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우측)가 지난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의 발언에 반발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4일 임시 최고위원회의에서 바른정당계 최고위원(하태경·이준석·권은희)들이 요구한 3개 안건 상정을 거부하며 "정치싸움을 그만하라"고 경고했다. 반대파인 오신환 원내대표는 "반민주적 운영"이라고 반발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임시 최고위에서 국회의원 정수 확대 금지, 이준석 최고위원 기자회견 방해 당직자, 당헌당규 유권해석 등의 안건을 거부했다.
손 대표는 "의원 정수 확대는 앞으로 선거법 개정협상 과정에서 원내대표 책임하에 관련 상임위원들이 해야 할 권한으로 최고위에서 사전 제약을 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유권해석은 대상 규정이 없어, 안건상정의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당직자 징계 요청건에 대해선 상정하진 않았으나 "사무총장이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징계문제를 논의하겠다"라고 언급했다.
앞서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은 손 대표가 선거제 개편에 있어 의원 정수 확대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부분을 문제제기했다. 또 이준석 최고위원이 4·3재보궐 당시 '음주유세'를 했다며 대놓고 항의한 당직자들을 징계요구했다. 유권해석은 최고위원이 요구한 안건을 당대표가 거부할 수 있는지와 관련해 제기한 것이다.
이들은 세개 안건을 상정해야 한다며 전날(23일) 오후 7시 임시 최고위 소집을 요구한 바 있다.
23일 노무현 서거 10주기 추도식 참석차 봉하마을에 간 손 대표는 임시 최고위를 24일로 돌렸다. 그는 "제 일정을 무시한채 밤중에 임시회를 요구하는 것이 도의에 맞는 일이냐"라며 "이런 식의 정치싸움 그만했으면 한다. 다음부터는 임시회 소집요구는 받지 않고 정기회에서 하겠다"라고 말했다.
손 대표의 이러한 결정에 지도부 퇴진 입장인 오신환 원내대표는 "용퇴를 거부하셨다면 당운영이라도 민주적으로 해서 더이상 잡음이 나지 않도록 해달라"고 직격했다. 그는 "당대표가 혼자 해석하고 거부하는건 민주적 운영절차가 아니다, 심각한 당헌당규 위반이고 당을 혼자 운영하겠다는 반민주적 운영이다"라고 말했다.
이준석 최고위원 역시 "최고위 규정 5조는 당대표가 사무총장에게 제출된 안건을 상정한다고만 돼 있을 뿐, 상정을 거부할 수 있는 근거규정이 전혀 없다"라고 지적했다.
권은희 최고위원은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의 발언(손 대표가 평화당과 손잡고 유승민 의원을 축출하려 했다)에 대해 "손 대표가 명확히 밝혀달라"며 재차 항의했다. 그는 손 대표를 향해 "박지원과 통화했나"라고 물었고, 손 대표는 "안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편 손 대표는 하태경 의원의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 발언 논란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당을 둘러싼 갈등과 볼썽사나운 모습을 국민 여러분께 보여드릴 수밖에 없는 현실에 면목없다"며 "어르신에 대한 비하성 발언으로 상처받으신 어르신과 국민여러분께 당을 대표해 진심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에 하 의원은 "어제 손 대표를 찾아뵙고 직접 사과했다. 국민들께 걱정 끼쳐드린 점을 사과 드린다. 정치의 금도를 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90도로 인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