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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구속] 구속된 前 대통령의 3인3색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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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내 책임"·전두환 "협조 못 해"·박근혜 "송구"

최근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 입구에 박 전 대통령이 서게 될 포토라인이 설치된 모습. (사진=박종민 기자)

 

'포토라인'은 국민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힐 수 있는 자리다.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과 장관 등 정무직 공무원은 물론, 공인이라면 예외없이 '포토라인'에서 자신의 범죄 행위에 대해 소명하는 것이 국민들에 대한 '예의'로 인식된다.

전직 대통령이라면 그 '책임'은 더 무거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31일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고 구속된 헌정 사상 첫 전직 대통령으로 기록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앞서 노태우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구속되고 이어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구속됐지만, 이들은 1997년 영장심사 제도가 도입되기 이전에 구속됐다.

이들 3명의 전직 대통령이 '포토라인'에서 국민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남겼는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 노태우 "책임은 나에게 있다"

노 전 대통령은 1995년 11월 1일 전직 대통령 가운데 첫 '피의자' 신분으로 대검찰청에 출두했다. 5000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였다.

그는 포토라인에 서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합니다"라고 한마디만 남긴 채 조사실로 향했다.

이후 같은달 15일 한 차례 더 검찰 조사를 받은 노 전 대통령은 이튿날 오전 7시쯤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그는 구치소에 수감되기 전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며 "여러분 가슴에 안고 있는 불신 그리고 갈등, 모두 내가 안고 가겠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 '골목성명' 전두환 "협조하지 않겠다"

전 전 대통령은 같은해 12월 1일 검찰 출석 통보를 받았다. 12·12 쿠데타를 일으키고 5·18 민주화운동을 유혈진압해 군형법상 반란수괴 혐의의 '피의자' 신분이었다.

하지만, 그는 다음날 오전 9시 서울 연희동 자택 앞에서 측근들을 대동하고 이른바 '골목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다분히 현 정국의 정치적 필요에 따른 것이라고 보아 저는 검찰의 소환요구 및 여타의 어떠한 조치에도 협조하지 않을 생각입니다"라고 말한 뒤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도주했다.

앞서 검찰이 같은해 7월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논리로 전 전 대통령 등에게 '공소권 없음' 처분을 하자 비난 여론이 거세졌고, 국회는 그를 겨냥한 5·18특별법을 만들었다.

이에 전 전 대통령은 '정치적 탄압'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골목성명을 발표한 다음날 곧바로 체포됐다. 검찰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수갑을 채우지 않고, 호송차로 사용하던 대우 르망 대신 '로열 프린스' 차량에 태워 압송했다.

이후 전 전 대통령은 안양교도소에 수감된 상태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30일 헌정 사상 전직 대통령 신분으로는 처음으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박근혜 '묵묵부답'

박 전 대통령은 30일 오전 10시 20분쯤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도착했으나 포토라인을 그냥 지나쳤다.

'국민께 어떤 점이 송구한가', '뇌물혐의를 인정하나', '세월호 인양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가' 등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을 외면했다.

삼성그룹으로부터 300억 원 상당의 뇌물을 받고, 대기업들을 압박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원의 출연금을 강제 모금하고, 청와대 문건을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유출하는 등 모두 13개 혐의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앞서 그는 지난 21일 검찰 조사를 받기 전 포토라인에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며 29자의 짧은 메시지만 남겼다.

결국 헌정 사상 첫 '파면'된 박 전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송구하다'는 한마디 말만 남기고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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