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을 사제총기로 쏴 살해한 성병대(46)가 구속된 상태에서도 자신의 SNS에 경찰과 부동산 업자를 비방하는 내용의 사진과 영상 게시물을 올린 것으로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드러났다.
경찰이 성 씨에게 휴대폰를 사용하도록 허락해 벌어진 일로 성 씨가 자신의 SNS에 있는 내용을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을 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중요 증거품을 건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사진=성병대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 구속된 성병대 SNS에 게시물 2건 올려
23일 오전 11시 39분쯤 성 씨의 SNS 계정에 돌연 사진 1장과 동영상 1개가 게시됐다.
성 씨는 지난 21일 살인혐의 등으로 영장이 발부돼 현재 구치소에 구속 수감된 상태다.
현행법 상 피의자가 구속되면 경찰서 산하 구치소에 핸드폰과 담배 등 소지품은 모두 영치되지만 어쩐 이유에선지 성 씨의 SNS에 게시물이 올라 온 것.
확인 결과, 성 씨의 SNS에 올라간 동영상은 '××부동산 사장, 경찰'이라는 제목으로 한 남성이 화장실을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 몰래 촬영됐다.
또 다른 하나의 사진은 성 씨가 자신의 지인과 주고받은 문자내용으로 문자에는 '주인한테 얘기해서 보증금을 달라고 해라', '집주인에게 좋은 일 시키는 꼴' 등의 내용이 담겼다.
(사진=성병대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앞서 19일 성 씨는 동네 부동산업자 이모(67) 씨를 둔기로 내려쳤고 출동한 경찰관에게는 사제 총을 쏴 살해했다.
성 씨는 체포된 이후로도 "부동산 사장이 누나에게 집을 소개해줬는데, 그 집으로 가면 가스폭발사고로 내가 암살될 수 있었다"고 말하는 등 부동산업자에 대한 반감이 컸다.
또 평소 자신의 SNS에 '경찰의 살인누명 음모를 알고 있지만 생활고로 인해 경찰과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2~3일 안에 경찰과 충돌하는 일이 있을 것' 등의 글을 다수 게시하는 등 경찰에 대한 반감과 범행 예고를 수차례 해왔다.
이런 성 씨가 구속수감 와중에 또 다시 경찰과 부동산업자가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내용의 비방글을 올린 것이다.
이같은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경찰은 다시 성 씨를 시켜 해당 계정에서 게시물을 내리라고 했다.
이에 대해 성 씨를 조사하고 있는 서울 강북경찰서 관계자는 "이날 오전 성범대의 범행동기 등에 대해 조사하던 중 SNS에 어떤 내용을 올렸냐고 보여 달라는 과정에서 성 씨에게 휴대전화를 넘겼고, 그 틈에 성 씨가 자료를 게시했다"고 말했다.
◇ 별일 아니라는 경찰, 증거인멸까지 했다면?이날 성 씨가 SNS에 글을 올린 것에 대해 경찰관계자는 "조사 중에 있었던 일"이라며 "직원들이 SNS에 능숙치 않아 맡겼고 게시된 글도 별 내용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앞서 범행 전부터 성 씨가 자신의 SNS에 경찰과의 충돌을 암시하는 내용을 수차례 게시하는 등 계획범죄였다는 증거를 올린 상황에서 휴대전화를 건네받은 성 씨가 그런 증거들을 충분히 지울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경찰은 조사를 받고 있는 살인 피의자에게 휴대폰을 건네 줘 직접 계획범죄임을 증명하는 증거를 찾으라 한 격이었고 그런 피의자는 두 건의 게시물까지 SNS에 올린 것이다.
해당 게시물은 30분 넘게 성 씨의 SNS에 게시됐고 뒤늦게야 이를 확인한 경찰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 조치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조사 중에 있었던 일"이라며 이번 사건을 단순 해프닝으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하지만 앞서 올해 4월에는 서울 송파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된 살인피의자가 유치장 안에 일주일 가까이 흉기를 지니고 있다가 뒤늦게 적발되는 일이 발생하는 등 경찰의 엉성한 피의자 관리실태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