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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명조끼도 착용했는데…'선창1호' 대형 인명피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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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2-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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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13명 중 11명 뒤집힌 배 안에 갇혔다가 탈출 못해"

3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영흥대교 남방 2마일 해상에서 크레인 선박이 전복사고로 침몰한 낚싯배를 인양하고 있다. 이한형기자

 

인천 영흥도 낚싯배 전복사고로 1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된 가운데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진 원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해양경찰청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3일 오전 6시9분쯤 인천시 옹진군 진두항 남서방 1마일(1.6km) 해상에서 22명이 탑승한 낚시 어선 선창1호(9.77t)가 급유선 명진15호(336t급)와 충돌한 뒤 전복됐다.

당시 생존자 증언과 해경 설명을 종합하면 영흥대로 아래 좁은 수로를 통과해 같은 방향으로 뒤따라오던 급유선이 선창1호의 왼쪽 선미를 들이받으면서 배가 순식간에 뒤집힌 것으로 알려졌다.

선창1호 생존자 서모(38)씨는 "오전 6시쯤 인천 진두항에서 출항 후 10여 분쯤 지나고 일행들로부터 '낚싯배 뒤쪽에서 또 다른 배 모양의 불빛이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며 "그리고 1분이 채 안 돼 급유선이 낚싯배 선미 왼쪽을 들이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서씨는 "갑자기 뭔가 검은, 깜깜한 곳에서 뭔가 나타난 느낌으로 그 배의 앞부분이 보이더니, 배가 가는 방향으로 왼쪽 선미를 들이받았다"고 했다.

선창1호 탑승자들은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도 대형 인명피해가 난 것은 낚시 승객 대부분이 사고 당시 선내에 있다가 배가 뒤집힌 뒤 빠져나오지 못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3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영흥대교 남방 2마일 해상에서 낚시어선 선창1호가 급유선과 충돌해 전복된 가운데, 해경·해군·소방당국으로 구성된 구조단이 실종된 승선원 2명을 수색하고 있다. 이한형기자

 

사고가 나자 승선원 중 한 명이 112에 신고했고, 해경 영흥파출소 구조보트가 최초 신고 접수 33분 만인 오전 6시 42분쯤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했다.

해경 구조대가 도착했을 당시 선창1호 탑승자 22명 가운데 14명이 전복된 배 안에 갇히고 8명은 바다에 빠졌다.

배 안에 갇힌 14명 중 11명이 숨졌고 생존자는 3명에 불과했다. 이들 생존자 3명은 물이 차오르는 배 안에 형성된 '에어포켓'에서 1시간 30분 이상 버티다 극적으로 구조됐다.

나머지 8명 중 2명이 바다에서 표류하다 숨진 채 발견됐고, 4명은 구조돼 생명이 지장이 없는 상태다. 선장 등 2명은 실종돼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다.

박경민 해양경찰청장은 CBS노컷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선내에 갇힌 상태로 그대로 전복되니까 그 상태에서 의식불명이 되고 사망을 한 것"이라며 "물이 들어가는 익수 상태가 되면 (생존하기) 쉽지가 않다"고 밝혔다.

새벽에 출항해 오후 늦게까지 이어지는 낚싯배의 특성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통 바다 낚시는 새벽부터 오후 늦게까지 이어지는데, 낚시객 대부분이 출항 직전 선실과 조타실 아래 마련된 추가 선실에서 '쪽잠'을 자며 미리 피로를 풀기도 한다.

낚시 경력 12년의 권모(42)씨는 "보통 낚시객들은 해경으로부터 인원점검을 받기 전 이미 배에 올라타 쪽잠을 자기 위한 선실 자리를 잡는 경쟁을 한다"며 "첫 포인트로 이동하기 전 휴식을 취하기 위해 많이 그런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선창1호 전복사고는 2015년 9월 15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된 제주 추자도 돌고래호 전복사고 이후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낸 낚시어선 사고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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