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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청담동 주식부자' 사기 재판 중 "골퍼됐다"…초호화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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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청담동 주식부자'로 유명세를 떨쳤던 그는 지금도 서울에 있는 최고급 아파트에 산다. 10년 전 사기죄로 3년 6개월을 선고받아 수감생활을 마치고 나온 이희진씨의 재력은 여전히 건재한 것처럼 보인다. 그 사이 그에게 주식 사기를 당했던 피해자들, 코인 사기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무너진 삶을 하루하루 버텨내고 있다. 지연된 정의, 아니 어쩌면 뒤바뀐 정의를 매 순간 목도하는 사회. 지난해 사기 사건이 역대 최고치에 달한 이유가 아닐까.

[사기, 뒤바뀐 정의①]
10년 전 주식 사기로 세간에 이름 알린 이희진
2020년 출소 후 코인 사기 혐의로 다시 구속기소
하지만 현재도 송파구 고급 아파트에 실거주
청담 건물·오피스텔, 가평 별장 등 막대한 재산
檢 "고가 골프권으로 호화 생활" 경위 묻기도
3년째 사기 재판 중 프로골퍼 실기시험도 합격
명품 라운지서 2단 케이크 놓고 축하파티까지
10년 전 사기 피해자 "분노 치밀어 올라"

이희진씨가 거주하고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최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이희진씨가 거주하고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최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 글 싣는 순서
①[단독]'청담동 주식부자' 사기 재판 중 "골퍼됐다"…초호화 생활
(계속)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는 주식투자 사기 혐의 등으로 대법원 선고가 확정된 지 약 4년 6개월 만인 2024년 9월 122억 6천만 원의 추징금을 전액 납부했다. 그리고 현재 코인 사기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그는 약 270억 원의 재산이 다시 동결된 상태다. 하지만, 그의 돈은 마르지 않는 샘물 같다. 여전히 좋은 곳에서 잘 먹고 잘 사는 것처럼 보인다.

고급 아파트에 슈퍼카 몰던 이희진…수표로 청담동 빌딩까지


서울 송파구의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고층 펜트하우스. 이씨가 거주하고 있는 이 90평대 펜트하우스는 롯데월드 인근에 위치해 다방면으로 손에 꼽히는 럭셔리 아파트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이씨가 살고 있는 공간은 워낙 고가라 매매가 활발하진 않지만, 현재 부동산 시세로 봤을때 매매가 65~7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고 한다. 2023년 10월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지난해 3월 보석으로 석방된 이희진씨가 사는 곳이다.

이씨는 2014년부터 이른바 '청담동 주식부자'로 유명세를 떨치며 주식 전문가 행세를 했다. 그가 과시한 막대한 부는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였다. 이씨는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인가를 받지 않은 투자자문업체를 운영하면서 시세 차익 130억 원 상당을 챙긴 혐의 등으로 징역 3년 6개월에 벌금 100억 원, 추징금 약 122억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받아 2020년 3월까지 복역했다.

과거 이희진씨 인스타그램 캡처과거 이희진씨 인스타그램 캡처
형기를 마친 그는 이번엔 주식이 아닌 코인(가상화폐)에 손을 댔다. 그는 복수의 스캠코인을 발행·상장해 허위 홍보를 하고 시세조종을 해 4만 명이 넘는 피해자들로부터 897억 원을 편취한 혐의로 2023년 9월 또다시 구속기소됐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검찰이 동결한 그의 재산이었다. 당시 남부지검은 이씨의 차명 법인 등으로 소유한 강남구 청담동 소재 건물, 제주도와 경기도 소재 레지던스, 토지 등 5개의 부동산과 골프장 회원권 1개를 동결했다. 출소한 지 3년 6개월 만에 쌓아 올린 그의 부는 막대했다.

이씨는 지금도 부유한 삶을 살고 있다. 연예인 정지훈(비)이 소유해 화제가 됐던 청담동 빌딩은 그의 장인 박모씨가 대표로 있는 법인 엠유파트너스가 사실상 소유하고 있다. 이씨 측은 지난 2021년 정지훈에게 세금 등을 포함해 총 약 480억 원가량을 지급했다. 이중 씨디비개발이라는 법인이 213억 원가량을 입금했는데, 이 회사의 유일한 등기 임원도 박씨다. 씨디비개발에 입금된 매입 자금 중 159억 원은 전액 수표로 입금됐다. 해당 건물은 소유권이 이전되고 얼마 안있어 우리자산신탁주식회사에 신탁된 걸로 확인된다. 검찰은 해당 재산이 신탁된 상태여서 추징하지 못했다. 그나마 신탁계약에 따른 수익권과 소유물반환채권을 추징해 이씨 측에 돈이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고 있다.

경기도 가평 북한강 수변에 위치한 이희진씨 장인 법인 소유의 별장. 송선교 기자경기도 가평 북한강 수변에 위치한 별장. 이희진씨 장인 박모씨가 임원으로 있는 법인이 소유하고 있다. 송선교 기자
이희진씨 장인 박모씨가 임원으로 있는 법인이 소유하고 있는 건물과 오피스텔. 박인 기자이희진씨 장인 박모씨가 임원으로 있는 법인이 소유하고 있는 청담 레인에비뉴 건물(왼쪽)과 청담동 네이처포엠 오피스텔. 박인 기자
이외에도 배우자, 동생, 장인 등이 지분을 갖고 있던 차명 법인 등으로 오피스텔과 별장 등을 가지고 있다. 정작 이씨 명의로 된 부동산은 없다. 물론 상당 부분은 추징보전된 상태다. 이 부동산들은 출소하고 난 2021년부터 2023년 사이 매입됐다. 이씨가 주식 사기로 받은 추징금을 완납한 것은 지난해 9월의 일이다.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이씨의 검찰 수사 기록에 따르면, 2023년 9월 기준 이씨 측 재산은 5백억 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일단 청담동 레인에비뉴 빌딩을 포함해 제주도 서귀포 JW메리어트 레지던스, 청담동 명품거리에 위치한 네이처포엠 오피스텔, 경기도 가평 북한강 수변에 위치한 별장 등이 모두 처가 측이나 이씨의 운전기사가 등기임원으로 있던 법인이 소유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출소 후에도 고가의 슈퍼카를 타고 골프를 즐기며 호화 생활을 즐겼다. 2023년 기준으로 롤스로이스와 람보르기니 등 수억 원 상당의 여러 슈퍼카를 이용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이씨는 리스로 카니발 차량만 몰았다고 했지만 검찰 조사 결과는 달랐다. 심지어 검찰은 이씨를 조사할 당시 "이씨 형제는 명의신탁 계약을 통해 13억 원이 넘는 고가의 골프권을 매수해, 6개월 동안에만 40여 회의 라운딩을 즐기며 호화로운 생활을 한 것으로 확인되는데, 어떤가요"라고 묻기도 한다.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재산 목록'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재산 목록

이희진의 꿈 '골퍼' 실기테스트 합격…축하파티는 명품 라운지?


이씨는 현재 2년 넘게 재판 중이다. 코인 사기 혐의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을 드나드는 이씨는 최근 티칭 프로 골퍼 실기테스트에 합격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골프지도자연맹(USGTF-KOREA)에서 발급하는 티칭 프로 실기테스트에 통과하려면 18홀 기준 79타 이하(만 40세~49세 기준)를 쳐야 한다. 이씨는 검찰 조사와 재판 등에서 "골프 선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해왔다. 어느 정도 꿈에 한발 다가간 셈이다. 교육을 이수하고, 이론 시험, 면접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티칭 프로'가 되면 골프장 등에서 교육을 할 자격이 주어진다.

그가 티칭 프로골퍼 실기테스트에 합격한 것을 기념하는 축하파티도 열렸다. 장소는 명품 브랜드 '샤넬'의 한 라운지로 추정되며, 그곳에는 '프로골퍼됐다', '이프로' 등이 적힌 옷과 그의 얼굴이 담긴 축하 현수막 그리고 2단 케이크 등이 마련돼 있었다.

이희진씨가 티칭골프 실기테스트 합격 후 샤넬 라운지로 보이는 곳에서 축하파티를 열었다. 독자 제공이희진씨가 티칭골프 실기테스트 합격 후 샤넬 라운지로 보이는 곳에서 축하파티를 열었다. 독자 제공
다복한 가정도 이뤘다. 그는 걸그룹 출신 A씨와 2021년 12월 25일에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 결혼식에는 유명 개그맨과 가수가 각각 사회와 축가를 맡았다고 한다. 당시 자신이 거주하던 청담동 고급 빌라 앞에서 웨딩 스냅 사진을 찍는 등 결혼식에서도 부를 과시했다. 이씨는 슬하에 자녀 두 명을 두고 있다. 아이는 매달 200만 원에 가까운 원비를 내야 하는 유명 영어유치원을 다닌다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씨는 지난 5월 또 다른 사기 혐의로 피소된 상태다. 고소인은 한때 이씨와 코인회사를 함께 운영했던 B씨다. 이씨가 코인회사를 운영하면서 수익을 숨기고 제대로 돈을 정산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수개월간 이씨를 부르지 않다가 CBS노컷뉴스 보도 일주일 만인 지난 2일 이씨를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관련 기사: [단독]897억대 사기 피고인 '청담동 주식부자', 또 사기 혐의 피소)
 
재판도, 수사도 길어지는 사이, 이씨가 막대한 부를 누리며 자신의 꿈인 '프로 골퍼'에 성큼성큼 다가가며 다복한 가정을 이룬 사이, 10년 전 불법 주식투자 피해자들과 코인 사기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삶은 지금도 가시밭길이다.

이씨는 최근 법원으로부터 주식 사기 피해자들에 일부 손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지만 아직도 배상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희진피해자모임 박봉준 대표는 "예전 주식 사기 사건으로 수천 명에게 피해를 줬는데 이번에는 코인 사기로도 1만 명 이상에게 경제적 살인을 저지르고 아직도 떵떵거리면서 숨겨 놓은 재산으로 호의호식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며 "이번 정부가 주가조작범에 대해 엄한 처벌을 한다고 했으니 본보기로 강력한 처벌과 동시에 차명 재산도 남김없이 환수를 해서 피해자들에게 돌려줬으면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씨는 CBS노컷뉴스 취재진의 연락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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