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훈련 참관.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습적인 베네수엘라 침공에 북미대화와 그에 따른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해오던 정부는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북한의 핵에 대한 집착을 강화해 한반도 비핵화 구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5일 외교부는 베네수엘라 사태에 대해 "민주주의가 회복되고 대화를 통해 베네수엘라 상황이 조속히 안정되기를 희망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이어갔다. 일부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한미동맹을 고려해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하는 기조를 택했다.
이번 베네수엘라 공습은 중남미에서 영향력을 확대해온 중국을 향한 경고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응당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 있어야 하고, 정확하고 올바른 전략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패권주의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중국 외교부 또한 "미국의 행위는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규범을 명백하게 위반하고 있다"며 연일 날선 비판을 이어가는 중이다.
다만 외교가에서는 이번 사태가 미중관계에 '직접 변수'가 되진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시진핑 국가주석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직접 언급했다.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에게 베네수엘라 사태가 대만 문제와 같은 직접적인 도전 요소는 아니다"라며 "중국이 중남미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던 건 사실이지만 미국과 직접 충돌하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전선을 확대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 구상이 요원해질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훈련 자리에서 핵능력을 강조하며 "그것이 왜 필요한가는 최근의 지정학적 위기와 다단한 국제적 사변들이 설명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사태를 핵무기 고도화에 대한 명분으로 언급한 셈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국의 군사작전은 북한에게 비핵화 협상에 대한 극도의 불신과 북중러 반미연대의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마두로의 생포는 김 위원장에게 '핵 포기는 곧 자살행위'라는 인식을 더 결정적으로 각인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 외무성은 전날 "불량배적이며 야수적인 본성"이라고 미국을 비난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지 않으며 수위를 조절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동아시아연구원(EAI) 대담회에서 "김 위원장의 입장에서 계속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제안을 거부하는 것은 큰 도전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북미 협상 가능성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