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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 양호, 레이더도 멀쩡…왜 사고 못 피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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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안이라 방심, 레이더 정확히 안 봤을 것
- 협수로 수칙 있지만.. '항해 부주의'
- 앉아있던 승객들, 충돌시 충격 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생존자(인서트), 진교중 (전 해군해난구조대장)

 

어제 인천 영흥도 앞바다에서 있었던 낚싯배 전복 사고. 10톤이 안 되는 낚싯배와 300톤이 넘는 급유선이 충돌을 한 겁니다. 앞에서 제가 설명 드렸듯이 교각 사이 협수로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그 폭이 200m밖에 안 됩니다. 큰 배와 작은 배가 하루에도 한 50척씩 그 교각 사이를 지나다녔다고 하는데요. 사실은 예견된 사고가 아니었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물론 구명조끼 다 입고 있었고요. 안전교육도 다 받고 출발했다고 합니다마는 승객들의 잘못이 아닌 거죠, 이건. 이렇게 안전실수가 일어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이런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대형참사가 예견된 거였다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 대부분의 사망자가 배 안에서 발견이 됐습니다. 대피할 틈도 없이 익사를 했다는 얘기가 되는데요. 우선 7명의 생존자 중 1명이 전한 당시 상황 좀 들어보시죠.



[생존자 인서트]
깜깜한 데서 갑자기 무언가가 나타나는 그런 느낌으로 배 앞부분이 확 보이더니 그냥 왼쪽 선미를 들이받더라고요. 충돌하고 몇 초 안 있어서 다 튕겨져 나갔었습니다, 바다로. 저희랑 부딪힌 배를 향해서 계속 살려주세요라고 해서 그물 같은 걸로 해서 저희를 끌어올렸습니다. 저희가 살아도 죄인인 것 같고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아픈데요.

◇ 김현정> 배에는 레이더가 다 있을 텐데. 그리고 당연히 앞을 보면서 선장들이 운전을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어떻게 이런 어이없는 사고가 발생했는지 참 이해가 안 갑니다. 해난사고 전문가세요. 진교중 전 해군해난구조대장 연결을 해 보죠. 진교중 대장님, 안녕하세요.

◆ 진교중>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우선 지금 사고가 발생한 지 25시간이 넘어가는데 실종자 수색작업 어떻게 보고 계세요?

(사진=이한형 기자)

 

◆ 진교중> 실종자 수색을 야간에 조명탄을 쏘면서 바다 위를 쭉 탐색을 했는데 불행하게도 찾지를 못했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생존 여부는 차치하고 일단 구명조끼를 두 분이 입고 있었다면 물 위로 떠올라야 할 거 아닙니까? 그런데 왜 이렇게 발견이 안 되는 거죠?

◆ 진교중> 그게 두 가지로 볼 수가 있는데요. 하나는 선장분은 통상적으로 주로 낚시를 다녀봤지만 구명조끼를 잘 입지 않습니다.

◇ 김현정> 선장들은 보통?

◆ 진교중> 네, 구명조끼를 잘 입지 않는다. 이유는 배 안에 조타실이 협소하기 때문에 잘 입지 않고. 또 한 분은 입었다 하는데 입었으면 바로 오렌지색이기 때문에 바다 색깔은 네이비블루 아닙니까? 배색이 오렌지색이기 때문에 금방 눈에 띄어야 하고 또 그 근처 해역이 망망대해도 아니고 바로 연안이기 때문에 보여야 되는데 보이지 않는다 하는 것은 저는 개인적으로 봤을 때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다라고 보여집니다.

◇ 김현정> 22명이 출발할 때는 분명히 다 입고 있었대요. 확인을 했답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뭐 화장실에 갈 수도 있고 뭔가 다른 이유로 잠깐 벗어놓은 사이에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으니까.

◆ 진교중>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분이 입고 있었다면 반드시 떠야 된다는 말씀이세요, 반드시?

◆ 진교중> 반드시 떠야 됩니다. 왜냐하면 구명조끼는 생사를 불문하고 물에 떨어지면 그 부력에 의해서 반드시 뜨도록 돼 있고. 뜬 것은 그 주변의 어선, 헬리콥터 또 배들이 많이 있었지 않았습니까?

◇ 김현정> 있었죠.

◆ 진교중> 그래서 그분들한테 쌍안경이나 또 다른 어떠한 물체에 의해서 분명히 눈에 보여야 하는데 보이지 않았다. 이것은 좀 납득이 안 갑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반드시 떠야 되는 상황. 그럼 지금 25시간이 지났는데 냉정하게 생존 가능성은 어느 정도나 보세요?

◆ 진교중> 저는 거의 생존 가능성은 없다고 봅니다. 이유는 통상적으로 섭씨 5도에서 10도 사이 해수온도가 될 때 생존 가능성이 2시간. 최대 훈련된 병사가 4시간인데 지금 사고 해역의 해수온도는 7.5도에서 8.5도씨 사이를 왔다갔다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벌써 25시간이 지났는데 생존 가능성보다도 10시간, 10배 이상이 지났기 때문에 저는 생존 가능성은 희박하다. 단, 이분들이 떠밀려서 육지나 섬으로 갔을 때는 가능성이 있지만 지금 그쪽은 육지나 섬쪽도 다 수색이 가능한데 아직까지 발견을 못했기 때문에 가능성이 희박하다 이렇습니다.

◇ 김현정> 기적 같은 상황을 지금은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수색작업은 계속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원인을 좀 보겠습니다. 날씨가 급변한 것 아니냐. 수로가 너무 좁았던 거 아니냐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전문가로서 보셨을 때 종합적으로 보셨을 때 뭐라고 보세요?

◆ 진교중> 저는 항해 부주의로 봅니다. 왜냐하면 출항할 때 시정도 4㎞ 그다음에 파도도 1 내지 1.5. 그다음에 비가 조금 내렸지만, 날씨도 그랬지만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 갑자기 해상에서 기상이 돌변하고 그러지는 않습니다, 연안 쪽은. 따라서 제가 보는 것은 협수로도 배가 다니는 길이 있습니다. 오른쪽으로 붙어서 가라, 왼쪽으로 붙어 가라. 다 GPS도 있고 배에 레이더도 있는데.

◇ 김현정> 잠깐만요, 잠깐만요. 레이더가 큰 배, 300톤급 큰 배야 있었겠지만 그 낚싯배, 조그마한 배에도 있었을까요?

◆ 진교중> 낚싯배도 당연히 레이더 다 있죠.

◇ 김현정> 그래요?

◆ 진교중> 네.

◇ 김현정> 그러면 레이더로 서로 다 봤을 거 아니에요.

◆ 진교중> 그렇죠. 레이더를 활용을 했으면 다 봤죠. 그런데 제가 볼 때는 두 군데 다. 큰 배나 작은 배 두 군데 다 레이더를 정확히 보지 않고 그냥 항해를 하지 않았느냐라는 추정을 해 볼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정확히 주시하지 않고. 연안이니까 방심한 채 항상 지나다니던 길이니까 그냥 갔을 가능성?

◆ 진교중> 네, 그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 김현정> 상황을 가장 정확히 아는 건 선장이겠습니다마는 지금 작은 배의 선장은 실종 상태입니다. 그래서 배에 타고 있던 손님이죠. 생존자 증언이 그나마 실마리가 될 텐데요. 그 생존자의 증언 잠깐 다시 듣겠습니다.

[생존자 인서트]
그냥 새벽이었지 안개가 끼거나 그렇기 때문에 시야가 안 보이고 그런 상황은 아니었어요. 일단 저희가 출항을 해서 한 10여 분 정도 나갔는데 뒤쪽에서 배 모양의 불빛이 있다고 해서 그 얘기를 하고 1-2분 채 안 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전복이라는 자체를 느낄 새가 없이 저희는 튕겨나갔기 때문에. 진행방향에서 왼쪽이요. 그러니까 왼쪽 뒷바퀴, 자동차로 따지면.

3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영흥대교 남방 2마일 해상에서 급유선과 충돌해 전복된 낚싯배를 해경·해군·소방당국으로 구성된 구조단이 실종된 승선원 2명을 수색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김현정> 지금 생존자들의 증언을 잠깐 들으셨어요. 이 생존자 말고도 대부분의 생존자들이 증언하는 게 똑같습니다. 뒤에서 큰 배가 오는 불빛을 봤다. '왜 저렇게 가까이 오지' 하고 1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 들이받혔다 이렇게 얘기를 하거든요. 그러면 결국 큰 배가 뒤에서 오다가 앞에 있는 작은 배를 발견하지 못하고 뒤에서 들이받은 셈이 된 걸까요, 서로 충돌이라기보다는?

◆ 진교중> 그러니까 앞배도 큰 배가 뒤에서 오면 오지 말라 하고 탐조등을 비춘다든지 또는 무전으로 부른다든지 또는 기적을 울린다든지 해서 피해가도록 내가 여기 있으니 피해가라라는 적극적인 신호를 보내야 되고 뒷배는, 큰 배는 앞에 작은 배를 발견했을 때는 속도를 낮추고. 가까워지면 속도를 낮추고 또 오른쪽, 왼쪽으로 변침을 해서 안전하게 통과해야 되는데 둘 다 항해 부주의로 보여집니다.

◇ 김현정> 항해 부주의. 원래 원칙은 뭔가요, 대장님. 원래 교통에 관한 원칙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좁은 수로, 협수로를 지날 때의 원칙은 뭐예요?

◆ 진교중> 협수로를 지날 때 원칙은 안전속도를 유지하고 배가 가까워지면 속도를 줄여서 어떠한 일정거리를 유지하면서 협수로를 안전하게 통과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뒷배가 속도를 낮추고 가까워지면. 또는 내가 너를 오른쪽, 왼쪽으로 추월한다 하고 신호를 보내고. 그러면 그 앞배는 자기가 가던 코스, 즉 침로를 그대로 유지하고 가면서 다른 배가 추월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작은 배가 큰 배한테 길을 내줘야 된다 이런 얘기도 있던데 그건 아닙니까?

◆ 진교중> 우선 그것은 어떤 이야기냐 하면 뒤에서 따라올 때. 또는 마주칠 때. 그러니까 배가 서로 상황을 교차할 때. 이런 때는 그게 적용이 되지만 같은 방향으로 갈 때 앞에 가는 배가 뒤에 큰 배 온다고 피해 주고 이런 건 없습니다.

◇ 김현정> 뒷배가 무조건 속도 줄이고 안전거리 유지해야 되는 거군요?

◆ 진교중>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앞에 배도 적극적으로 신호 보내고.

◆ 진교중> 적극적으로 신호 보내면서 오지 말아라. 내가 지금 여기 있다. 너 조심해라 하고 기적 또는 탐조등. 계속 적극적인 조치를 해야 합니다.

◇ 김현정> 사고원인은 대충 어떤 건지 감이 잡힙니다. 어쨌든 분명한 건 두 배가 충돌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두 배가 충돌을 했다고 해도 사망자가 이렇게까지 많은 게 이해가 잘 안 돼요. 게다가 사고가 나자마자 승객 1명이 112에다 신고를 했습니다. 나자마자, 충돌하자마자 112에 신고를 했고요. 이 승객은 살았습니다. 에어포켓 안에서 대피를 하는 상황 속에서 구조가 됐다고 해요. 그런데 해경은 30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사망자가 많았을까요?

◆ 진교중> 원인은 깔끔합니다. 유조선이 어선에 충돌했지 않습니까? 어선 안의 객실에 낚시하러 가시는 분들이 배가 부두에서 출항해서 목적지까지 갈 때는 선창에서 기다립니다. 기다리는데 배는 자동차하고 달라서 안전벨트도 없고 그냥 쭉 가는데.

◇ 김현정> 앉아계시는 거죠.

◆ 진교중> 네, 앉아계시는데 뒷배가 갑자기 들이받으니까 충격에 의해서 이분들이 배에 있는 구조물과 부딪혀서 외상도 생기고 또 정신도 잃고. 그 상황에서 갑자기 좌현 선미 쪽 수면 하에서 물이 차들어온 겁니다. 그러니까 정신도 몽롱한 상태에서 갑자기 찬물이 들어오니까 이 사람들이 정신을 잃어버린 거죠.

◇ 김현정> 익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 말씀이세요.

◆ 진교중>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분들이 빠져나오기만 했었어도 사실은 30분 만에 해경이 왔고 또 급유선은 멀쩡합니다, 여러분. 300톤급 급유선은 멀쩡해서 바다에 떠 있는 사람들을 이 급유선에서 건져냈습니다. 구조가 될 수 있었을 텐데 그 선실 안에서 전복되자마자 물이 들어오고 정신 잃고. 이 상황에서 익사할 수밖에 없는 안 좋은 상황으로 갔던 거라고 보여지네요. 아무쪼록 실종자 2명이 빨리 발견되기를 우리가 기도하는 마음으로 상황 지켜봐야겠습니다. 대장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진교중>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진교중 전 해군해난구조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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