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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배수의 진' 한국당 전략은…이이제이·지역구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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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패스트트랙 '넘지 말아야 할 선'으로 규정
선거구 타격 지역구 여론 등에 업을듯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당내 반대 목소리 포섭
그럼에도 패스트트랙 '강행'?…'장외투쟁' 목소리도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이 여야 4당의 선거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추진을 '넘지 말아야 할 선'으로 규정하며,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서는 등 정치권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한국당은 선거구 타격을 입는 지역구 여론을 등에 업고 필사 저지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합의에 참여하는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당내 반대 목소리도 흡수하겠다는 전략을 짰다. 그럼에도 패스트트랙을 추진할 경우 '장외 투쟁'을 하겠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3월 국회가 멈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자유한국당은 17일 국회에서 이념독재·4대악법 저지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 나 원내대표는 "선거제 개편안을 미끼로 결국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검경수사권 조정 등을 묻지마 통과시키겠다고 하는 여당의 야합정치를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강조했다. 패스트트랙 추진 움직임을 '좌파독재장기집권플랜'이라고도 규정했다.

앞서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4당은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 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이견이 있는 선거법에 대해선 의원정수를 300석으로 유지하되,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혼합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선거제 개편안과 관련 최종 논의에 돌입했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은 '좌파독재', 선거법 개편은 '누더기', 공수처법은 '대한민국판 게슈타포' 등으로 명명하며 반대하고 있다. 그나마 검경수사권 조정은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수사권 조정은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다.

한국당 사법개혁특위 한 관계자는 "버닝썬 사건이 터지고, 사건에 연루된 총경이 정권 실세인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과 연루되어 있다"며 "이 상태에서 진행하는 검경수사권조정은 좀더 많은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런 상태에서 패스트트랙 추진은 절대 불가라는 것이 한국당의 입장이다. 이를 막기 위해 선거제 개편 합의에 참여하는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당내 반대여론을 포착해 설득하겠다는 이른바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을 1단계로 세웠다.

한국당 한 핵심 당직자는 "바른미래당 내에서는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에 이견이 있고, 민주평화당에서는 호남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있다"며 "우선 선거제 개편과 패스트트랙의 불합리성에 대해 적극 설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바른미래당은 지난 14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해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 바른미래당이나 민주평화당 내 호남 의원들 사이에서는 선거제 개편에 따라 지역구가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하는 기류도 있는 상태다.

'지역구 우려 여론'은 한국당의 두번째 핵심 전략이기도 하다. 한국당은 18일 열릴 패스트트랙 의원총회를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로 대체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구 위원장과 함께 선거제 개편 문제점을 공유하고 대응전략을 짜겠다는 것이다.

한국당 김재원 의원이 분석한 선거제 개편 시뮬레이션은 이같은 전략을 뒷받침하고 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여야4당의 합의안대로 개편되면 충청권은 4석, 영남권은 7석, 호남권은 6석 등 각각 감소한다. 지역구 여론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이 한국당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패스트트랙이 강행된다면 한국당으로서는 선택지가 크게 없는 상태다. 정개특위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위원장으로 민주당 8명, 한국당 6명, 바른미래당 2명, 비교섭단체 2명으로 구성돼 있다.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해서는 정개특위 재적의원 5분의 3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한국당을 제외한 12명이 동의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한국당은 애초 '의원직 총사퇴'를 공언했지만, 나 원내대표는 "그럴 각오로 하겠다는 말씀"이라고 언급하는 등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 결국 '장외 투쟁'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강경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당 한 중진 의원은 "상정을 막을 방법이 간단치가 않다. 결국 선택지는 각 지역구로 가서 장외투쟁을 하는 것"이라며 "정부여당이 독재의 길을 가겠다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결국 3월 국회가 마비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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