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춘 국가보훈처장(자료사진/윤창원 기자)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10일 국정감사 도중 '업무보고를 하겠다'고 고집을 피우다 여야 의원들에게 질타당했다.
박 보훈처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에 출석해 '피감기관장 인사'를 하다 말고 "인사말 전에 건의말씀을 드린다. 다른 부처와 달리 국가보훈처 업무는 정부 입장을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면서 업무보고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다.
정무위는 국민권익위 등 다른 피감기관과 함께 보훈처에도 업무보고를 서면으로 할 것을 지시한 상태였다.
이에 새누리당 소속인 정우택 정무위원장이 '위원회의 결정을 따라달라'고 제지했으나, 박 보훈처장은 "보훈처 업무 중에는 국가 안위와 관련된 국민의 관심사가 많다. 전 국민이 TV로 보고 있으니 업무보고를 하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결국 정우택 위원장은 "처장! 지금 국회 설득하러 왔느냐"면서 고함을 쳤다. 의원들도 여야를 막론하고 박 보훈처장의 태도를 질타했다.
새누리당 간사인 김용태 의원은 "나도 황당하다. 정부 입장을 피력하려면 국민을 상대로 하는 공식 브리핑이나 기자회견을 통해서 하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간사인 김기식 의원도 "국감장을 개인적으로 정치 선전의 장으로 삼겠다는, 국회에 대한 도발이다. 박 보훈처장이 보여준 태도는 국회 능멸"이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김태환, 새정치민주연합 박병석 의원 등 여야 중진들도 "다른 피감기관들도 있는 자리에서 감사가 시작도 못하도록 만드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등의 논리로 사과를 요구했다.
박 보훈처장은 "잘 알겠다"면서도 사과는 하지 않은 채, 인사말과 간부소개를 하고 발언대를 떠났다. 이러는 동안 국정감사는 15분이나 지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