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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영 "항복하라는 美 관세폭탄, 中 '유커작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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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유커 방미금지 등 맞불카드 만지작
실행까지 한두달…물밑협상 이뤄질것
대공황 우려? 韓, 대중국 투자 줄여가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해영(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미국이 또다시 '중국의 수입품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해서 10%의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 발표를 했습니다. 2000억 달러면 우리 돈으로는 한 223조 원 정도가 되니까 이 중의 10%면 한 22조 되는 금액을 관세로 물리겠다는 얘기가 되는 거죠. 불과 나흘 전에 중국 제품 340억 달러어치에 대해서 25% 추가 관세 물리겠다 발표했던 것까지 더하면요. 한마디로 중국에서 수입하는 물건 절반에 대해서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는 얘기가 되는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추가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원래 있는 관세는 관세대로 있고, 거기에 더 붙이는 겁니다. 이러니까 관세 폭탄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건데요. 이렇게 되자 중국은 '우리도 보복할 수밖에 없다'하면서 맞대응 방침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른바 미중 무역 전쟁이 실화가 되고 있습니다. 지금 아시아 증시부터 출렁이고 있는데 우리도 걱정이죠. 오늘 첫 순서로 짚어보겠습니다.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이해영 교수 만나보죠. 이해영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해영> 안녕하세요.

◇ 김현정> 수치로 몇 퍼센트, 몇 퍼센트 이러면 이게 어느 정도나 관세를 붙인 건지 감이 좀 안 잡혀요. 어느 정도 충격이라고 보면 됩니까?

◆ 이해영> 글쎄요. 이건 매우 초법적인 국제 통상 규범과 법률, 이런 것들을 초월하는 그야말로 전대미문의, 세계 경제사를 통틀어 보더라도 유례가 없는, 매우 급진적이고 과격한 그런 관세 폭탄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 김현정> 지금 쓰실 수 있는 용어를 다 쓰신 것 같아요. 초법적이고 급진적이고 전대미문이고 앞으로도 이런 게 나올까 싶을 정도의 그 정도 관세?

◆ 이해영> 그렇다고 보시면 되죠.

◇ 김현정> 중국에서 수입하는 물건들의 절반에다가 지금 추가 관세를 물렸어요. 그러면 예를 들어서 제가 중국에서 수입한 중국산 가방을 하나 사려고 그래요. 어제까지는 가게에서 10만 원에 팔던 게 이제 이게 적용되고 나서부터는 12만 5000원이 되는 거예요?

◆ 이해영> 그렇죠. 그런데 물론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중국이 미국에 수출할 때 상품 가격이라고 하는 건 원가가 있지 않습니까? 그 원가하고 실제 판매 가격은 다르거든요. 관세는 원가에 매기는 거기 때문에, 판매가격이 실질적으로 얼마가 될지는 품목별로 다 따져봐야 됩니다. 하지만 이 정도면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만큼의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양이 될 겁니다. 특히 총액 규모로 본다면 2500억 달러가 넘는, 그러니까 말하자면 우리나라의 한 해 거의 총 수출 금액의 그 정도에 해당되는, 그러니까 웬만한 작은 나라의 한 해 GDP보다 몇 배 더 많은 만큼의 관세가 매겨지는 거죠.

◇ 김현정> 그렇게 설명해 주시니까 확 와 닿네요. 그 정도 양이 세금으로 물려진다는 거예요. 미국이 이렇게 중국에다가 관세 인상을 압박하는 이유. 표면적으로는 '대(對) 중국 적자가 너무 심하다. 우리 미국 산업을,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이런 건데 맞습니까?

◆ 이해영> 얼핏 보면 지금 이런 조치들이 흔히 시중에서 쓰는 말로 '모두까기'처럼 보이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잘 디자인되고 조율된 그런 어떤 행동으로 볼 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미국의 상품 적자액은 완만하게 감소하는 추세거든요.

◇ 김현정> 오히려 적자폭이 줄어들고 있어요?

◆ 이해영> 네. 크게 보면 줄어드는 추세예요. 그다음에 미국의 서비스 무역 흑자 금액은 꽤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이런 추세 속에서 상품 쪽에만 지금 관세를 매기는 거죠.

◇ 김현정> 그렇죠. 서비스업 쪽은 아니고 상품에 대해서?

◆ 이해영> 서비스는 빠져 있습니다. 금융이라든지. 특히 중국 유커라고 그러죠. 중국인들이 미국 관광으로부터 벌어들이는 수익이 막대합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전혀 언급이 없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중국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는 그런 품목들을 아주 조준해서 관세를 매기고 있는. 그렇기 때문에 잘 계산된 행위인 거죠.

◇ 김현정> 이건 단순히 '지금 우리가 너희 나라에 대해서 적자가 심해' 이런 걸 넘어서서. 앞으로도 중국이 무섭게 G2로 떠오르고 있는데 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누르기 위한 이런 디자인이라고 보시는 거예요?

◆ 이해영> 그렇죠. 지금 마구잡이로 하는 건 아닙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원래 세계 무역이라는 건 틀이 있지 않습니까? 룰이라는 게 있는데 이렇게 마음대로 올리고 내리고 이렇게 결정해버리고 나면 땡인가요? 이게 가능합니까?

◆ 이해영> WTO 규범상으로는 말이 안 되는 거죠.

◇ 김현정> 말이 안 되는 거죠.

◆ 이해영> 그야말로 무법적이고 초법적인 조치인 거죠. 그렇지만 설사 다른 어떤 나라가 WTO에 제소한다 하더라도 그게 판정이 내려질 때까지는 3년, 4년, 5년이 걸릴 텐데. 혹은 그때 되면 트럼프가 계속 대통령 자리에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일단은 질러놓고 그다음에 보겠다는 이야기죠. 그리고 혹시 WTO가 계속 시비를 걸면 그때는 WTO나가겠다는 얘기입니다.

◇ 김현정> 나가버리면 그만이다? 굉장히 막무가내 행동이네요, 그 정도 행동이라면.

◆ 이해영> 막무가내로 보이지만, 말씀드린 것처럼 아주 잘 조준되고 디자인된 그런 조치들이라고 보시면 되죠.

◇ 김현정> 지금 중국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말은 계속하고 있는데. 실제로 행동에는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안 나서는 건지 못 나서는 건지 저는 좀 헷갈리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미국의 대중 수출액이 1500억 달러가 안 되는 수준이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미국 상품이 지금 중국으로 수출되는 게 1500억 달러가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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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영> 네. 그런데 반면에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총 금액이 5500억 달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미국이 하는 것처럼 보복 관세를 매기더라도 매길 데가 없는 거죠.

◇ 김현정> 지금 쉽게 말해서 때린다고 하나요? 막 관세를 때려봐야 미국이 지금 때리고 있는 것의 절반 정도밖에 안 되는 거네요?

◆ 이해영> 절반밖에 안 됩니다.

◇ 김현정> 그런데 사실상 미국은 절반에 대해서만 때리고 있는 건데, 중국에서 우리는 싹 다 100% 하겠다고 하기도 쉽지 않은 거고.

◆ 이해영> 그건 불가능하죠.

◇ 김현정> 그러니까 고민이 깊은 거군요.

◆ 이해영> 그런데 문제는 미국의 서비스 무역 흑자, 흑자액이 상당한데. 사실 또 미국 경제를 받치고 있는 게 이 서비스 무역이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이해영> 지적재산권, 금융, 그다음에 흔히 사업 서비스라고 그러는데 컨설팅, 회계. 여기에 대해서 중국이 '비관세 장벽'을 통해서 보복할 수 있는 방법이 유력하게 남아 있습니다.

◇ 김현정> 비관세 장벽으로 보복한다는 게 무슨 말씀이세요?

◆ 이해영> 이건 눈에 안 보이는 건데, 여러 가지 규제 조치들을 통해서. 예를 들어 유커로 하여금 미국 관광을 못 하게 한다든지.

◇ 김현정> 예전에 사드 때 우리한테 그랬던 것처럼, 여권 자체를 안 내주는 거예요. 미국으로 못 가게 하는 거예요.

◆ 이해영> 그러니까 이 부분은 미국으로서도 상당히 아플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 카드를 하나 만지작만지작거리고 있는 거군요, 중국은.

◆ 이해영> 그걸 준비하고 있을 겁니다.

◇ 김현정> 실행할 거라고 보세요? 아니면 그 전에 그거 가지고 협상을 할 거라고 보세요.

◆ 이해영> 지금 미국이 지금 예고하고 있는 조치들이 실질적으로 실행에 옮겨지기까지 한두 달 정도 시한이 있기 때문에, 이 기간 사이에 여러 가지 물밑 접촉을 할 겁니다.

◇ 김현정> 여러분, 상황은 이렇습니다, 여기까지는. 이 정도만 진행됐는데도 이미 지금 아시아 증시는 출렁거리고 있죠?

◆ 이해영> 네.

◇ 김현정> 우리한테는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 이해영> 아시다시피 중국에 우리 기업 1만 개 이상이 나가 있거든요. 그리고 우리나라는 가장 최대 규모의 대중국 투자 국가이기도 하고요. 지금 중국에서 생산돼서 미국으로 넘어가는 상품 중에 상당 부분 우리 쪽 제품이거나, 우리 기업이 만들었거나, 아니면 부품이 들어가 있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우리 기업에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는 거죠. 특히 자동차라든지 반도체라든지 철강이라든지.

◇ 김현정> 그렇군요. 인건비 문제 때문에 중국에 공장 차린 곳들 많잖아요?

◆ 이해영> 그렇죠. 1만 개 이상이 넘습니다.

◇ 김현정> 아무리 우리 브랜드를 달고 있더라도, 중국에서 만들어서 미국으로 수출하면 그건 중국산이 되는 거죠? 관세 물리는 거죠?

◆ 이해영> 네, 그렇죠.

◇ 김현정> 서로 얽히고 다 설켜 있으니까 지금 아시아 증시가 출렁이고 있는 거고. 또 다른 이유는 '진짜 미중 무역 전쟁이 벌어지면 전 세계가 대공황에 빠질 수 있다.' 이런 소문도 막 돌고 있거든요. 이건 어떻게 보세요?

◆ 이해영> 어떻게 보시면 시한폭탄 같은 거라고 볼 수 있는데, 말씀드린 것처럼 이 규모가 너무나 크기 때문에 웬만한 조그마한 나라들은 바로바로 그냥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한국처럼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나라도 휘청거릴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특히 중국을 가리켜 세계의 공장이라 부르지 않습니까?

◇ 김현정> 거기 공장들이 다 진출해 있기 때문에.

◆ 이해영> 다 휘청거릴 수밖에 없는 구조죠. 이건 미국도 예외가 아닙니다.

◇ 김현정> 그 말씀은 미국 기업들도 중국에 공장 많이 차리고 있다는 얘기잖아요?

◆ 이해영> 그럼요.

◇ 김현정> 미국도 손해를 볼 수 있고 기업에서 항의도 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으 무역 전쟁 벌이는 게 미국에 이게 더 이익이라고 보는 거예요?

◆ 이해영> 지금 이 정도 규모의 관세 폭탄을 때리는 이유는 어떻게 보면 미국이 중국에 항복해라. 무장 해제를 요구하고 있는 거예요, 전쟁으로 따지자면.

◇ 김현정> 항복하라는 게 무슨 말이에요? 어떻게 해야지 항복하는 겁니까?

◆ 이해영> 그러니까 미국이 조금 아프더라도 상품 분야, 특히 제조업 분야에서만큼은 국가의 개입을 통해서 강압적으로라도 미국에 유리하게 돌려놓겠다는 얘기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미중 간의 헤게모니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겠다고 하는 전략적 의사의 표현이기도 한 거죠. 어떻게 보면 '트럼프주의'이고 '미국 제일주의'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 김현정> 그거인 것 같아요. '주도권을 우리가 잡겠다. G2라고 우리한테 함부로 덤비지 마. 우리가 왕이야, 이런. 형님이야.' 이런 느낌?

◆ 이해영> 그런 시도라고 볼 수가 있죠.

◇ 김현정> 무역 전쟁이 언제까지 가고 어디까지 갈까. 해결의 실마리는 없는가. 어떻게 예측하세요?

◆ 이해영> 중장기적으로 볼 때 미국과 중국 사이의 헤게모니 싸움은 없어지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단기적으로 볼 때 당장 이제 한 달, 두 달 말미를 두고 협상을 할 텐데. 그 협상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고. 한 가지 안타까운 건 미국과 중국이라는 초강대국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어떤 헤게모니 다툼에서 우리나라처럼 두 나라를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힘으로 혹은 경제력으로는 어쩔 수가 없습니다, 현재.

◇ 김현정> 우리가 이 싸움 보면서 어떤 걸 할 수 있는 건가요?

◆ 이해영> 이제는 중국의 어떤 값싼 노동력이라든지 이런 기타 등등 이런 요인을 가지고 성장을 가져가는 건 이미 한계에 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중국에 대한 진출을 어떤 의미에서 본다면 재검토할 수밖에 없는. 우리 정부에서도 해외에 나가 있는 투자를 국내로 유턴하게 만드는 여러 가지 새로운 조치들이 있어야 됩니다.

◇ 김현정> 이 기회에 대비책들을 좀 마련할 필요가 있겠네요.

◆ 이해영> 그렇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 이해영>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한신대학교 이해영 교수였습니다. (속기= 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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