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종 비서실장 (사진=윤창원 기자)
이른바 '봉건시대' 발언으로 국회 위증 논란에 휩싸인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이 내년 예산안 심사를 위한 국회 26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수모를 당했다.
이원종 비서실장은 지난 21일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통령 연설문 수정 등 최순실 씨의 국정 개입 의혹을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력 부인했다.
하지만 지난 25일 박근혜 대통령 본인 입을 통해 의혹은 사실로 확인됐고, 졸지에 이 비서실장은 위증 혐의를 받게 됐다.
26일 예결위에 출석한 이 실장은 이날 회의에서 부분 출석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회의장에 계속 남아 있지 않고 개회 때 잠깐 자리를 지킨 뒤 청와대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태년 의원은 "예산안 심사 때 각 기관장 출석은 의무이고 위원장과 3당 간사 허가 없이 이석은 불가하다"며 자리를 계속 지킬 것을 요구했다.
김태년 의원은 이 실장이 자리를 지켜야 할 사유와 관련해 최순실 씨 국정개입 의혹도 거론했다.
이에 새누리당 간사인 주광덕 의원이 이 실장을 거들고 나섰다.
"예산안 심사와 관련해 실제로 비서실장이 답할 내용이 많지 않은 만큼 기존 관례대로 비서실장의 이석을 허용하자"는 것이었다.
특히 주광덕 의원은 "최순실 씨 관련 의혹으로 국정이 혼란스러운 만큼 이 실장이 청와대로 돌아가 사태 수습을 진두 지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이 오히려 이원종 실장에게 화가 됐다.
국민의당 간사인 김동철 의원은 "운영위 국정감사 때 봉건시대 발언을 보면 이 실장은 현황 파악을 전혀 못하는 분이고 청와대에서도 겉도는 분"이라고 말했다.
김동철 의원은 "이 실장은 청와대에서 비서실장 자리만 유지하는 분이어서 청와대로 돌아가봐야 할 일이 없을 테니 예결위 자리를 지키는 게 맞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예결위원장인 민주당 김현미 의원은 "이 실장 이석은 위원장과 3당 간사 양해를 얻지 못했다"며 "언제까지 자리를 지켜야 하는지는 간사 간에 논의하라"고 논란을 매듭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