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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명찰이 노란 알약 먹으면 그냥 가는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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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 범죄 연속기획]②정실질환자 범죄 양산하는 교도소

지난 6월 75살 노모를 아파트 베란다에 떠밀어 살해한 장모(40)씨. 그는 오랫동안 정신질환을 앓아온 '환자'였다. 해마다 정신질환 범죄 건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재범을 줄이기 위한 체계적인 의료 서비스는 전무한 수준이다.

별다른 죄책감이나 의식없이 자신의 가족과 이웃들에게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정신질환 범죄자들. 사회는 이들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CBS는 정신질환 범죄자의 실태를 네 차례에 걸쳐 조명하고 대안을 모색해 본다.[편집자주]


시리즈 게재 순서
1. 재범률 높은 정신질환 범죄자 실태
2. 정실질환자 범죄 양산하는 교도소
3. 국내 유일 정신질환 범죄자 치료소 '공주 치료감호소'' 가보니
4. 정신질환 범죄자, 이중 편견에 두 번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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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모 교도소를 출소한 박진수(34,가명)씨의 머릿속에, 자신을 형이라고 부르던 교도소 동기 A씨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박씨는 "정신질환이 있었지만 농담도 잘하고 운동 시간에 공도 곧잘 찼던 A씨가 교도소 내 열악한 의료 시스템 때문에 망가졌다"고 주장했다.

정신질환이 있었던 A씨는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 되면 바지에 실례를 했다. 교도관이 주의를 줬지만 그때뿐이었다. 급기야 변을 먹는 상황까지 이르자 교도관은 그에게 '집중관리대상'을 뜻하는 '노란 명찰'을 달았다.

이후 독방에 수감된 그는 의무실에서 탄 약을 먹기 시작했다. 수은 전지 크기의 노란 알약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A씨는 조금씩 말수가 줄어들었다. 활기찬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운동장 한쪽 구석에 박혀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동기들은 "애가 왜 저렇게 망가졌냐"며 수군댔다.

박씨는 A씨가 변한 시점이 "약을 먹기 시작하면서부터"라고 했다.

박씨는 "결정적으로 의무과에서 약을 타다 먹기 시작하면서 애가 변하더라"며 "약 먹고 독방에 갇혀 있다보니 상태가 완전히 안 좋아졌다"고 회상했다.

이어 박씨는 "발작을 하는 수감자는 약을 먹여서 하루종일 재운다"며 "그렇게 해야 교도관들이 편하니까"라고 말했다.

교도소에 정신질환자 모아놓고 또라이 취급


교도관들의 '무성의한 태도'와 '비전문성'도 정신질환 범죄자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2007년 지방의 한 교도소를 출소한 김모(52)씨.

김씨의 기억 속에 교도소는 "살 떨리는 무서운 곳"이었다.

김씨가 있었던 교도소는 범죄를 저지른 정신질환자나 교도소 내에서 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수감하고 있다.

김씨는 "정신질환자가 많다 보니 교도소 내에서 싸움이 잦았다"며 "그때마다 교도관들이 '또라이들이 시끄럽게 군다'며 윽박지르기 일쑤였다"고 말했다.

김씨가 있었던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가 다른 교도소로 이감됐다는 정모(55)씨도 "그 곳은 사람이 있을 곳이 못 된다"며 "사람을 바보 취급하고 교도관들의 폭언도 심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발작을 일으키면 무조건 약으로 재우는데 어떻게 치료가 되겠냐"며 "교도소에서 사람을 더 망가뜨린다"고 말했다.

교도행정예산 중 정신질환 범죄자를 위한 재활치료 프로그램 등의 예산도 전무한 실정이다.

30일 '2010 국가제정운용계획' 중 공공질서 및 안전분야 예산에 따르면 전국 50개 교정기관 예산 9천억원 중 7천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인건비로 지원됐다.

나머지 2천억원도 교도소 시설 운영이나 시설 현대화에 대부분 사용됐고 이 중 80억 원의 예산이 교정교화와 직업훈련에 사용됐을 뿐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교도소는 형을 집행하는 기관이다보니 치료의 기능은 떨어진다"며 "교도소에서 전문적인 관리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현재는 그렇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교도소 안에서는 정신질환자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보니 난동을 줄이려면 신경안정제를 계속 투약할 수 밖에 없다"며 "또 약물을 투약해 반응이 느릿하다보면 제소자를 바보취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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