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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서 살아볼래?"…청년과 지역 잇는 '베이스캠프'[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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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최근까지 추진된 '행정통합'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에게 '작은 지역'의 존재 이유와 방향성에 대한 과제를 남겼다.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추진된 거대화의 흐름 속에서, 작은 지역들은 도리어 흡수와 소멸을 걱정해야 했다. 행정통합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입에서 나오는 가운데, 지역의 가치를 어떻게 보존할지에 대한 논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있다.
대전CBS는 위기의 동네로 불리는 작은 지역에서 단단히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 '작은 지역'의 잠재력을 확인하고, 이 지역들이 앞으로 어떻게 다뤄져야 할지 모색해본다.

[인구감소지역의 재발견③]

▶ 글 싣는 순서
① "농촌이 쉼터라고요? 제겐 최고의 '사업 무대'입니다"
② 쫓기던 서울살이 '로그아웃'…파도와 가족이 있는 로컬 '로그인'
③ "지방에서 살아볼래?"…청년과 지역 잇는 '베이스캠프'
(계속)

'베이스캠프'는 등반하는 산악인들에게 안전하고도 든든한 기지 역할을 하는 곳이다.
 
충남 홍성에도 '베이스캠프'가 있다. 홍성에서 새로운 도전이라는 '등반'에 나서는 초보 창업가 또는 예비 창업가들을 위한 공간이다.
 
김만이 대표를 비롯해 이 베이스캠프를 채우고 있는 홍성 창업가 커뮤니티 '집단지성'의 구성원들은 지역에서 나홀로 창업을 하며 겪은 시행착오와 고립감을 공통분모로 만나, 후배 창업가들과 함께 뛸 결심을 했다고 한다.
 
홍성 창업가 커뮤니티 '집단지성'의 김만이 대표. 김정남 기자홍성 창업가 커뮤니티 '집단지성'의 김만이 대표. 김정남 기자

"함께 뛸 동료가 없다"…성장의 문턱에서 겪은 깊은 고립감

김만이 대표(사진) 또한 새로운 도전을 위해 홍성을 찾은 '서울사람'이다.
 
그런데 포부와는 달리, 당장 어디서 지낼지부터가 현실로 닥쳤다고 한다.
 
도시에는 여러 형태의 공간이 있지만 지역은 그런 면에서는 제한적인데다 연고도 없고 정보도 없어 더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연고가 없는 청년이 지역에 찾아들 때 '거처'부터가 진입장벽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그때 했다고 한다.
 
사업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매출이 오르던 2~3년차 무렵에도 위기는 있었다.
 
"협업을 하든 경쟁을 하든 함께 나아가는 사람이 있어야 같이 성장도, 경쟁도 하며 선순환이 이뤄질 텐데 그런 부분에서 깊은 고립감을 느꼈습니다. 지역은 서로 간 거리도 멀고 정보가 통하지 않고 하다 보니 스스로 싸우고 스스로 다짐하고 스스로 낙관했다 실패했다를 계속 반복하게 되는 시기가 있었어요. 그때가 가장 위기였죠."
 
우연히 지역의 다른 청년 사업가들의 존재를 알게 됐을 때, 다들 비슷한 위기를 겪었고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다른 청년들에 대한 '동반자' 역할의 시작이었다.
 
충남 홍성군에 있는 청년 창업가들의 교류공간 '젤리스라운지' 전경. 김정남 기자충남 홍성군에 있는 청년 창업가들의 교류공간 '젤리스라운지' 전경. 김정남 기자

"함께 뛰어드립니다"…경험과 용기 나누는 '동반자'로

김만이 대표가 처음 홍성에 올 때 그랬듯, 지역에 관심을 갖는 청년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다만 그 방법을 모를 뿐이다.
 
그래서 김 대표와 지역의 청년 사업가들이 뭉쳐 앞서 경험한 사람으로서 '함께 뛰는 동료' 역할을 맡기로 했다. 그것이 지금의 '집단지성'이 됐다고 했다.
 
홍성에 대해 관심이 있지만 연고도 기반도 없는 청년들을 위해, '집단지성'은 우선 3박 4일 동안 지역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중에서 '진짜 해보고 싶다'는 분들이 나오면 적은 돈이지만 지원을 해드립니다. 또 그분에게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용기'가 생기면, 성장할 수 있도록 손익분기점까지는 저희가 함께 뛰는 동반자가 돼주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여유롭게' 뭔가를 하고 싶어 찾아오는 청년들에게는 단호함도 숨기지 않는다.
 
"시골 생활에 대한 일종의 '로망'을 갖고 오는 청년들도 꽤 있어요. 그런 분들에게는 '서울이나 여기나 똑같다. 오히려 더 열심히 해야 하는 곳이 이곳'이라고 말씀을 드립니다."
 
홍성군에 자리잡은 청년 창업가들의 교류공간인 '젤리스라운지'는, 홍성에서 도전하는 청년들이 이제는 고립감을 느끼지 않고 자유롭게 연결되고 협력하는 장이 되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AI 생성 이미지

'잘 사는 모습'이 최고의 유인책…정착한 청년이 또 다른 청년을 부른다

홍성군은 현재 '인구감소지역'에 속하진 않지만, 인구감소지역과 같이 청년층 유출과 고령화 심화 등의 구조적 요인을 안고 있다.
 
김 대표는 거액의 정착 지원금보다, 먼저 자리 잡은 청년이 일궈낸 '성취와 행복'을 훨씬 강력한 유인책으로 본다.
 
누군가 지역에서 행복하게 돈을 벌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면, 그것을 본 다른 청년들은 자연스럽게 모여든다는 확신 때문이었다. 김 대표는 함께 뛴 청년들을 보며 그 생생한 증거를 확인하기도 했다.
 
"홍성에 온 청년을 '잘 살게' 만들면 그걸 보러 친구들이 오더라고요. '어, 어떻게 저렇게 돈을 벌지?', '왜 이렇게 요새 즐거워 보이지?'라며 그 친구를 보러 끊임없이 옵니다. 가족들까지."
 
스스로 지역에 뿌리내리며 숱한 고비를 넘긴 개인의 경험에서 출발해 동네와 청년의 동반 성장으로 나아간 김 대표의 발걸음은 또 하나의 메시지를 던진다.
 
작은 지역이 단지 '쉼터'로서 소비되지 않고, 무궁무진한 기회를 지닌 역동적인 삶의 터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도시만큼이나 성장 가능성이 있는 부분이 굉장히 많고 아직 접근되지 않은 문제들도 있는데 그런 문제의식, 창업의 관점에서는 그게 다 기회거든요. 누군가 진심으로 내려와서 한 달만 제대로 살아본다면, 두 개 정도는 발굴하실 거예요. 로컬(지역)은 새로운 문제를 발굴해서 창업하기에 정말 좋은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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