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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급과 '해피아'의 알력다툼,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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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급 전경. (한국선급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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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한 세월호의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판정한 곳이 바로 한국선급이다.

선박 검사를 독점한 한국선급은 업계의 갑 중 갑으로 군림하며 회장 자리를 놓고도 '해피아'(해양수산부 마피아)와 알력 다툼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선급은 선박 안전 검사권을 독점하고 있다. 소형 어선 등 일정 톤수를 넘는 선박은 모두 한국선급의 검사를 통과해야 한다. 이 때문에 한국선급은 "적자날 일이 없다"고 한다.

항만국통제(PSC·자국 항만에 입항하는 외국적 선박에 대해 국제협약기준의 준수 여부를 점검해 출항정지 등 제재를 통해 해양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검사제도) 등 국제적인 검사 승인 조건이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추세여서 검사 승인을 해주는 한국선급은 부품 납품업체 등 업계의 갑 중 갑으로 불린다.

철밥통으로 불리는 해피아가 회장 자리를 내줄 정도이다.

지난해 3월 주성호 당시 국토해양부 2차관은 회원들의 회장 선거에서 전영기 한국선급 기술지원본부장에 고배를 마셨다. 국토부 차관이 선거에 나갔다는 것은 사실 정부 입장에서는 '내정'이었지만, 이것이 투표로 뒤집힌 것이다.

12명의 역대 한국선급 회장 중 8명이 해수부나 정부기관 관료 출신임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지난 1980년 권성기 7대 회장부터 30년 넘게 관료 출신이 회장을 맡아왔기 때문이다.

이는 6년간 회장을 역임한 오공균 당시 회장의 지원을 토대로 내부의 힘을 모은 결과로 풀이된다.

회장 자리를 놓고 벌인 알력 다툼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오 전 회장이 지난해 부산 신사옥 공사비 등 회사 자금 9천여만 원을 빼돌린 혐의로 해경의 수사를 받았는데, 여기에는 해수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표 결과로 얼굴이 깎인 해수부는 각종 방법으로 한국선급을 견제했고, 정부와의 관계가 틀어진 한국선급은 매우 곤혹스런 상황에 봉착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선급 회장 자리는 누구라도 놓치기 어려운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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