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기자들의 취재 뒷 얘기를 가감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공무원 시험 준비생이 정부청사에 침입해 시험성적과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사건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소방공무원 시험 채점 오류로 합격자가 뒤바뀌면서 공무원 시험의 신뢰도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소방공무원 공채 필기시험에서 담당자의 실수로 인한 채점 오류로 합격자 6명이 뒤바뀌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터졌다.
국민안전처 중앙소방학교는 소방공무원 경력경쟁채용 필기시험 합격자 발표 명단에서 오류를 확인해 서울지역 소방전공분야 합격자 24명을 재공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시험 채점 오류로 합격자 중 4명(남 2, 여2)이 불합격 처리되고, 불합격자 중 6명(남4, 여2)이 합격으로 정정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문제는 채점 오류가 시험 채점 담당자의 실수에서 비롯됐지만 어떤 교차 확인 시스템도 없없다는 점이다.
중앙소방학교 윤순중 학교장은 "시험을 관리하는 중앙소방학교 인재채용팀 담당자가 3과목 총점을 평균으로 환산하면서 OMR 리더기의 데이터를 엑셀 시트에 옮기는 과정에서 실수를 해 합격자가 뒤바뀌게 됐다"고 밝혔다.
담당자가 실수를 했더라도 교차 확인하는 시스템이 있었다면 합격자 명단 정정이라는 오류를 피할 수 있었을텐데, 소방관 공채 필기시험에서는 가장 기초적인 교차 확인 시스템조차 없었다.
또 만에 하나 시험 채점 담당자가 부정을 저지르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면 얼마든지 합격자를 조작할 수 있는 구조였다는 점에서 이번 소방관 채점 오류는 총체적인 시험관리 부실 문제를 드러냈다.
더욱이 이같은 합격자 정정 사실이 중앙소방학교의 자체 점검에서 드러난 것이 아니라 불합격자 3명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드러났다는 점에서 더 충격적이다.
만약 불합격자들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면 합격자 6명이 뒤바뀐 미증유(未曾有)의 이번 사건은 그냥 덮이고 말았을 것이다.
공시생이 정부청사에 침입해 시험성적과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충격적인 사건에 이어 이번 소방관 공채 시험 채점 오류 사건이 터지면서 공무원 시험 신뢰도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유례 없는 취업난 속에 공무원 시험 응시생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이어 터진 허술한 공무원 시험관리 문제가 연일 도마 위에 오르면서 공시생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공시생들은 엄정하게 관리돼야 할 공무원 시험 관리에 큰 구멍이 뚫린 것에 대해 충격을 감추지 못하면서 SNS를 통해 공무원 시험 관리의 문제점에 대해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국가 공무원 시험은 국가가 관리한다는 점에서 공시생들은 물론 국민들은 공무원 시험 관리에 허점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고 공무원 시험에 대해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왔다.
그런데 공무원 시험 관리에 잇따라 큰 허점이 드러나면서 이같은 신뢰에 금이 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공무원 시험의 신뢰도 제고를 위해 각종 공무원 시험 전반에 대한 철저한 점검을 통해 공무원 시험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또 이번 중앙소방학교의 경우처럼 각 기관이 자체적으로 관리하는 공무원 시험에서도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도록 국가 전체적으로 표준화된 시험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