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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만큼 위험하다는 노래방·PC방…예방 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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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폐된 공간에 다중이 밀집하는 곳 '고위험 사업장'
비말전파 특성상 환기 안 되고 사람 많으면 감염 ↑
정부 가이드라인 만든다지만 시설마다 특성 모두 달라
근무 시스템 바꾸는 일은 적용까지 시간 소요
의심증세 출근 중단 보장·잦은 환기 등 "기본 충실해야"

(사진=연합뉴스)

 

서울 구로구의 한 콜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이와 유사한 환경적 특성을 가진 노래방·PC방·운동시설 등에서도 소규모 집단 감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이처럼 밀폐된 공간에 다중이 밀집하는 장소를 '고위험 사업장'으로 분류하고 집단 감염을 통제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구상하고 있다.

◇ 밀폐·밀집 공간이 '고위험 사업장'인 이유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 윤태호 방역총괄반장은 11일 브리핑을 통해 "콜센터와 유사한 환경을 가진 고위험 사업장과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강도 높은 예방조치가 시행될 수 있도록 예방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콜센터처럼 여러 사람들이 오랜 시간 밀집돼 활동하며, 공간 자체도 밀폐된 곳을 고위험 사업장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는 침방울(비말)을 통해 전파되는데, 콜센터는 직업적 특성상 수시로 침방울이 형성될 수밖에 없다. 결국, 한 사람의 확진자만 발생해도 수많은 침방울이 주변 사람에게 묻거나 주위 사물을 오염시킬 수 있어 바이러스가 타인의 몸 속으로 침투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정부는 그간 국내 집단발병 사례를 토대로 의료기관, 종교시설, PC방, 노래방, 운동시설 등을 고위험 사업장의 예시로 들었는데, 마찬가지로 침방울이 대량 발생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전파하기 쉬운 공간들이다.

◇ 실효성 있는 가이드라인 가능할까…"기본에 충실해야"

정부는 11일 아이디어 차원에서 다양하게 검토되고 있는 방안들을 공개했다. 윤태호 총괄반장은 "영업정지까지 가지는 않더라도 확산 및 감염의 위험이 높은 사업장에 별도의 관리를 통해 향후 유사한 상황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정부는 사무실의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재택·유연근무, 출·퇴근 및 점심시간 조정, 사무실 좌석 간격 조정 등을 유도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이러한 방안들은 감염 위험성을 낮추는 데 효과를 볼 수 있는 영역이지만 단시간에 변화시키는 것이 어렵고 다는 한계를 갖는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근무 형태를 바꾸는 일은 가이드라인의 영역이 아니라 회사의 시스템을 바꾸는 일이라 정책적 배려 없이는 달성이 어려울 것 같다"며 "시간도 걸리는 일이기 때문에 바로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만 해도 재택·원격 상담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2~3주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차라리 전문가들은 유증상자들의 출근 및 시설 이용 제한, 1일 2회 발열·호흡기 증상 유무 확인 등으로 종사자·이용자 관리를 강화한다는 구상이 더 나은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소 학술위원장(감염내과 교수)은 "가장 중요한 부분은 증상이 있는데 회사 눈치를 봐 출근하는 사람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점"이라며 "편안하게 병가를 낼 수 있도록 회사가 배려해 주는 것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 중이기 때문에 밀집·밀폐된 시설을 방문하지 않는 자체가 예방법이 될 수 있다"고 내다 봤다.

또 시설에 감염관리 전담직원을 지정해 수시로 환경소독 및 환기를 실시한다는 방침도 어느정도 의미있는 조치가 될 전망이다.

신상엽 교수는 "폐쇄된 공간에서 확진자가 활동하는 내내 비말이 나오는데, 감염자가 2명, 3명으로 늘어나면 공간 내 바이러스 밀도가 높아진다"며 "밀도가 높아지면 아주 잠깐만 다녀가도 감염될 수 있으므로, 환기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사업장마다 환기 시설이나 밀집도, 이용객·종사자 수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의 실효성에 의문을 품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한 애초에 지침만으로 집단 감염을 통제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모든 사회가 자발적으로 기본 원칙을 지켜주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사업장을 운영하시는 분들이 자신의 사업장이 취약한지 여부를 가장 잘 알테니, 국가가 지침을 내리기 전에 선제적으로 나서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집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줘야 한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사실 지침이 집단 감염을 막아주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용자나 종사자들이 손씻기, 기침예절과 같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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