강행했으며 △바이러스 테러 및 전 목사를 향한 탄압 등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이 코로나19와 관련한 '음모론' 등 가짜뉴스에 대한 엄정 대응 방침을 밝힌 가운데, 사랑제일교회 측의 주장을 검증해봤다.

◇사랑제일교회 "정부가 고의로 확진자 수 늘려" vs 방역당국 "조작은 절대 불가"

전광훈 목사의 변호인 강연재 변호사.(사진=이한형 기자)

 

사랑제일교회를 변호하는 강연재 변호사는 23일 기자회견에서 "방역당국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방식으로 '사랑제일교회발 누적 확진자 수'를 집계해 발표한다"며 "정부가 거짓, 조작 발표로 국민들의 눈과 귀를 속이고 마녀사냥을 하며 방역실패 책임을 교회에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랑제일교회 측의 이런 주장은 그간 반복해왔던 '정부의 코로나19 검사 및 확진자 수치 조작' 의혹에 연장선 상에 있다.

앞서 사랑제일교회는 지난 20일 일부 신문에 광고 형식으로 낸 '대국민 입장문'에서 "정부는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 집회 참여단체, 참여 일반국민들을 상대로 무한대로 검사를 강요해 확진자 수를 확대해가고 있다"며 "확진자가 나오면 모두 사랑제일교회 확진자라고 발표하고 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부가 전 목사와 사랑제일교회를 집중 겨냥해 코로나19 검사를 강요하고, 확진자 수를 늘려 탄압의 방식으로 쓰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방역당국의 설명은 다르다. 우선 사랑제일교회 신도들만 검사를 강요한다는 주장과 관련,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4일 브리핑에서 "방역당국이 하고 있는 방역은 어떠한 눈속임이나 차별이 없이 코로나19 유행 극복을 위해 원칙을 갖고 접근했다"며 "검사를 조금 하거나 조정하는 것은 방역당국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절대 그런 일로 환자 수를 조정하거나 하는 일은 있을 수가 없고, 그런 사항으로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한다고 하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확진자 수치 조작'에 대해서도 방역당국은 적극 반박하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국 600여개에 달하는 선별진료소 중 상당수는 민간 의료기관이며, 검사의 전 과정은 PCR(유전자 증폭) 기기에 실시간 기록된다. 검체 채취도구 역시 무균상태로 밀봉돼 있어 정부가 지시해 조작을 하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방역당국은 사랑제일교회 신도 등 관계자들이 검사를 받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전 목사와 접촉한 교회 간부들, 교회에서 진행한 집단 숙식, 8·15 집회 참석자 등이 모두 잠재적 위험군이지만 검사를 회피하고 있다는 우려다. 지난 20일 기준 사랑제일교회 미검사자 700여명은 연락이 닿지 않거나 검사를 회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광훈 목사 휴대전화 압수수색 불법?…경찰 "절자 문제 없어, 생트집"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사랑제일교회 측은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경찰이 지난 21일 전광훈 목사의 휴대전화를 압수해갔고, 이는 '불법 압수수색'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랑제일교회 변호인단은 불법 이유에 대해 △방역대상 특정과 무관한 전 목사 핸드폰 압수수색 △변호인 참여 없이 전 목사 핸드폰 압수 △압수수색 영장에 수색 장소와 압수 대상 물건 불일치에도 강행 △영장 혐의내용과 무관한 압수 대상 등 4가지 이유를 들었다. 이와 함께 "경찰이 압수한 자료를 서울시와 중대본이 공유해 공무상 비밀누설죄를 저질렀다"며 압수수색 책임자인 서울경찰청장을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사랑제일교회 측의 주장을 '생트집'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전 목사 휴대전화 등이 압수수색 영장 목록에 다 들어가 있었다"며 "휴대전화 압수수색에 문제 소지는 없다"고 밝혔다.

방역대상 특정과 무관하다는 교회 측의 지적에 대해선 "감염병 예방 위반 혐의 관련해 수사할 때 확보가 필요했기 때문에 휴대전화를 영장에 기재한 것"이라며 "법원에서도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서 영장이 나온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 목사가 자가격리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만큼, 휴대전화를 통해 동선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변호인 참여가 없었다는 주장과 관련해선 "전 목사가 자진해서 압수수색 영장 제시에 응했고 문제가 없었다"며 "변호인이 참여 의사가 있었으면 우리한테 얘기를 했으면 됐는데, 그런 얘기를 전혀 안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사랑제일교회 측은 "방역당국이 8월 15일 광화문 일대 휴대전화 개인정보와 위치정보를 불법 수집한 후 특정 국민에게 질병 검사를 강요했다"며 정세균 국무총리와 서정협 서울시장 직무대행을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방역당국 측은 '감염병의 관리 및 예방에 관한 법률 제76조의2 제1항'을 들어 "보건복지부장관 또는 질병관리본부장은 감염병 예방과 전파 차단을 위해 필요한 경우 감염병 의심자에 관한 정보 제공 등을 요청할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전광훈 "바이러스 테러 받았다"…"신천지보다 황당한 주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전광훈 목사는 지난 21일 유튜브 채널 '너알아TV'를 통해 "사랑제일교회에서 대량의 바이러스 감염사태가 있기 직전 5명 정도의 제보자로부터 ''바이러스 테러가 사랑제일교회 안에 숨어들어온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이번 사건이 터지자 '이것은 반드시 외부 불순분자들의 바이러스 테러 사건'이라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주장했다.

한림대학교 이재갑 감염내과 교수는 "신천지보다도 황당한 주장을 한다'며 "언급의 가치도 없는 이야기"라고 잘라 말했다.

이밖에 사랑제일교회 측은 전 목사가 8·15 집회를 주도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전 목사는 초청이 돼 약 5분간 연설을 하고 곧바로 집회 현장을 떠난 것이 전부"라고 부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의 교회 압수수색과 서울시의 역학조사를 통해 광복절 집회 계획 관련 문건, 내부 회의록이 확보된 상태다. 전 목사 역시 지난 13일 유튜브 '펀앤드마이크TV'에 출연해 "준비가 완전 끝났다"며 집회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러한 사랑제일교회의 주장들이 코로나19 관련 허위 사실 유포 및 '가짜뉴스'에 해당하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허위 사실 부분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보고 있고, 사실이라면 감염병 예방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24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코로나19 재확산 관련 악의적, 조직적 허위사실 생산유포 행위에 대해서는 사실 여부 파악과 함께 삭제차단하도록 하고 내, 수사 착수 등 엄정 대응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사랑제일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875명을 기록했다. 추가 전파로 인한 확진자는 115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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