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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조 청소요금 농촌만 2~3배 폭리…청주시 단속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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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부르는대로 돈 줄 수밖에" 피해는 주민 몫...업체 "손해 안나려고"

청주시 미원면 두 단독주택에서 하루 간격으로 각각 받은 정화조청소 요금 영수증. 청소량에 대한 기재도 없이 동일하게 비싼 가격을 받고 있다.(사진=시민 제공)

 

충북 청주의 정화조 청소 업체들이 옛 청원군 지역에서만 2~3배 요금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자체가 관리·감독에 아예 손을 놓으면서 바가지요금의 피해는 읍·면 지역 주민들만의 몫이 되고 있다.

청주시 미원면의 한 단독주택에 홀로 사는 A씨는 최근 상당구청에 정화조 청소 가격을 확인하고 화를 참을 수 없었다.

해마다 4~5만 원을 업체에 지불해왔는데 조례에 정해진 가격은 5인 기준인 1t에 1만 4,000여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A씨는 "가격을 듣고 업체에 문의하자 그 가격에는 못 올뿐더러 다른 업체에도 항의를 받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며 "혼자 살거나 둘이 사는 노인들이 대부분인 시골 마을에서는 업체가 부르는 대로 돈을 줄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30일 청주시에 따르면 현재 청주시 농촌 지역 13개 읍·면을 담당하는 정화조 청소업체는 5곳이다.

업체들의 청소 가격은 모두 비슷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미원면의 또다른 마을은 주민 전체가 업체 한 곳을 선정해 2년에 한 번씩 정화조 청소 작업을 맡기고 있다.

이 같은 고육책에도 불구하고 할인된 가격이 한 집당 3만 5,000원으로 조례로 정해진 가격보다는 무려 2배가량 비싸다.

해당 마을 이장은 "마을 20여 가구가 한꺼번에 계약해 좋은 가격에 협의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마저도 비싸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업체들이 농촌 지역에서만 심하게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업체들은 읍.면 지역은 거리가 먼데다 수거 할당량까지 정해져 있어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가격을 비싸게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옛 청원군 지역은 시내 지역과 달리 하루 수거 할당량이 정해져 있어 업체 운영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며 "정화조는 정확한 수거량을 잴 수 없는 등의 문제로 지역마다 암묵적인 가격대가 형성돼 있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청주시는 통합 당시 옛 청원군 업체의 가축분뇨 비율을 높여 손해를 보전해줬기 때문에 가격을 높여 받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일부 업체들이 행정구역 통합된 지 3년이 넘도록 사업 구역이 통합되지 않은 것을 빌미로 주민들에게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는 얘기다.

사정이 이렇지만 청주시는 단속은 커녕 업체들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사업구역 통합에도 소극적인 모습이다.

실제로 최근 3년 동안 추가 요금과 관련해 적발된 정화조 청소 업체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청주시의 한 관계자는 "수거량과 가격이 맞지 않다는 정확한 피해 신고가 접수돼야 과태료 부과가 가능하다"며 "사업구역 통합과 관련해서도 여러번 업체와 협의를 거쳤지만 사업 여건 등이 달라 최대한 서로가 손해보지 않는 선에서 각자 구역을 지켜가며 운영중"이라고 해명했다.

농촌 지역 주민들을 울리는 바가지요금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시급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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