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지난 6일 오후 4시 52분쯤 대전시 서구 둔산동 보라매공원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무릎과 손 등 사이에는 일장기와 욱일기가 꽂혀 있었다.
평화의 소녀상에 일장기와 욱일기를 꽂은 A(19)군은 경찰에서 "나는 그냥 한국이 싫다. 일본인이 되고 싶다. 일본을 좋아한다. 관심을 끌고 싶었다"며 순순히 관련 사실을 인정했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7. 3. 6 [단독] "한국이 싫다" 평화의 소녀상에 일장기·욱일기 꽂은 10대)A군은 왜 하필이면 '평화의 소녀상'에 '일장기'와 '욱일기'를 꽂았을까.
A군은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직접 일장기와 욱일기를 꽂은 당사자인가"란 질문에 몇 초 정도 머뭇거리더니 "그게 무엇이 잘못인가"라고 반문했다.
전문가는 "A군은 옳고 그른 것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대다수 사람과 다르게 적립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남대 경찰학과 박미랑 교수는 "일본 소녀상은 역사적으로 상징하는 바가 있는데 A군은 역사의식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잘못된 행동에 대한 정의가 잘못돼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이 서지 않고 아전인수격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기준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가져다 쓰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사회적 정의가 잘못 형성되면 이런 행동뿐만 아니라 다른 범죄 가능성도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관심을 끌고 싶었다"는 A군의 발언에 대해선 극단적인 행동을 통해 '영웅'이 되고 싶은 심리를 표출한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경기대 범죄심리학 이수정 교수는 "소녀상은 굉장히 상징성이 있는 존재인데 그것을 공격할 경우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어차피 영웅이 될 방법이 없는 현실에 대한 불만이 있는 사람들이 영웅이 되고, 주목을 받고 싶기 위해 돌발 행동을 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을 좋아한다"는 말에서 '샤이친일'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A군이 생각하는 일본이란 굉장히 관념주의적일 것"이라며 "동경은 할 수 있겠지만 동경하는 것과 한국에 대한 반한 감정이 동등하다고 볼 순 없다"고 답변했다.
전문가들은 공통으로 '헬조선'으로 퍼진 반한 감정도 원인으로 지목했다.
헬조선, 사회와 지도층에 대한 혐오감 같은 것이 10~20대 청년층에 많이 퍼진 만큼 기존의 가치 체계에 대한 반감, 반작용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 것이다.
한 전문가는 "한국에서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성취할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한국이 싫을 수 있다"며 "자기와 비슷한 개념과 정의를 공유하는 집단에서 마음의 안정 찾으며 그러한 것들이 점점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