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마구치 파 vs. 고베 야마구치 파 대결
- 일본 최대 야쿠자 야마구치 파, 조직원 2만 3천여명, 1년 수입 무려 96조엔
- 1984년 전면전 때 25명 사망, 민간인 70여 명 중경상
- 상당수가 재일동포 출신.. 중간 보스의 대부분이 재일동포였던 적도 있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3월 9일 (수)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유재순 대표 (JP 뉴스)
◇ 정관용> 지난해 일본 최대의 야쿠자 조직이 둘로 갈라졌답니다. 그런데 이들이 최근에 집단적인 무력충돌을 시작했는데 일본 경찰마저도 이걸 ‘야쿠자 간 항쟁이 시작됐다’ 이렇게 공식 인정을 하는 모습이에요. 거창하게 항쟁이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신경을 곤두세우는 양상인데 그 배경, 어떤 건지 JP 뉴스의 유재순 대표를 연결해 봅니다. 유 대표님 나와 계시죠?
◆ 유재순> 네, 안녕하세요. 유재순입니다.
◇ 정관용> 어떤 조직하고 어떤 조직이 충돌하는 거예요?
◆ 유재순> 정확히 표현을 하자면 항쟁이라기보다는 분열로 인한 계파 즉, 파벌싸움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원래 야마구치 안의 현재 야마구치의 조장, 일반적으로는 오야붕이라고 부릅니다. 시노다 겐이치 조장이 거느리고 있는 고도카이파하고 그 대칭점에 서 있는 야마켄구미가 최근 몇 년 동안 서로 회비상납 문제와 본부이전 문제로 내분을 겪어왔는데요. 그러다가 지난 1월에 시노다 조장이 야마켄쿠미 간부 이노우에 등 5명을 절연과 파문을 시켰습니다. 이를 계기로 야마켄구미가 야마구치파를 탈퇴해서 새로 고베-야마구치구미를 결성함으로써 현재 두 파가 서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정관용> 그러면 그냥 야마구치구미하고 고베-야마구치구미 이렇게 돼 있다, 이거예요?
◆ 유재순>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고베-야마구치구미는 기존 야마구치구미에서 떨어져 나온 거다?
◆ 유재순> 그렇죠.
◇ 정관용> 이게 일본 야쿠자 조직 가운데 제1등, 2등 이렇게 되는 겁니까? 조직 규모가?
◆ 유재순> 3대 야쿠자 조직이 있는데요. 3대 야쿠자 조직이 야마구치구미가 있고요. 이나카와카이라는 조직이 또 하나 있습니다. 그리고 스미요시카이라는 3대 야쿠자 조직이 있는데 이중에서도 야마구치구미가 가장 큽니다.
◇ 정관용> 최대 조직이 분열했고 그들이 싸운다.
◆ 유재순>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분열의 배경이 아까 뭐라고 그러셨죠? 상납급?
◆ 유재순> 네, 그렇습니다. 야마구치구미의 역사가 꽤 길기도 하고요. 올해로 딱 100주년이 됐습니다.
◇ 정관용> 100년.
◆ 유재순> 네. 1915년에 항구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조직돼서 오늘의 야마구치구미가 형성됐는데요. 그리고 이들의 내분양상이 좀 복잡합니다. 왜냐하면 하루아침에 일어난 문제가 아니고요. 현재 야마구치구미의 조장 시노다가 제6대 조장이 된 것은 2005년입니다. 그리고 지난 10여 년 동안 야마구치구미를 이끌어오면서 일본 전국 산하조직의 중간 보스에 해당하는 자신의 간부인, 자신의 파인 고도카이 사람을 대부분 임명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일명 상납금에 해당하는 본부에 바치는 회비가 너무 많다는 불만이 산하조직, 특히 이번에 탈퇴한 야마켄구미 조직원들 사이에서는 팽배해 있었는데요. 바로 이 같은 불만이 야마켄구미의 탈퇴를 계기로 해서 전면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정관용> 그 야마구치구미의 조직원 숫자는 몇 명 정도 되는 거예요?
◆ 유재순> 전체 2만 3천여 명이 됩니다.
◇ 정관용> 2만 3천이요?
◆ 유재순> 네. 전국 조직에 있기 때문에요. 조직원들이 2만 3천명입니다.
◇ 정관용> 우리나라 조폭규모하고는 이게 비교가 안 되네요.
◆ 유재순> 비교가 전혀 안 되죠. 규모도 다르고 또 재정 상태라든가 조직원 시스템도 전혀 다릅니다. 조직상태도.
◇ 정관용> 이들은 직접 자기들이 무슨 기업체 같은 것도 만들고 이렇게 합니까?
◆ 유재순> 그게 1992년도에 폭력단 조직법이 성립되면서 회사도 세우고 주식회사도 외부상으로는 그렇죠. 외견상으로는 그렇긴 한데 내부적으로 활동하는 것은 야쿠자 활동이 구체적으로 야쿠자 활동이고요. 그렇지만 외견상 보기에는 시스템적으로는 주식회사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 정관용> 제일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건 어느 쪽입니까? 유흥업소 관리 이런 게 전통적이라면 마약 이런 것도 합니까? 어떻게 됩니까?
◆ 유재순> 야쿠자들이 주로 하는 일들이 마약, 갈취. 그러니까 마약 같은 경우는 밀매죠. 그리고 회비인데요. 지금 같은 현재 상태로서는 마약 밀매라든가 이런 건 거의 블랙마켓이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고요. 대부분 갈취나 회비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정관용> 일본 경찰 또 일본 정부마저도 바짝 긴장한다. 이런 보도를 우리 언론들은 하고 있거든요. 실제로 그렇습니까? 이들의 내분 대립 양상이?
◆ 유재순> 네, 그렇습니다. 왜 그러냐면 일본이 예를 들어서 야마구치구미의 이번 파벌싸움도 전국에 72개 산하조직이 있습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대로 조직원들이 2만 3천여명에 달하고요. 그뿐만 아니라 가장 일본 정부와 경시청이 주시를 하고 있는 것이 2013년도에 밝혀진 통계를 보면 야마구치구미의 1년 매출액이 96조엔입니다.
◇ 정관용> 96조원도 아니고 엔?
◆ 유재순> 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무려 960조원이 넘는데요. 말하자면 조직뿐만 아니라 그 조직을 일시에 움직일 수 있는 재정이 막강하기 때문에 당연히 일본 정부나 경시청도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정관용> 이들의 조직간 세력다툼의 양상은 어때요? 막 총이 난무하고 이럽니까?
◆ 유재순> 전면전이 벌어지면 총뿐만 아니라 일본도라고 하죠? 그 긴 칼도 나오고 흉기란 흉기는 전부 나옵니다.
◇ 정관용> 최근에 그런 싸움 과정에서 희생자들이 어느 정도나 생겼어요? 최근에 있었던 사건 좀 소개 해 주세요.
◆ 유재순> 84년도부터 87년 사이에 전면전이, 일본 전국에서 유혈사태가 벌어진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일본 야쿠자 25명이 사망했고 그리고 경찰을 포함한 민간인 70여명이 중경상을 입은 대참사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 정관용> 민간인도 피해를 당해요?
◆ 유재순>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84년에서 87년, 그때가 가장 격렬했던 전국적 내분이었습니까?
◆ 유재순> 네. 그렇기 때문에 92년도에 폭력단 대책법이 만들어진 것이고요.
◇ 정관용> 폭력단 대책법 만들어진 후에는 그런 일이 없었어요?
◆ 유재순> 지금까지는 그런 전면전이라든가 큰 싸움은 없었습니다. 물론 복수를 하기 위해서 총으로 사람을 살해한다든가 이런 경우는 간간히 있었고요. 그렇지만 이렇게 조직적으로 전면전으로 나선 예는 없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 정관용> 그럼 이번 싸움이 그때처럼 그렇게 전국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봅니까? 일본 내부의 언론의 평가는 어때요?
◆ 유재순> 지금 일본 언론뿐만 아니라 일본 경찰들은 제2의 전면전이 될 수 있다고 가정 하에서 지금 비상대책을 세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정관용> 그럼 일반 지역주민이나 상인들도 굉장히 불안해하겠는데요.
◆ 유재순> 네, 그렇습니다. 왜 그러느냐면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야쿠자 25명 그리고 민간인 70여 명이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상가 같은 경우는 지역경찰들과 비상연락망을 이미 조직했고요. 그리고 지역 학교라든가 통행로 이런 경우도 변경을 한 일부 지역이 있습니다, 실제로. 그리고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구체적으로 비상조직망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오늘 야쿠자 문제로 모신 김에 어디서 공식적으로 확인한 그런 통계는 아닙니다마는 인터넷에 떠도는 자료를 보면 일본 야쿠자의 한 20%가 재일교포다. 두목급, 오야붕의 한 10% 정도가 한국계다, 이런 얘기 나오던데 이거 어디서 확인된 자료입니까, 어떤 겁니까?
◆ 유재순> 그건 문서상에도 나와 있어요. 일본 경시청이 조사한 자료에도 나와 있고 그리고 제가 80년대, 90년대 일본 야쿠자를 집중적으로 취재한 적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때 중간 계층의 간부는 대부분 재일동포였고요.
◇ 정관용> 대부분이요?
◆ 유재순>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1세대라고 할 수 있죠, 그분들은. 현재 3, 4대 출신들은 중견 간부들은 거의 없고요. 중간 간부들이 가령 예를 들어서 야마구치의 제2인자도, 지금 그분은 사망을 했습니다. 제2인자도 80년대에는 재일동포 출신이었습니다. 그래서 중간 보스라고 하죠. 지방이라든가 중앙본부의 중간 보스는 거의 다 재일동포라고 하는 말들이 많이 떠돌았고 실제로도 통계상으로도 40%가 재일동포인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 시기가.
◇ 정관용> 그래요?
◆ 유재순> 네.
◇ 정관용> 그러면 사실 인구대비나 이런 걸로 봐서는 재일교포들이 야쿠자 조직에 상당히 많이 들어간 것 아니겠습니까?
◆ 유재순> 과거에는 그랬습니다.
◇ 정관용> 왜 그렇게 된 건가요?
◆ 유재순> 이건 좀 역사적으로 재일동포 차별 문제가 다시 대두될 수밖에 없는데요. 1945년도에 태평양 전쟁이 끝난 후에 일본 열대가 사실, 열도 전체가 폐허가 된 상태에서 재일동포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쓰레기를 줍거나 고물상 혹은 곱창집이라든가 파친코 등밖에 없었는데요.
그런 부류의 일부 중에는 연예계나 스포츠계로 진출한 재일동포도 있습니다. 하지만 화이트컬러를 상징하는 일반 기업에는 아예 재일동포를 뽑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인들이 기피하는 지저분하고 체력소모가 많은 일들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그 가운데 힘깨나 쓰고 체력이 좋은 사람들이 야쿠자 조직에 들어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야쿠자들이 중견 간부가 되기 위해서 예를 들어서 잔인한 일을 한다든가 갈취를 할 때 기물을 부순다든가 폭행을 한다든가 이런 궂은일에는 재일동포들이 전면전에 나섰다고 그럽니다. 그래서 그 공으로 인해서 중견간부까지, 그러니까 지역 조장이죠. 중간 보스가 될 수 있었다고 그 증언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 1세대 그때에 비해서는 많이 줄어들고는 있는 거죠, 그래도?
◆ 유재순> 상당히 많이 줄어들었고요. 지금은 자진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야쿠자가 된 재일동포도 있지만 자진해서 야쿠자가 된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 정관용> 그나마 다행이네요. 그나저나 이렇게 어마어마한 규모의 야쿠자. 이거 완전히 일본에서 발붙이지 못 하게 할 수는 없는 겁니까? 일본 정부가 그거 못 해요?
◆ 유재순> 그런데 그게 못 하는 게요. 사실은 제가 한 에피소드를 소개하자면 2011년도 3월 11일에 지진이 일어났지 않습니까? 동북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그때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했을 때 그 죽음의 도시에 들어간 사람들이 사실 야쿠자였다고 합니다.
◇ 정관용> 아, 그런 일까지 해요?
◆ 유재순> 야쿠자들이 그 사지에 아무도 들어가는 사람이... 전문가, 예를 들어서 원전의 전문가조차도 들어가지 못 하는 사지에 트럭을 몰고 가장 먼저 들어간 사람이 야쿠자인 걸로 드러났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공생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100여 년 동안 일본인들과 공생을 해 왔고요. 그리고 맨 처음에는 서민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정부하고 공생관계가 되지 않으면 사실 이 정도로 클 수가 없는데’라는 추정을 했는데 말씀 들어보니까 그렇군요.
◆ 유재순> 네. 그렇게 해 왔기 때문에 이번에 정치적으로 공생을 해왔기 때문에 한꺼번에 일시에 없앨 수는 없습니다.
◇ 정관용> 맞아요.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유재순>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JP 뉴스 유재순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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