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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더 크게"…돌아온 공포의 신입생 대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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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반복·장기자랑 악습…"대학 생활 처음부터 너무 고되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개강을 맞아 대전 한 사립대 모 학과가 진행한 대면식 자리에서 신입생들은 처음 보는 선배들 앞에 서서 몇 번이고 자신의 이름을 외쳤다.

선·후배가 얼굴을 익히기 위한 자리였지만, "다시", "더 크게"라는 선배들의 말에 신입생들은 소리를 질러가며 이름을 말했다.

뒤이은 자기소개 시간에는 느닷없이 "장기자랑을 3개씩 준비해보라"는 선배들의 지시가 떨어졌다.

신입생들은 10분 남짓한 시간에 장기자랑 3개를 급하게 준비해 선배들에게 선보였다.선배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며 다른 장기자랑을 요구했다.

이어진 술자리. 몇몇 선배가 소주와 맥주를 섞어 술잔을 돌리기 시작했다.

"전부 다 마셔라"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분위기에 눌린 신입생들은 술잔을 거부할 수 없었다.

이런 사실이 해당 대학과 연관된 SNS 페이지를 통해 알려지자 "아직도 이러는 학과가 있느냐"며 학내 여론이 들끓었다.

당시 대면식 자리에 참석한 한 학생은 "신입생 때 내가 당했으니 너희도 당해보라는 심보인지 대체 왜 이런 분위기와 문화를 만들어가야 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며 "대학 생활이 처음부터 너무 고되다"는 말로 심경을 전했다.

개강을 맞는 매년 이맘때면 나오는 대학 내 군기잡기 악습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대전의 한 국립대는 선배인 학생회 한 간부가 후배들을 상대로 행사 참석을 강요하고 집합을 걸었다가 집단 반발을 샀다.

이 간부는 후배들이 예정된 견학 행사에 잇따른 불참을 통보하자 폭언을 일삼고 급기야 집합까지 걸었다.

대전의 한 대학 군사계열 학과에서는 선배에게 이른바 '얼차려'를 받은 후배 10여 명이 병원 치료를 받는 일도 있었다.

"생활 태도가 느슨하다", "기강을 잡아야 한다'는 게 얼차려의 이유였다.

대전 모 대학 패션학과에서는 후배가 선배의 얼차려에 항의하다 서로 주먹다짐을 벌이기도 했고 대전 모 대학에서도 수업시간에 졸았다는 이유로 학회장이 후배들에게 일명 집합을 걸어 물의를 빚기도 했다.

군기잡기 악습을 바라보는 대학 내 구성원들은 심각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생은 "후배들을 아껴주는 선배들도 많은데 대학 구성원 모두가 싸잡아 비난당하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충남대 인권센터 관계자는 "군기문화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적극적으로 신고하고 불합리한 조직 문화에 대한 구체적 행동요령 정립 등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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