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구속 나흘 만에 이뤄진 첫 '옥중 조사'에서도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며 조서도 꼼꼼히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달 중순 박 전 대통령 기소를 앞두고 여러 차례 구치소 출장조사를 통해 혐의 내용을 탄탄하게 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5일 사정당국 등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의 첫 구치소 조사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8시 40분까지 10시간 40분가량 진행됐다. 지난달 21일 박 전 대통령을 11시간 조사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한 서울중앙지검 한웅재(47·사법연수원 28기) 형사8부장이 신문을 맡았다.
신문 자체는 오후 5시가 조금 안 돼 끝났는데, 이후 박 전 대통령은 간단히 저녁 식사를 하고 피의자 신문조서 검토에 상당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검찰은 조사를 시작하며 구치소 일과 등을 고려해 오후 6시께 조사가 끝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조서를 보고 수정하는 시간 등을 포함해 3시간 가까이 더 길어졌다.
박 전 대통령은 구속되기 전 검찰청사에 나와 조사를 받은 지난달 21일에도 밤 11시 40분부터 다음날 오전 6시 54분까지 조서 열람에만 7시간 넘게 쏟은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이렇게 조서를 충실히 따져보는 건 결국 이 내용이 향후 자신을 향한 '칼날'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라는 게 법조계 안팎의 분석이다.
피의자 신문조서가 향후 법정에서 증거로 쓰일 수 있으므로 불리한 문구나 문맥 등을 최대한 줄이려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이후 각종 의혹에 대해 자신은 모른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해 온 박 전 대통령은 구치소 조사에서도 입장에 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뇌물수수·직권남용 등 주요 혐의의 사실관계와 박 전 대통령의 입장을 확인하는 데 주력한 검찰은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 이달 중순 기소를 목표로 몇 차례 더 출장조사를 할 계획이다. 구체적혐의와 범죄사실을 확정하기 위한 '다지기' 작업 차원이다.
두 번째 출장조사는 6일로 예정돼있으며, 이날도 한웅재 부장검사가 구치소로 가는 게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