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사진=자료사진)
일본을 방문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대상이 된 반도체 소재 거래선을 뚫기 위해 현지 기업인들을 접촉할 것으로 알려졌다.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규제 품목의 공급에 문제가 생겨 반도체 생산 라인에 차질까지 우려되면서다.
NHK는 8일 이 부회장 스스로 거래처인 일본 기업과 재계 관계자와 만나 향후 대응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부회장이 거래처들에 일본 밖에 있는 공장에서 제품을 수출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표적으로 에칭가스 공급사인 일본 스텔라 측과 접촉해 대만이나 싱가포르 공장 물량을 대체 조달하는 방안을 타진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이 체류 일정이나 동선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움직이는 가운데, 강공 모드인 일본 정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물밑에서 현지 업체들을 조용히 접촉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으로 지목되는 소재 가운데 하나는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불순물을 씻어내는 데 쓰는 불화수소다.
수백 개 반도체 공정에서 불화수소가 필요한 공정은 수십 개가 되는데, 국내 기업 재고량은 한 달 치 정도뿐인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화수소는 보관 자체가 상당한 기술을 필요로 하는데, 이 때문에 재고량 자체가 많지 않다. 일본 수출 규제가 길어지면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 보도 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구매팀을 일본에 보내 현지 업체들로부터 공급을 요청했지만, 추가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규제 품목인 포토레지스트 역시 삼성전자의 극자외선(EUV) 공정을 통한 제품 양산을 위해 일본과의 거래가 필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부회장이 오는 10일 문재인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의 간담회를 앞두고 9일 전후로 귀국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지만, 삼성전자 측은 "확인해줄 게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