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표창원 후보 (사진=박종민 기자)
20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이 '동성애로부터 대한민국을 지켜야 한다'는 새로운 이슈를 등장시켰다. 지난 9일 김무성 대표는 용인시 죽현마을 중앙공원에서 열린 새누리당 이상일 후보 지원 유세에서 "동성애를 찬성하는 후보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나라꼴이 어떻게 되겠느냐. 동성애는 인륜을 파괴하는 것"이라며 해당 지역구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표창원 후보를 집중 겨냥했다.
표창원 후보는 2012년 블로그를 통해 동성애를 옹호하는 미국 팝가수 레이디 가가의 내한공연 반대 움직임을 비판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해 기독교 단체와 시민단체들까지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등 논란은 커지고 있다. 표창원 후보의 과거발언을 정리하며 관련 쟁점을 살펴봤다.
◇ 표창원 동성애 차별 반대 발언, 왜 나왔나?문제가 된 발언은 표 후보가 2012년에 레이디가가의 내한 공연을 반대하는 교계를 비판하는 블로그 글에서 비롯됐다.
2008년 데뷔한 레이디 가가는 MTV 비디오 뮤직어워드, 그래미상 등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휩쓴 미국의 유명한 가수다. 그는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공연으로 세계적인 이목을 끌어왔다. 동시에 그는 동성애 커플 결혼의 주례를 서고, 동성애자 군복무 금지 폐지 등을 주장하는 등 동성애 인권운동을 해왔다.
2012년 4월 27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레이디 가가의 월드 투어 첫 공연을 두고, 일부 기독교단체와 시민단체는 "그가 평소 무대에서 동성애를 옹호하고 선정적인 퍼포먼스를 보였다"며 공연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에 대해 표창원 후보는 '독단적이고 전체주의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 "성적 소수자 차별해선 안 돼" vs "동성애는 사회적으로도 죄악"
당시 그가 내세웠던 주장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그는 동성애를 성적 소수자로 인정하고 차별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블로그에서 "동성애가 범죄로 규정된 적 없고,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법에서 소수자 차별을 금지하는 나라에서 동성에 차별 공격 웬 말이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현재 일부 기독교 단체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한민국사랑종교단체협의회는 지난 8일 성명서를 통해 "동성애를 옹호하는 가수 레이디가의 공연에 반대한 기독교인을 비판한 것은 기독교를 비롯한 건전한 성문화를 바라는 많은 국민들에게 분노를 안겨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 "공연예술의 표현의 자유 존중해야" vs "퇴폐적이고 선정적인 공연 해로워"표창원 후보가 제기한 또 다른 쟁점은 '표현의 자유' 문제다. 그는 2012년 블로그에서 일부 기독교 단체의 공연 중단 요구가 "표현의 자유 혹은 집회 및 결사의 자유에 해당하지 않고, 종교의 이름과 위력으로 행해지는 탄압"이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또 "레이디 가가의 공연이 동성애자 숫자를 늘린다는 보고는 어디에도 없다"면서 "날조된 주장을 통해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아티스트의 공연 중단을 요구하고, 그 예술성과 진보적 주장 및 사회공헌을 폄훼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반론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독교와 다른 시민 단체는 어린이과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들어 표창원 후보를 비판하고 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6일 논평을 통해 "레이디 가가는 엽기적이고 선정적인 상업 공연을 펼쳐왔다. 모방심리와 성적 호기심이 강한 청소년들에게 성적 방종과 문란을 부추기는 공연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 논란은 여전…동성애 '지지'와 동성애 '차별 반대' 사이정리하면, 표창원 후보가 직접적으로 동성애 자체를 옹호하고 지지하는 발언을 한 적은 없다. 그는 "동성애를 성적 소수자로 인정하고, 이들을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표 후보는 지난 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사회적 약자인 성소수자를 차별과 혐오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중에 교회나 성도들의 명예나 신심을 손상케 한 언행이 있었다면 반성하고 회개한다"고 밝혔다.
표창원 후보측은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본인도 모태신앙을 가진 기독교 신자이다. 따라서 성경에서 금지한 동성애가 이 사회에 확산되는 것에 반대한다. 동성애를 지지하고 옹호하는 게 아니라, 동성애라는 이유로 사회적으로 차별하는 것에 반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선거기간에 4년 전에 있었던 일부를 편집하고 단순화시켜서, 기독교 세력과 후보 자신을 이간질하고 정치적인 공세로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