궂은 날씨에도 역대급 규모가 예상되는 제5차 촛불집회에선 성난 민심을 반영하듯 박근혜 대통령 ‘하야’나 ‘퇴진’ 등의 구호뿐만 아니라 ‘구속’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5차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효자로 인근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26일 오후 5시 현재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는 주최측 추산 약 35만명이 모인 가운데 눈비가 그치면서 집회 참가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이날 집회에선 지난 1~4차 때처럼 하야나 퇴진 등의 구호가 주로 등장했지만 ‘구속하라’는 손팻말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일부 참가자들은 청와대를 에워싸는 ‘인간띠 잇기’ 행동을 위해 청와대에서 불과 200m 떨어진 지점까지 다가가 “박근혜를 구속하라”거나 “이제는 항복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는 박 대통령이 국민 절대 다수의 퇴진 요구를 묵살하고 새누리당 주류 친박계까지 여기에 사실상 동조하면서 촛불민심을 계속해서 자극해왔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박 대통령과 관련한 추가 의혹이 계속 터져나오는 가운데 ‘탄핵시계’가 드디어 카운트 다운에 들어간 것도 퇴진에서 구속으로 요구 사항을 높인 요인이 됐다.
26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 5차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26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 5차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야당 잠룡들도 이날 집회에서 구속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발언 수위는 이전보다 끌어올렸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경제 망치고 안보 망쳐온 가짜 보수 정치세력을 거대한 횃불로 모두 불태워 버리자”고 했고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지금이 바로 세상이 바뀌는 걸 막고 개인 욕심을 취하는 기득권 정치를 깨부술 때”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특권부패집단 모두가 부역자이며, 여전히 2/3가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새누리당 역시 국민 심판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