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은이 처음에 봤을 때 손만 대도 울고, 옷만 만져도 울었다고 생각하시면 되거든요. 한국에서 적응도 못 하고... 처음에 울음 잡는 것만 해도 30분을 소비하고 치료 시간을 그걸로 끝냈어요.”
중국에서 태어날 때 출산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산소가 부족한 채로 태어나 장애를 가지게 된 이다은 양. 치료를 목적으로 한국에 와 투병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중국에 있는 온갖 병원들을 찾아다녔었지만 병원에서는 이미 뇌의 70%가 죽어 살 가망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받아주지 않았다.
게다가 장애인의 재활치료가 미비한 탓에 다은이는 태어난 후 9개월 동안 어떠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집에 방치되었다.
그러던 중 한국에서 간병인 일을 하던 다은이의 할머니가 중국과는 다른 한국 병원의 시스템을 보고 하나밖에 없는 손녀를 치료해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이 생겨 아픈 다은이를 데리고 무작정 한국으로 왔다.
그 결과, 다은이는 한 교회의 도움을 받아 한국에서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고 처음 한국에 왔을 때보다 상태가 호전되었다.
“치료 안 받을 때보다 받을 때 좋아지는 게 눈에 나타나거든요. 그래서 그동안 치료 못 받은 거 생각하면 너무 가슴 아프고... 우리가 조건이 안 되어줘서 치료를 못 해줘서, 이제부터라도 지속적으로 받으면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할머니는 점점 호전되는 다은이를 보며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지만 중국에 있는 가족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온다.
◈ 죽을 고비를 넘긴 다은이의 엄마다은이와 마찬가지로 출산과정에서 건강이 악화되어 병상에 누워있는 다은이 엄마. 그리고 중국에서 신학공부를 하며 선교사들을 돕는 사역을 하고 있는 다은이 아빠. 비자 때문에 한국에 3개월밖에 머물지 못하지만 매일 인력시장에 나가 다은이 병원비를 위해 일하는 할아버지.
가족 모두가 다은이의 병원비를 벌기위해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가족들은 한 번도 이런 상황을 원망한 적도, 불평의 말을 내 뱉은 적도 없다고 한다.
“이게 만약 시험이라면 우리 식구들이 다 함께 기도로써 믿음으로 하나님을 신뢰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저 저희가 다은이에게 해줄 것은 다른 것이 없잖아요. 기도 밖에. 기도로 낳은 애니까 기도로 끝까지 믿고 나갈 생각이에요.”
◈ 셋방살이에도 멈출 수 없는 재활치료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한 작은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다은이. 9개월 동안 아픈 다은이를 중국집에 방치해 둔 것이 평생의 한이라는 할머니는 매일 재활치료를 받는 다은이의 모습을 쳐다만 보아도 너무 기쁘다.
하지만 지금도 병원비 때문에 언제 또 재활치료를 중단해야 될지 모르는 상황. 가진 돈이 없어 다은이를 더 아프게 하는 것만 같아 할머니는 마음이 시려온다.
“지금 저대로 가만히 놔두면 자리에서 평생 못 일어나고, 사람만 알아볼 정도라는 진단을 받았어요. 재활치료를 계속 하게 되면, 움직일 수도 있고, 앉을 수도 있고 그렇다는데. 우리 형편이 그렇게 못 되니까. 다은이한테 항상 미안하죠, 우리가 조건이 안 되어줘서 치료를 못 해줘서... 이제부터라도 지속적으로 받으면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