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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극단선택' 시도까지…정신건강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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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전체 피해가정 대상 첫 조사결과 발표
49%가 극단 선택 고민…11%는 극단 선택 시도까지
신체 질환 문제도 정부가 인정한 것보다 많아…"피해 인정 확대 절실"

(사진=연합뉴스)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다가 건강이 악화한 피해자 대부분이 폐 질환 등 신체 건강 문제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중 절반 가까이는 참사 이후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는 18일 오전 서울시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습기살균제 피해가정 전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참사 이후 전체 피해가정을 대상으로 한 피해 실태 조사는 처음이다.

한국역학회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6590명 중 873명(성인 637명, 아동·청소년 23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성인의 경우 우울·의욕저하(72%), 집중력·기억력 저하(71.2%), 불면(66%), 죄책감·자책(62.6%) 등의 정신 건강 문제를 호소했다.

특히 '극단적 선택을 생각했다'는 응답은 49.4%였고, 11.0%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조위에 따르면 이는 일반 인구보다 3배 이상 높은 비율로 '정신건강 고위험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아동·청소년 피해자도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했다. 아동·청소년 15.9%가 극단적 선택을 생각했고, 4.4%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집중력·기억저하(44.4%), 불안·긴장(42.5%), 분노(36.2%), 우울·의욕 저하(34.3%), 불면(24.6%) 등으로 집계됐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겪는 신체 질환 역시 정부가 인정한 종류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성인의 경우 폐 질환(83%), 코 질환(71%), 피부 질환 (56.6%), 안과 질환 (47.1%), 위염·궤양(46.7%), 심혈관계 질환(42.2%), 내분비계 질환(21.3%), 신장 질환(15.3%), 신경계 질환(11.0%) 등을 겪었다.

아동·청소년은 코 질환(86.5%), 폐 질환(84.1%), 피부 질환(65.2%), 안과 질환(49.8%), 위염·궤양(11.1%), 발달장애(7.6%), 신경계 질환(6.8%), 심혈관계 질환(5.8%) 등을 호소했다.

사참위는 "피해자가 겪는 질환이 현 정부가 피해로 인정한 종류보다 훨씬 많다"며 "피해 인정 확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피해자들이 스스로 보고한 설문 조사 결과가 이들의 실제 진료 이용 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참위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를 받아 피해자들이 실제 진료받은 질환과 비교한 결과 성인은 폐 질환(95.4%), 코 질환(90.6%), 피부 질환(86.5%), 안과 질환(71.6%), 위염·궤양(73.4%)으로 설문조사 수치보다 높았다.

아동·청소년의 경우 코 질환(100%), 폐 질환(100%), 피부 질환(97.9%), 안과 질환(93.6%), 위염·궤양(51.1%) 등을 기록했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사참위는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를 '가습기살균제증후군'으로 정의하고 피해자를 위한 '통합치료지원센터'를 구축해 전 생애적인 피해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의 범위 규정과 인과관계 입증책임, 배·보상 규모와 절차 현실화를 실현할 수 있도록 현행 특별법을 즉각 개정할 것을 촉구했다.

사참위 황전원 지원소위원장은 "이번 연구에서도 가습기살균제 피해의 심각성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참사 해결의 단초는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인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의 개정에 있는 만큼 20대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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