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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차병원그룹'의 치졸한 언론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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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고객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최순실, 최순득 씨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그로인한 정권유착으로 각종 정부정책 수혜와 국고 지원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차병원그룹 계열 차움병원. (사진=박종민 기자)

 

차병원그룹 관계자와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만난 것은 14일 오후 5시였다.

이 관계자는 이날 오전 CBS 노컷뉴스 측에 먼저 연락을 해 최근 ‘거짓 해명 의혹’을 사고 있는 김상만 현 대통령 자문의와 관련된 중요한 제보를 하겠다고 말했다.

◇ 최순실과 A社, 결탁 의혹?…확인되지 않은 위험한 주장

김 원장은 2014년 2월까지 차병원 계열 차움의원에서 안티에이징(노화방지) 전문의로 근무하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그리고 최씨의 언니인 최순득씨를 진료했다.

2013년 8월에는 대통령 자문의로 위촉됐으며 이듬해 3월에는 A사로 자리를 옮겼다.

김 원장은 특히 이병석 초대 주치의와 김원호 초대 의무실장은 물론 서창석 후임 주치의의 통제도 받지 않고 박 대통령을 독대 진료한 의혹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는 인물이다.

하지만, 이 관계자의 설명은 어찌 된 일인지 '차병원 그룹은 최순실 일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내용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차경섭 차병원그룹 이사장의 사위인 이정노 전 차움병원장의 소개로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를 알게 됐다'는 김상만 원장의 언론 인터뷰를 의식한 발언으로 보였다.

또, 차병원 바이오연구소에서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와 192억 원에 달하는 국비 지원, 그리고 체세포 복제 배아연구에 관한 조건부 승인 등도 모두 특혜가 아니라고 강변했다.

의혹을 제기한 언론과 일반 국민 정서와는 한참 벗어난 주장이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차병원그룹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는 시간이 흐르면서 확인되지도 않은 다소 위험한 발언을 이어갔다.

"김상만 원장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지시로 A사로 자리를 옮겼을 가능성이 있다"

"김 원장이 A사로 옮긴 이유는 그쪽 사업을 통해 뭔가 이권을 챙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2014년 3월 이후 A사가 진행한 사업에 정부 특혜가 있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진=자료사진)

 

◇ 여론의 비난 피하기 위한 물타기 전략…"실망스러워"

차병원그룹이 A사와 최순실씨의 결탁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물론 확인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적어도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된 차병원그룹에서 꺼낼 이야기는 아니다.

노골적인 'A사 흠집내기'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이런 이야기가 시중에 나돌면 A사 입장에서는 큰 타격을 받으리라는 것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차움의원은 그동안 박 대통령 '대리 처방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왔다.

하지만 최근 서울 강남보건소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최순실 씨와 언니 순득 씨의 진료기록부에서 '청', '안가', 'VIP', '대표'라는 박 대통령을 뜻하는 듯한 문구가 30번 가량 나온 사실을 확인했다.

차움의원 역시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국민 앞에 ‘거짓’을 말한 셈이다. 그만큼 차병원그룹이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A사가 마치 큰 비리가 있는 것처럼 언론에 흘리는 이 관계자의 행태는 지금의 곤혹스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물타기 전략'으로 보였다.

그는 또 '최순실씨가 입국하기 하루 전에 김 원장이 차움의원에 전화를 걸어와 황당한 요구를 했다'고 전했다.

이 역시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진심의 발로라고 받아들이기는 힘들었다.

'김 원장의 부도덕성'을 우회적으로 드러내 차병원그룹으로 쏠린 여론의 따가운 시선과 수사에 대한 압박을 피하기 위한 얄팍한 술책이라는 느낌을 떨쳐내기 어려웠다.

차병원그룹의 현실 인식은 참으로 답답하고 실망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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