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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첫 '탄핵 반대 집회'…시민과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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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3-08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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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광경이라 놀랍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을 이틀 앞둔 8일 전주에서 호남 첫 '태극기집회'가 열렸다. (사진=김민성 수습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을 이틀 앞둔 8일 호남지역 첫 태극기 집회가 전북 전주에서 열렸다. 집회를 지켜보는 시민들은 "처음 보는 광경이라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전북본부는 이날 오후 전주 오거리 광장에서 태극기 집회를 열고 "헌법재판소는 탄핵을 각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500명, 경찰 추산 250명이 참여했다.

전주한옥마을을 행진하는 '태극기집회' 참가자들. (사진=김민성 수습기자)

 

◇ '동원됐다' vs '자발적이다'

차에 앉아 집회를 지켜보던 김수영(51) 씨는 "지역정서와는 이질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전북에도 박근혜 정권을 추종하는 세력이 있다니 놀랍다"고 말했다.

김옥(53·여) 씨도 "저 사람들이 정말 전주에 사는지, 진정 자발적으로 나온 건지 의심스럽다"며 고개를 갸웃했다.

집회에 참가한 한성희(38·전주시) 씨는 "대한문 앞에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는데 전주에서 태극기 집회를 한다니 감격적이다"며 "전라도에서는 태극기를 들려면 목을 내놓아야 하는데 대한민국 국민이 태극기를 드는 게 뭐가 어떠냐"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윤경(69·여) 씨는 "경상도에서는 전라도 사람들 대부분 빨갱이라고 하지만 빨갱이도 다 같은 우리 민족이다"며 "뭐든지 용서하고 화합하고 싶어서 부산에서 왔다"고 말했다.

박철균 탄기국 전북본부장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타 지역민 동원설'에 대해 "타 지역에서 집회를 열 때 내가 한 번씩 갔더니 그분들이 보은하러 온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전라북도는 전라인민공화국'이라는 말을 떨쳐내기 위해 일부러 전주에서 집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태극기집회' 참가자들과 전주시민 간에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도 자주 목격됐다. (사진=김민성 수습기자)

 

◇ 집회 참가자와 전주시민 간 충돌 이어져

박 본부장은 지역민과의 충돌 가능성에 대해서도 "만약 오늘 시민들과 주최 측이 부딪치면 전라북도는 오늘 완전히 깨진다고 봐야한다"고 했다. 그러나 시민과 집회 참가자 사이에는 수차례 잡음이 일었다.

태극기 행렬이 경원동 인근을 지날 무렵 신모(57·남) 씨가 "왜 태극기를 욕먹게 하느냐, 왜 태극기를 앞세우느냐"며 집회 행렬을 향해 고성을 질렀다. 일부 집회 참가자들이 신 씨에게 욕설을 하고 덤벼드는 등 살벌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신 씨는 "태극기로 때리려고 하고 욕하는 것 다 보지 않았느냐"며 "저런 사람들이 태극기를 흔들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씩씩댔다.

르윈호텔 앞을 지날 때는 한 여성이 "사건을 만든 건 우리나라 대통령"이라며 행렬의 선두를 가로막았다. 군복 차림에 선글라스를 착용한 한 남성이 여성에게 달려드는 것을 경찰과 시위대가 막아서며 겨우 분위기가 진정됐다.

한 운전자가 행진하는 시위대 옆을 지나며 오랫동안 경적을 울리자 집회 참가자들이 달려가 차 문을 두들기며 욕설을 쏟아내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가 시민을 자극하는 광경도 목격됐다. 집회 참가자 일부는 버스정류장에 서 있던 시민들에게 다가가 "지금 대통령이 문제가 아니다"며 대화를 시도했으나 "버스도 못 타게 한다"는 원성에 물러났다.

집회는 이날 오후 5시 40분쯤 전주종합경기장 인근에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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