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재보궐선거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가 2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정의당 노회찬 후보로의 야권 단일화를 선언하며 사퇴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7·30 동작을과 수원정 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의 후보단일화가 24일 전격 성사되면서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그래도 우리가 이길 것'이라면서도 내심 당혹스러운 눈치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호남지역 지원유세 도중 관련 소식을 듣고 "후보를 내보냈다가 당선 가능성 없다고 후보를 사퇴시키는 것은 정당이기를 포기한 것"이라고 새정치민주연합을 비난했다.
민현주·박대출·함진규 대변인, 김현숙 원내대변인도 줄줄이 나서서 '단일화 비난' 논평을 냈다. 민 대변인은 "혹시나 했으나 역시나 또 단일화다. 후진적 단일화 작업에 대한민국 정당정치가 골병들고 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이번 일이 선거에 미칠 영향은 없다'고 자신한다. 서울시당 위원장인 김성태 의원은 "이미 예견돼온 상투적 수법이고, 유권자 동의도 없이 자기들끼리 '이기고 보자'는 식으로 하는 단일화에는 무슨 감동이 있느냐. 선거 영향은 없다"고 단언했다.
실제로 투표용지 인쇄 뒤 성사된 후보단일화는 효과가 반감된다. 2010년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도 '인쇄 뒤 사퇴'한 심상정 후보에게 기표한 유권자가 많아 야권이 적잖이 손해를 봤다. 아울러 이미 수년전부터 거듭된 단일화 이벤트가 더 이상 '신선하지 않다'는 지적도 틀리지 않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가 100일을 지나면서 다시 상기되고, 검경의 '유병언 부실수사'에 대한 정부·여당 비판이 고조되는 현재 상황이 관건이다. 이같은 민심이 야권지지로 결집되는 경우 파급효과는 상당할 전망이다.
24일 후보직을 사퇴하기로 결정한 정의당 수원정 천호선 후보(자료사진)
특히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이 동작을 뿐 아니라, 수원정에서까지 단일대오를 형성하면서 수도권 전체로 연대의 상승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이날 대변인을 사실상 총동원해 비난 논평을 반복한 것 자체가 새누리당이 그만큼 불안해 하고 있다는 방증이란 해석이 나온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당에서 겉으로는 태연한 척 하고 있지만 상당히 안좋은 상황인 것은 맞다. 노회찬 후보는 지역 주부들에게 굉장히 호소력을 갖고 있다"며 "동작을에서는 쉽다가 어려워졌고, 수원정에서는 기존보다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동작을 단일화 자체가 가지는 효과는 의심스럽긴하다. 하지만 수원에서는 상당히 불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