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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회고록 출간…"탄핵 책임자, 보수 아닌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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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편에서 끊임없이 개혁하는 것이 보수"

보수진영의 대선 후보를 두 번 역임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자서전을 통해 “이번 탄핵 사태의 주된 책임자는 탄핵을 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라고 밝혔다.

 

이 전 총재 측이 21일, 22일 출간되는 ‘이회창 회고록’의 주요 부분을 소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이 전 총재는 “본인(박 전 대통령)의 말대로 억울한 점이 있을 수 있지만 헌법재판소는 그에게 책임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탄핵 사태의 책임자로 박 전 대통령 자신을 지목했다. 회고록은 이 전 총재가 3년간에 걸쳐 직접 작성했다.

이 전 총재는 두 번째 책임자로 ‘새누리당’을 거론하면서, “새누리당 지도부는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의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당 관리 체제에 유유낙낙 순응하면서 한 번도 제대로 직언하지 못하는 나약한 행태로 최순실 일당이 대통령을 에워싸고 국정을 농단하는 기막힌 일을 가능케 했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을 창당한 이 전 총재가 탄핵 사태를 바라보는 착잡한 심경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새누리당의 자유한국당의 전신이다.

그러나 그는 “침통한 심정을 금할 수 없었다”면서도 “그렇다고 이번 사태가 보수주의의 책임인 것처럼 야당이나 일부 시민세력이 보수주의를 공격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정말로 책임지고 반성해야 할 사람은 보수주의의 가치에 배반한 행동을 한 정치인들이지 보수주의가 아니다”(2권 101쪽)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치인 박근혜와 그의 측근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차단하지 못한 보수 인사들의 책임이지 보수주의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는 문제의식인 셈이다.

무려 3800 페이지에 달하는 이 전 총재의 회고록은 1, 2권으로 나뉘어 구성됐다. 1권에서는 ‘대쪽 판사’, ‘쓴 소리 총리’라는 별명을 안겨준 그의 올곧은 성품이 유년기 시절부터 형성됐음을 대표적 일화가 포함돼 있다. 학창 시절 불필요한 농담으로 수업시간을 때우던 선생님에게 항의한 일, 젊은 남녀를 희롱하던 깡패에 맞서 싸우다가 코뼈가 부러진 일화 등이 소개됐다.

2권에서는 YS(김영삼 전 대통령)의 삼고초려로 정치에 입문한 뒤 잇따른 대선 패배, 절치부심으로 자유선진당을 창당하기까지 정치인으로서 파란만장했던 삶이 온전히 녹아 있다. 필마단기로 정치판에 뛰어들어 ‘3김 청산’을 내세우며 벌였던 치열한 정치공방,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인연, 대통령 후보로서 당해야만 했던 갖은 중상모략에 대한 ‘해명’도 담겼다.

특히 14대 대선에서 석패를 안긴 DJ(김대중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대목도 있다. 정권을 빼앗긴 뒤 야당 대표로서 ‘의원 빼가기’ 등을 당했던 일화들이 소개돼 있다. 그는 DJ의 햇볕정책에 대한 반대를 재확인하면서 “보수는 대북 지원과 협력을 북의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의 폐기와 체제 개방·개혁과 연계시키는 상호주의의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2권 98쪽)고 주장한다.

탄핵 사태로 풀이 죽어 있는 보수정당에는 ‘혁신’이 주문 됐다. 이 전 총재는 “보수는 항상 정의의 편에 서 있어야 한다”면서 “보수의 이념과 정체성을 지키면서 미래를 향해 끊임없이 자기 개혁의 길을 가는 것이 진정한 보수의 모습”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책을 쓰게 된 동기에 대해 “내가 대선에 패배하여 패자가 되면서 승자의 역사만이 남고 패자인 야당의 역사는 역사의 기록에서 실종되고 기억조차 되지 않는다”며 “뒷날의 공평한 역사 평가를 위해서도 야당의 역사를 제대로 남겨야 한다는 의무감도 회고록을 쓰게 만든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1권 7쪽 머리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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