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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사 유족, 윤 일병과 내자식 다르지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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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나고 멍자국 있어도 입증할수 없어 자살로 처리됐다는 유족도

- 군 의문사 유족들, 내 자식도 다르지 않다고 여겨
- 관심사병 구해줘야겠다 생각 않고 골칫덩이로 인식
- 사망하면 500만원과 시신만 내주면 돼
- 시신에 상처, 멍 있다 말해도 훈련중 다친거라며 자살 처리
- 지난 5년간 1만 7천명이 국적변경 통해 군면제
- 군에서 발생한 잘못, 군인이 조사하는 구조 개선해야
- 유족 아닌 국가가 입증 책임 갖도록 해야
- 민관합동으로 외부에서 조사할 수 있는 기구 만들어야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육군 윤 일병 폭행 사망과 관련 긴급 현안질문에 출석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현안보고에 앞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8월 5일 (화) 오후 7시
■ 진 행 : 변상욱 (CBS 대기자)
■ 출 연 : 고상만 (전 의문사진상규명위 조사관)


◇ 변상욱> 이번에는 전문가 의견을 들겠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군대 내의 각종 사고들. 그럴 때마다 명확하게 밝혀지고 책임을 묻는 조치도 늘 미흡한 것 같고. 국가적인 과제가 되어 버렸습니다. 고상만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전 조사관을 연결해보겠습니다. 고상만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 고상만> 네, 안녕하세요? 선생님. 고상만입니다.

◇ 변상욱> 오랜만입니다.

◆ 고상만> 네. 수고하십니다.

◇ 변상욱> 지금 이 사병의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텐데. 요약하자면 상급자가 폭행하고 가혹행위하고 모욕을 저지르고 그러면서 정신이 뭔가 이상해지면서 ‘자살하고 싶다’ 또는 위층에서 뛰어내리기도 하고 조울증도 보이고 상관한테 대들기도 하고 이런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럴 경우 뭔가 민간병원이나 정신과 치료를 제대로 받게 한 조치가 없네요, 취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이런 조치를.

◆ 고상만> 가장 큰 문제는 이 사병에 대해서 판단을 내리는 지휘관이 전문가가 아니라는 거거든요.

◇ 변상욱> 아, 네.

◆ 고상만> 그러니까 전문가가 아닌 지휘관들에게 이른바 관심사병이라고 불리는 이런 분, 이 사병들에 대해서 판단하도록 하고. 그 판단의 책임을 또 이 지휘관에게 묻는 구조 자체가 다 굉장히 잘못돼 있는 것이죠. 그리고 또 한 가지 뭐냐 하면 이번에 윤 일병 사건이 터지고 나니까 군에서 이제 현역 부적응으로 분류되는 분들을 ‘더 빠른 시간 내에 현역에서 배제하겠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요. 진작 그렇게 해야 되는 거였거든요. 그런데 지금까지는 구조가 어떤 식이었느냐 하면 이 문제 사병이 그냥 자살하면 별 문제가 없었어요, 오히려.

◇ 변상욱> 아, 네.

◆ 고상만> 그러니까 지금 군에서 자살을 하면 누구도 책임을 지는 지휘관이 없어요.

◇ 변상욱> 그 전에 벌어졌던 모든 사건·사고와 지휘관의 미흡했던 조치는 다 그냥 삭제되는 건가요?

◆ 고상만> 지휘관의 미흡한 조치라고 하는 기준 자체가 없었고요. 누군가가 때리거나 때린 것을 봤거나 때렸다고 호소해서 무슨 유서를 남겼거나 이러면 그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었는데. 그런 저런 것들에 대한 것을 누가 입증을 하도록 했느냐면 유족에게 입증을 하도록 맡겨놨고. 그걸 입증할 수가 없지요. 그날, 그날 밤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유족이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그러니까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그냥 일반 가정, 개인적인 문제로 인해서 자살한 걸로 처리를 했고. 그렇게 자살로 처리되면 누구도 책임지지 않으니까. 이 건도 마찬가지에요. 제가 이렇게 이렇게 어떤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면 이 사람을 빨리 병원에 보내거나 조치를 취하거나 이런 게 아니라 하여간 그냥 부대 내에 책임만 없도록 그냥 방치하다시피 두는 거죠. 결국 그 문제가 이런 비극을 낳게 됐다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그 부분이 핵심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나 죽을래, 죽을래, 자살 할래”라든가 높은 데서 뛰어내린다든가. “우리 아버지가 우리 할아버지를 죽였어” 이렇게 망상 증세를 보이면 뭔가 빨리 치료를 받게 하든지 집으로 제대를 시켜서 보내든지 해야 되는데 이 정도 조치밖에는 취하지 않는 걸로 지금 보이네요.

◆ 고상만> 사실상 제가 볼 때는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겁니다. 그러니까 저건 그냥 골통이다 이른바 고문관, 관심사병 이런 걸로만 본 거지. 그 사람을 사람으로서 구해줘야 되겠다라고 하는 인식, 이런 게 없는 거죠. 그냥 ‘왜 저런 애가 우리 부대에 있지’라고 하는 골칫덩어리로만 인식을 한 거고, 그런 상태에서 그 사병이 나가니까 지금 군이 보이고 있는 태도는 걔는 이미 전역조치 했던 거다.

◇ 변상욱> 그렇죠.

◆ 고상만> 그리고 전역된 그 다음날 일반 사회에서 목숨을 끊은 건데 뭐가 문제냐. 이런 식의 태도인 거거든요.

◇ 변상욱> 네.

◆ 고상만> 그 진짜로 문제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정말로 이번에 윤 일병 사건 터지고 나니까 한민구 국방부장관이 말하기를 ‘군대를 인권지대로 확실히 만들겠다’라고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건 저는 불가능하다고 생각을 해요. 현재 가지고 있는 군의 인식 자체가 인권지대로 갈 수가 없는 구조로 되어 있거든요. 저는 진짜로 군이 인권지대로 가려면 의무복무 중 사망한 군인의 목숨이 굉장히 국가가 만약 군인이 사망하면 비싼 가격을 치러야 된다. 그런데 지금은 군인이 이렇게 만약에 사망을 했다고 하면 그러면 국가가 책임지는 부담이 500만 원 외에는 아무 것도 없어요. 500만 원과 시신만 내주고 그만이거든요. 이번에 윤 일병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제가 지금 약 150에서 200여 분 정도의 군 유족들과 만나서 지금 군에서 사망한 아들들의 명예회복과 관련한 법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같이 하고 있는데. 그 유가족분들 중에서 저한테 윤 일병 사건이 발생한 후에 전화가 왔었어요, 한 어머니가. 그러면서 그 어머니가 하신 말씀이 뭐냐 하면 참 이게 끔직하고 무서운 얘기인데 윤 일병 부모님한테는 죄송하지만 자기는 차라리 윤 일병이 부럽다라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 변상욱> 이유는?

◆ 고상만> 그 윤 일병이 그렇게 사망한 것이 부럽다인데. 뭐냐 하면 윤 일병은 그렇게라도 자기가 왜 죽었고 어떤 일을 당했는지 다 밝히지 않았느냐? 만약 윤 일병이 그렇게 가혹행위와 잔혹한 구타를 견디지 못해서 목을 매거나 방아쇠를 당겨서 총을 쏴서 죽었다면 군은 이것을 어떻게 했겠느냐? 자살로 처리했을 거예요, 분명히.

◇ 변상욱> 네.

◆ 고상만> 그 지금 현재 군에서 숨진 부모들이 하시는 말씀이 뭐냐 하면 내 자식도 다르지 않다라는 얘기를 하세요. 사망했을 때 몸에 상처와 멍 자국이 잔뜩 있어서 당시에도 이 문제를 따지면서 누구한테 맞았기 때문에 이런 상처가 났다라고 얘기를 하니까 군 수사기관은 당시 뭐라고 했느냐면 심폐소생술 과정에서 멍이 들었다느니 훈련 중에 부딪혀서 생긴 멍이라느니 이런 식으로 회피하고. 그것이 아니라는 증거는 유족인 당신이 입증을 해라. 이렇게 하니까 그걸 입증할 수 없으니 결국 자살로 처리된 거다. 이런 얘기를 하는 거거든요.

◇ 변상욱> 그렇군요. 결국 군 내에서 수천 건의 가혹행위나 구타사건이 있었습니다라고 하지만 사실은 그렇게 해서 내놓은 진상은 실제 진상의 몇 분의 1일지 알 수가 없군요.

◆ 고상만> 제가 볼 때는 진짜 진실은, 진짜 진실은 하나도 없다고 봐요. 그 군부대에서 그날 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아무도 모른다니까요. 그리고 군이 가지고 있는 기본 속성이 왜 때렸습니까, 왜 때리겠습니까? 자기가 편하려고 때린 거거든요? 20년, 30년 전에 군 복무했던 분들. 저도 그때 20년, 30년 전에 군 복무 했었는데. 20몇 년 전에 군복무 했는데 그때 저도 많이 맞았어요. 맞은 이유는 하나예요, 고참이 자기가 요구하는 대로 빨리빨리 못해준다고 해서 스패너로 맞고 별별 것으로 저도 맞았는데. 지금도 마찬가지로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거죠. 그래서 저는 지금 군 당국과 이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책상을 땅땅 쳐가면서 뭐 살인행위라고 격분하고 이렇게 하셨는데, 이 문제를 진짜 해결하시는 해법은 하나입니다.

◇ 변상욱> 네.

◆ 고상만> 500만 원만 주고 시신 한 구 내주는 방식으로 하는 지금 방식으로는 절대 해결이 안 되고요. 군인이, 군인이 현역병으로 징병검사를 통해 징병돼서 끌려가서 죽었다면 국가가 그 군인의 생명, 그걸 다 책임져 줘야 된다.

◇ 변상욱> 네.

◆ 고상만> 그래서 현재 지난 2013년 12월에 국회에서 발의된 그 법안이 있어요. 군 인사법 일부 개정 법률안인데, 이 법률에 순직 규정에서 8자를 포함하는 개정안을 발의를 해 놨거든요? 유족들이 현재 군 사망사고 유족들이 가장 통과를 원하는 법안인데, 거기에 뭐라고 되어 있느냐 하면 순직 대상으로 ‘의무복무 중 사망한 자’라는 8자를 넣어달라는 거예요. 그래서 의무복무 중에 사망한 군인은 모두 순직 처리하고 그리고 그들의 시신을 국립묘지에 안장해 달라. 그런데 만약에 어느 군인이 장난치다가 죽었거나 범죄로 인해서 사망했는데 그런 경우도 다 순직 처리할 수 없지 않느냐라는 반론을 하는데요. 그런 경우에는 군 헌병대가 입증을 하라는 거죠. 지금은 군 헌병대가, 군 헌병대가 기각 처리한 후 순직 처리를 원한다면 유족인 당신이 입증해라, 이런 식으로 되어 있는데 이 법은 입증책임을 거꾸로 놓는 거예요. 유족이 입증하는 게 아니라 군 헌병대가 입증하는 것으로 바꾸는 건데, 저는 이러한 방식으로 바꿀 때 진짜로 군 인권이 바뀔 거다. 그래서 ‘야, 쟤가 정말 군에 있다가 사망 하면 국가가 책임져야 될 부담이 크니 차라리 빨리 보내자’ 현역병에서 배제하고 그리고 징병검사를 좀 더 철저하게 하자라고 하는 건데요. 이번에 임 병장 그 관심사병 사건이 났었잖아요, 6월에요.

◇ 변상욱> 네.

◆ 고상만> 그 임 병장 사건 딱 나고 나니까 군이 징병 검사를 아주 강화하겠다고 발표를 했어요. 그래서 예전에는 속된 말로 사지만 멀쩡하면 무조건 데리고 갔는데, 이제는 정신적으로 군 복무가 가능한지 여부를 철저히 분석해서 가능한 사람만 데리고 가겠다라고 제도를 바꾸겠다고 발표를 며칠 전에 했거든요? 마찬가지로 저는 이제 진짜로 현역복무 가능한 사람들을 데리고 가야 된다. 지난 5년간 모두 1만 7000명이 국적변경을 통해 병역을 면제 받았어요. 외국에서 낳았다고 해서 그들은 면제가 됐고 그중에 지금 박근혜 정부의 고위공직자 아들 33명이 포함되어 있다라는 게 밝혀져서 논란이 됐었는데, 그렇게 부족해진 숫자만큼을 채워 넣기 위해서 서민의 아들들을 과거 10년 전 기준에 한참 못 미치게 그 징병검사 기준을 완화해서 다 데리고 갔고, 그렇게 데리고 간 아이들이 결국은 군 복무를 버티지 못하거나 또는 이번에 윤 일병이 당한 이유처럼 더듬거나 굼뜨거나 답변이 느리거나. 이런 현역병으로서 자기네들이 볼 때도 좀 부족하다라고 하는 사람까지 다 데리고 가고 있거든요. 저는 이런 문제를 바꾸기 위해서는 의무복무 중 사망한 군인들이 국가가 부담스러울 정도의 어떤 기준을 만들어 놓으면 저는 많이 바뀔 거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한 가지만 좀 더 여쭤 보겠습니다. 실제로 이 사람이, 이 사병이 어떤 과정에서 어떤 피해를 입다가 숨졌는가에 대해서 뭔가 숨진 이후에 초동수사 과정이나 조사 과정에서 좀 철저하게 진상이 그래도 밝혀져야 되는데, 물론 아까 말씀하신 대로 그 과정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참 알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만. 대개는 군인 수사에 협조적입니까 아니면 군이 수사에 정말 냉정하고 자기 자신들의 잘못을 밝혀냅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 고상만> 깔끔하게 정리하면 그 군 헌병대는 군에서 월급을 받은 군인 공무원일 뿐입니다. 그들이 예를 들어 이런 거예요. 저희가 어떤 문제를 지적하거나 얘기하면요, 그 책임을 물을 수 있는 한계가 있어요. 그 군 헌병대 수사관이 그리 높은 직급이 아니기 때문에 예를 들어 그 부대에서 무슨 무슨 문제가 있으면, 대대장이나 연대장 이런 사람들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차마 물어보지를 못해요. 마찬가지로 이런 겁니다, 이 군 헌병대 수사는 매우 잘못되어 있는 게 군에서 발생한 잘못을 군인이 조사하도록 하는 현 구조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합니다.

◇ 변상욱>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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