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기업의 대주주 자격을 유지하면서도 보유지분 매각을 통해 43조원의 부채감축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1일 '공기업 개혁과 민영화-재원조달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통해 최근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부채관리 강화 방안만으로는 공기업이 부채를 감축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올해 핵심 구조개혁 과제로 공공기관 분야를 꼽고 공공기관에 2017년까지 부채비율 200% 수준을 달성토록 하는 등의 공공기관 정상화 및 부채관리 강화 방안을 시행 중이다.
한경연은 공기업의 재무건전성이 민간 기업보다 현저하게 떨어지는 수준이라며 일부 공기업은 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등 공기업이 누적된 부채를 자력으로 감축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영신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정부의 지원 예산이 늘고 있지만 부채규모를 크게 감축할 만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공기업 부채를 일반 정부부채에 포함시켜 관리하자는 방안도 정치적 이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경연은 대주주인 정부의 보유 지분을 매각해 공기업 부채는 줄이고 수익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정부가 대주주 자격(51% 이상 보유)을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주요 공기업 지분매각으로 43조원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자본잠식상태의 대한석탄공사와 한국철도공사를 뺀 6개 비상장 공기업의 지분매각을 통해서만 42조7천억원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 등 2개 상장 공기업의 지분을 팔아도 2천억원의 재원이 나온다.
보고서는 또 한국전력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10개 주요 공기업의 수익성(영업이익률), 안정성(부채비율), 유동성(현금흐름)이 민간 기업에 비해 상당히 낮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