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 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맡고 있는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4일 한국을 방문한다.
북한이 도발을 멈춘 지 이 날로 60일째를 맞는데다 북한과 미국의 물밑 협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인 만큼 조셉 윤 대표의 방한에 특히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한미국대사관 주최 행사 등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조셉 윤 대표는 방문 기간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조셉 윤 대표는 지난달 30일 미국외교협회 행사에서 북한이 약 60일간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면 이는 미국이 북한과 직접 대화를 재개할 필요가 있다는 신호라고 말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에서는 북한의 60일 도발 중단이 갖는 의미를 평가하고 북한을 비핵화 대화로 유도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북미간에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물밑접촉에 대한 설명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현재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과 제재 속에서도 관여를 위한 적극적인 신호를 보내는 상황이다.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 대리는 9일 북한을 지옥이라고 비판한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에 대해 "북한에 대한 압박을 극대화하는 것 뿐 아니라 대화에 대한 열망을 표시했다고 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 7일 한미정상 공동 기자회견 때 대북 협상과 관련한 "어떤 움직임"이 있다고 밝힌 적이 있고,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도 지난 10일 "미국과 북한은 메시지가 오가는 2∼3개 채널을 가동하고 있으며, 서로가 결국 '그래, 첫 대화를 할 때가 됐다'고 할 날이 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도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과 한국 국회연설에 대해 "이전과 비교해서 형식과 내용면에서 비교적 절제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통일부 백태현 대변인은 13일 "지난 2014년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 시에는 출국 다음 날부터 조평통 대변인 성명, 국방위 대변인 성명, 외무성 대변인 담화 등을 통해서 즉각적이고 강도 높은 비난공세를 했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출국 3일 후에 북한이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입장을 표명했고, 내용면에 있어서도 지난 9월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성명 등과 비교할 때 군사적 대응 조치와 같은 위협이 없으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인신 비방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물론 북한의 향후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지금 상황은 어쨌든 60일 동안 도발이 멈춰진 가운데 북한과 미국이 서로 주고받으며 대화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미국인 대학생 웜비어의 송환 등 현안 해결을 위해 북미 채널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조셉 윤 대표는 지난달 중순 한국을 방문해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를 한 데 이어, 약 1개월 만에 다시 한국을 방문해 이도훈 본부장을 만나 대북정책을 조율하게 됐다.
북미대화와 남북대화 등 한반도 정세의 국면 전환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