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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 장악한 중앙대, 쿠데타 같은 일 벌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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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과제 전면폐지, 韓대학사 유래없어
- 황우여 '취업대학론', 기만적 교육정책
- 청년실업, 대학보다 정부실책이 원인
- 재단, 박범훈 영향력 활용 의혹 제기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누리 (중앙대 교수대표 비상대책위원장)


학사구조개편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중앙대학교가 검찰 수사까지 받으면서 연일 시끄럽습니다. 학교측이 내년도부터 학과제를 폐지하고 단과대학별로 신입생을 모집한다는 학사구조 선진화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교수들과 학생들의 거센 반발을 샀는가 하면, 일이 마무리도 되기 전에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지냈던 박범훈 전 중앙대 총장이 집권남용 의혹에 휩싸이면서 검찰의 칼날은 중앙대학교를 향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대기업이 대학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대학과 경쟁력 강화를 표방했던 중앙대학교. 지금 이렇게 내홍과 격랑에 휩싸인 상황을 학내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중앙대 교수대표 비상대책위원장인 김누리 교수를 연결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박재홍의 뉴스쇼 전체듣기]

◆ 김누리>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교수대표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계신데, 이 비대위는 학사구조 개편 문제로 구성된 거죠?

◆ 김누리> 네, 그렇습니다. 학사구조 개편이라는 굉장히 중요한 작업을 하는데, 대학 구성원들인 교수와 학생의 의사를 전혀 묻지 않고 이런 일을 밀어붙인데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서 구성된 조직이죠.

◇ 박재홍> 현재 재단에서는 학사구조개편을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요.

◆ 김누리> 일단 학과제를 전면적으로 폐지하겠다는 것은 한국 대학사에 처음 있는 일이거든요. 그래서 단과대학별로 신입생을 모집한다 하는 안은 저희와 일절 상의도 없이 또다시 공지를 해 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분들이 과연 대학구성원들과 협의해서 새로운 학사구조개편을 하려고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대단히 회의를 가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 박재홍> 그러면 예전처럼 국문과나 영문과 이렇게 학생들이 구분될 수 없는 상황입니까?

◆ 김누리>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게 해서 생기는 문제는 뭐가 있다고 보세요?

◆ 김누리> 순수학문이나 인문사회과학, 소위 지금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이분들이 이야기하는 학문영역이 제대로 성장하기가 쉽지 않겠죠.

◇ 박재홍>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스스로 없어지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이를테면 대학에 국문과도 없어질 수 있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 김누리> 그런 상황 또한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겠죠.

 


◇ 박재홍> 학사구조개편은 갈등의 핵심이고. 또 다른 대학에서도 주목하고 있지 않습니까? 어떻게 될 것 같으세요? 교수님.

◆ 김누리> 이 모든 문제의 진원은 교육부 장관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황우여 장관이 교육부 장관이 된 이후에 소위 취업대학론이라는 걸 계속 펼치고 다니세요. 그래서 취업이 학문보다 우선하며, 대학구조는 앞으로 취업을 중심으로 재편해야 된다, 이런 말씀을 하시고 있거든요. 이것은 대단히 기만적인 교육정책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 박재홍> 그런데요. 요즘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이 안 돼 가지고 많은 고통을 겪고 있는 학생들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 김누리> 옳은 말씀이죠. 지금 취업문제가 너무나 큰 사회적 문제임은 분명하고요. 대학에서 취업에 적합하게 학생들을 가르치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다라는 말에는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취업이 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국가에서 청년 실업에 대한 적절한 정책적 조치를 취하지 못한 데 가장 큰 원인이 있는 것이고요. 전사회적으로 국가, 사회, 대학이 공동의 책임으로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되는 것인데, 그것을 대학의 탓으로 일방적으로 돌리는 것은 굉장히 큰 문제가 있습니다. 기업에서 역대 최고의 수익을 내면서도 여전히 고용 확대는 하지 않고, 고용을 할 경우에도 비정규직이나 아주 좋지 않은 일자리만을 인턴이니 아르바이트니 하는 방식으로 하면서 노동을 착취하는 현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이죠. 지금 취업률을 기준으로 대학을 개편하겠다는 발상은 전세계 어디에도 있을 수 없는 이야기죠. 대학을 평가하는데 취업률을 가지고 평가하는 대학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 박재홍> 대기업인 두산이 중앙대학교를 인수하지 않았습니까? 그러한 학내 환경도 이러한 취업제일주의를 부추긴 면도 있다고 보십니까?

◆ 김누리> 물론이죠. 지금 기업이 거의 구매하는 방식으로 장악한 대표적인 대학이 성균관대학교와 중앙대학교죠. 그 대학에서 지금 이러한 취업대학론이라는 교육부의 정책에 대해서 가장 앞서서 따르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인 것이죠.

◇ 박재홍> 현재 학사구조개편 문제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 같고요. 곧 이어서 박범훈 전 총장이 연관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박범훈 전 총장이 중앙대학교 캠퍼스 통폐합 과정에 특혜를 준 혐의에 이어서 또한 중앙대 교수임용과 대학원 입시까지 개입한 단서가 포착된 것인데, 교내에서는 이런 의혹들을 보시면서 어떤 반응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 김누리> 사실 박범훈 총장이 재직시에 여러 가지 소문들이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정도까지 여러 분야에서 이런 불미스러운 일들이 있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거든요. 걱정이 큽니다.

◇ 박재홍> 소문이라면 어떤 소문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 김누리> 지금 이야기하신 그런 것들이죠.

◇ 박재홍> 그리고 박 전 총장이 퇴임 후에도 학교 재단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런 의혹도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누리> 오히려 학교 재단이 박 전 총장의 영향력을 일정하게 활용하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그런 이야기들이 많이 있죠.

◇ 박재홍> 많은 문제를 지적해 주셨는데요. 기업과 대학, 문화가 다르고 조직 돌아가는 논리가 다른데. 그렇다면 최근 벌어진 학사 제도 개편 문제도 이런 문제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렇게 보시는 건가요?

◆ 김누리> 네, 그런 것이죠. 지금 중앙대에서 벌어지는 일은 한국 대학사에서 초유의 쿠데타라고 저는 생각을 해요. 학문단위 중에서 가장 중요한 학과를 전면적으로 폐지하는, 학과전면폐지안을 내면서 교수와 학생 누구와도 논의하지 않았다.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죠. 한국 대학이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왔는지 정말 할 말을 잃을 지경입니다.

◇ 박재홍> 그러면 지금 위기의 상황. 중앙대가 바로잡기 위해서는 어떤 조치가 필요할까요?

◆ 김누리> 기업이 들어와서 제일 먼저 한 일이 총장 직선제를 없애고, 총장·학장 모두를 학교에서 임명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교수들이 목소리를 낼 공간 자체가 없습니다. 대학은 그런 곳이 아니죠. 가장 민주적인 방식으로 운영돼야 할 대학이 기업적 방식으로 운영되는 게 핵심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불투명한 음모적이고 밀실에서 이루어지는 결정들이 반복돼 왔고. 거기에 박범훈 총장의 문제도 있었다고 생각하고요. 이번에 이루어진 이러한 놀라운 소위 학사구조개편안이라는 것이 나오게 된 과정도 바로 그 불투명성과 비민주성에 근본 원인이 있다고 보는 거죠.

◇ 박재홍> 학내 구성원들을 뜻을 모아서 대학과 대화를 나누겠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누리> 고맙습니다.

◇ 박재홍> 중앙대 교수 대표 비상대책위원장인 김누리 교수였습니다.

[박재홍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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